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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vs학대’ 모호한 한국, 학대부모 치료없이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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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5-12
뉴시스

‘훈육vs학대’ 모호한 한국, 학대부모 치료없이 복귀?

기사입력 2008-05-05 11:41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유독 우리 사회에서는 ‘훈육’과 ‘학대’의 경계가 애매해 많은 아이들이 가정 내 폭력이나 방임으로 상처받고 있다.

최근 아동에 대한 사회전반의 보호 책임이 강화되면서 아동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 “학대부모 치료·상담도 없이 원가정 복귀?”

가정 내에서 심각한 폭력이나 방임 등 학대행위를 당한 아동은 대부분 평생 정신적인 상처와 고통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한 아동심리전문가는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는 물론 방임 등의 행위를 경험한 아동의 경우 아무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속적인 학대상황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학대 아동 및 행위자에 대한 기본 원칙이 원래의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세심한 관심이나 주의가 없으면 반복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 아동청소년권리과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아동 학대에 대한 강력하고 규제적인 처벌 내용이 없다”며 “학대받은 아동의 원가정 복귀시에는 학대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이브더칠드런 오선영차장은 “지난 2006년 전세계적으로 아동에 대한 모든 종류의 체벌을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그만큼의 단계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나 부모는 ‘체벌’과 ‘학대’의 경계를 굉장히 모호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이 인정되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역시 “방임이 학대의 범주에 속하는 것을 모르는 부모도 많다”며 아동을 학대한 경험이 있는 부모에 대해서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예방 및 상담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김수진·장세동 법률사무소 김수진 변호사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아동에 대한 학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법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대부분의 가정 내 아동폭력의 경우 가정폭력처벌법에 의존하고 있어 접근금지조치나 과태료, 격리조치, 유치장 구류 등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아동복지전문가들은 이같은 제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아동의 인권에 대한 부분을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아동이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야”

2006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8903건에 이르는데 이는 2004년 6998건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복지부에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의 사례유형별 건수는 방임이 39.1%로 가장 높았으며, 중복학대가 34.6%, 정서학대가 11.6%, 신체학대가 8.4%, 성학대가 4.8%, 유기 1.5% 등의 순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피해아동의 초기 조치결과 중 원가정으로의 복귀가 69.6%로 매우 높다는 것인데, 초기 조치로 원가정 복귀나 격리 등의 과정을 겪은 아동 중 684건이 다시 피해를 신고했다는 점이다.

이에 부산아동종합보호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원래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학대 부모에 대한 치료나 교육이 의무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가정 복귀와 같은 사례를 반복 생산해 내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동을 학대하던 부모에 대한 정신과적 치료나 상담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나 개입이 없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라, 단순하게 아동을 원래의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의 문화나 의식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아동학대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아동학대 예방을 중점적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동을 학대하거나 방임하는 부모에 대한 의무이행 사항 등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선영 차장은 “어려서부터 맞고 자란 아이는 폭력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회 범죄와 아동학대는 같은 결론으로 맺어지는 문제”라며 “아동 학대에 관한 문제가 사회표면위로 드러나기 전에 아동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당면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혜원 기자 wonny013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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