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비 1180px 이상
너비 768px - 1179px
너비 767px 이하

고객참여

치매·중풍] 도대체 뇌에 뭔 일이 생긴 거야

  • 담당부서 :
  • 전화번호 :
  • 등록일 :2008-06-03
치매·중풍] 도대체 뇌에 뭔 일이 생긴 거야 [중앙일보]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뇌 속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세상일을 훤히 꿰뚫고 있는 박학다식한 사람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는 위험상황은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

한국인의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뇌졸중, 그리고 노년의 삶과 품위를

처참하게 만드는 치매. 두 질환 모두 100세 건강장수 시대를 위협하는 무서운 복병이다.

3회에 걸쳐 중풍·치매의 원인과 증상, 가정에서의 대처법을 소개한다.


뇌졸중 뇌경색이 뇌출혈 두 배

뇌의 무게는 우리 몸무게의 2% 정도. 무게가 1.4kg에 불과하지만 심장에서 뿜어나오는 혈액의 15%를 공급받고, 음식으로 섭취하는 포도당과 산소의 20%를 소비한다. 뇌세포가 다른 인체 기관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뇌졸중은 뇌에 산소와 영양을 수송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이다. 뇌세포는 20초 정도만 혈액공급이 차단되면 기능을 잃고, 이같은 상태가 4~8분간 지속될 경우 영구 손상을 입는다. 한번 발생하면 생명을 다투고, 생명을 구해도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장애는 어느 부위의 혈관이 막히느냐에 따라 수족마비·언어장애·균형 상실·감각 및 시야방해 등 다양하다.

과거에는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뇌출혈의 두 배다. 혈압관리를 어느 정도 하지만 완전히 제압하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혈관에는 신경이 분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3분의 2가 막히고, 막힌 부위가 찢어져 손상을 입어도 아프지 않다. 뇌졸중을 ‘총성 없는 저격수’로 부르는 이유다.

뇌출혈은 가는 혈관이 터지는 뇌내출혈(뇌출혈이라고 함), 큰 혈관이 터지는 지주막하 출혈로 분류한다. 지주막이란 뇌를 감싸고 있는 3개의 보호막 중 중간에 위치한 막. 이 지주막과 뇌 사이를 지나가는 큰 혈관이 터지는 것이 지주막하출혈이다.

혈관이 꽈리처럼 생긴 동맥류도 이 범주에 속한다. 혈류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다 약한 혈관벽을 뚫고 솟구친다.

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손상되는 뇌경색에도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뇌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서서히 막히는 ‘동맥경화성 경색’이다.

또 다른 타입은 색전증이다. 혈관에서 떨어져 나온 노폐물 덩어리(혈전)가 혈관을 떠돌다 뇌로 들어가 주요 혈관을 막는 것이다. 다행히 빠른 시간 내에 혈전이 녹아 없어져 증상이 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허혈성 뇌졸중이라고 한다. 뇌가 잠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빈혈상태가 됐다는 뜻이다.

혈관에도 나이가 있다. 젊고 탄력 있는 혈관을 평생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40~50대에 이미 딱딱하게 굳은 ‘시한폭탄’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운동부족·고지방식·흡연·스트레스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좋은 습관이 혈관의 나이를 줄이는 최선의 방책이다.

◇도움말=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김국기 교수

치매 원인은 100여 가지

인간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기억과 사고·판단·추리를 할 수 있는 인지능력 덕분이다. 치매가 두려운 것은 이같은 인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뇌기능을 잃기 때문. 노인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게 해 달라고 소망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뇌졸중이 혈관질환이라면 치매는 뇌세포의 병적 현상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요인은 100여 가지.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뇌염과 같은 감염질환, 내분비질환, 약물, 뇌종양, 가스 중독, 뇌에 충격을 주는 외상 역시 치매를 일으킨다.

가장 흔한 것은 뇌의 퇴행질환인 알츠하이머. 전체 치매의 5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는 뇌조직을 유지하는 타우라는 단백질이 망가지면서 나타난다. 철골구조를 유지하는 볼트·너트가 녹아 건물이 붕괴되는 현상과 같다. 치매환자의 뇌에서 볼 수 있는 신경섬유다발이 그것이다. 이 같은 건물 잔해인 신경섬유다발에 다시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단백질이 들러붙어 ‘덩어리’를 만든다. 건물 단위의 붕괴가 전체도시로 퍼지는 것이다. 이것이 노인반이라고 하는 뇌위축 현상이다.

혈관성 치매는 산소와 영양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세포가 죽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치매지만 진행하는 과정과 증상은 다르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환자 자신이나 가족이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찾아오지만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돼 추정이 가능하다.

치매는 ‘최근기억 상실’에서 시작한다. 기억을 입력하는 해마와 기억을 잠시 보관하는 측두엽부터 망가지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사귀었던 친구는 알아봐도 방금 식사를 한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건망증과 다른 것은 깜빡 잊은 내용을 주위에서 상기시켜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병의 경과가 깊어지면 전두엽 전체가 망가져 감정조절이 안되고, 인격이 변하며, 계획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는 인지기능 장애로 번진다. 감정조절이 안돼 난폭한 행동과 욕설을 하기도 하고, 집밖에서 배회를 해 가족의 애를 태운다. 망상증이나 환각증세가 나타나 정신질환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많다. 또 알츠하이머의 경우에도 증상을 지연하는 약들이 나오고 있다. 치매를 노화에 따른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 이동영 교수

◇특별취재팀
김창규·김은하·백일현·박수련·장주영·김진경 기자, 고종관 건강전문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편집=안충기·이진수 기자, 그래픽=박경민·차준홍 기자


 
 

[치매·중풍] “불효 알지만 요양원에 모실 수밖에 ”

기사입력 2008-05-26 01:50 |최종수정2008-05-26 07:59 기사원문보기
[중앙일보 김창규.김은하.백일현.박수련.장주영] 9년간 치매를 앓아온 최모(83)씨는 1년 전부터 서울의 한 요양시설에 머물고 있다. 한 달 기본 입소비만 135만원이다. 약값(월 10만원), 기저귀 값(월 15만~25만원)을 더하면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이 160만~170만원이다. 이 비용은 자식들(2남2녀)이 나눠서 부담한다.

최씨의 아들 부부는 수십 년간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1999년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은 뒤 욕설을 하거나 난폭해졌지만 정성껏 모셨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상황이 더 나빠졌다. 아버지는 당뇨로 시력을 잃으면서 가구에 부딪치거나 아무나 더듬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지난해 아버지를 요양시설로 모셨다. 장녀 최모(58)씨는 “경제적 부담은 되지만 어머니와 동생이 아버지 때문에 너무 고생하셔서 한 선택”이라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치매 부모를 부양하는 가족의 사정은 다양하다. 치매 환자를 시설에 맡기거나 방치하는 가족은 “불효 같지만 다른 가족이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치매가족협회 홈페이지(www.alzza.or.kr)에는 치매 가족의 절절한 사연이 올라 있다. 뇌 손상으로 치매에 걸린 60세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한 20대 대학생은 “어머니가 안 계셔서 여동생과 4년 동안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며 “대학도 다니고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버지로 인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된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아버지가 뇌 손상을 당하신 날 병원에서 '제발 우리 아버지 목숨만 살려 달라'고 기도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제발 우리 아버지 이제 그만 하늘로 데려가 달라'고 하루 하루 입에서 되뇌고 있다”고 고백했다.

70대 중반의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이디 '페리도트'는 “지난 3년 동안 잠다운 잠을 자 본 적이 없다”며 “엄마한테 요양원에 가시겠느냐고 물어 보면 대답은 하지 않으시고 눈물을 흘리셔서 결심을 못 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치매환자 방문간호사 활동을 하고 있는 신창자씨는 “시설에 보내는 가족은 그래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형편이 어려운 맞벌이 부부는 치매에 걸린 노인을 방에 가둬놓고 출근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렇게 사는 치매 환자는 사실상 동물처럼 사육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치매·중풍] 환자 1명 부양비 1년 1300만원

기사입력 2008-05-26 01:49 |최종수정2008-05-26 07:59 기사원문보기
[중앙일보 김창규.김은하.백일현.박수련.장주영] 본지가 19~23일 치매 환자를 부양하는 가족 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치매 가족 10명 중 3명(34%)이 가장 어려운 점으로 경제 문제를 꼽았다. 치매 환자가 생기면 치매 환자 본인뿐 아니라 주 부양자가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뇌졸중도 마찬가지다.

치매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박모(56)씨는 “치매 환자는 몸은 멀쩡한데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아직 치매나 중풍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명확하게 추산한 자료가 거의 없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환자 1명의 부양비는 787만~1301만원에 달한다. 787만원은 주 부양자가 전업주부일 경우 가사 노동의 경제 가치를 '0원'으로 계산한 것이고 1301만원은 최저임금을 고려한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사회·경제적 비용은 3조4000억~7조3000억원에 달한다.

미국은 알츠하이머협회가 매년 치매 관련 주요 통계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이 협회는 지난해 미국에서 980만 명이 치매환자를 보살피는 데 84만 시간을 들인 것으로 추정했다. 1인당 일주일에 평균 16.6시간, 1년에 863시간을 치매환자를 돌보는 데 쓴 것이다. 이를 최저임금을 고려한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비용은 890억원(약 93조원)이다.

◇특별취재팀

김창규·김은하·백일현·박수련·장주영·김진경 기자, 고종관 건강전문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편집=안충기·이진수 기자
 
중앙일보

[치매·중풍] 치매환자 “할 수 있는 것 없어 … 사는 게 고통”

기사입력 2008-05-26 01:48 |최종수정2008-05-26 07:59 기사원문보기


[중앙일보 김창규.김은하.백일현.박수련.장주영] 2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 도로변. 폐가처럼 보이는 집 한 채가 먼지를 듬뿍 뒤집어쓰고 있었다. 쓰러질 듯한 대문을 여니 담장을 따라 안쪽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어깨가 닿을 정도로 폭이 좁은 길을 따라 10여m 들어갔다. 문틈 사이로 백발의 할머니가 보였다. 박모(96) 할머니. 박 할머니는 3남1녀의 자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들도 이미 70대인 데다 박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이후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벌써 3년이 넘었다. 10㎡ 남짓한 방 안에 들어가자 인분 냄새가 코를 답답하게 했다. 일주일에 5일 정도 할머니를 방문해 도와주고 있다는 봉사 도우미 최정심씨는 “변을 보고 속옷 등으로 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등급 판정을 위해 건강보험공단 고양운영센터의 김시연(36)씨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임자년(1912년)생이야.”

“200원은 10원짜리가 몇 개죠.”

“20개.”

10여 차례 질문과 응답이 오갔지만 박 할머니는 대답을 척척 해냈다. 도우미 최씨는 “평상시엔 딴소리를 하다가도 조사원이 오면 멀쩡하게 말한다”고 말했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박 할머니의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괄호 안은 도우미의 설명).

“음식도 만드시고 세수나 양치질도 하세요.”

“내가 다 해.” (박 할머니는 전혀 하지 못한다. 도우미가 와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씻겨 준다.)

“은행 가서 돈을 넣고 찾으실 수 있으세요.”

“그럼.” (할머니는 은행을 이용할 줄 모른다. 통장을 어디 뒀는지도 자주 잊어버린다. 한 달에 2~3번 통장을 새로 만든다.)

몸무게가 30㎏이 채 안 되는 박 할머니는 노환으로 한쪽 폐 기능이 완전히 정지돼 있다. 견디기 힘든 통증이 따르는 대상포진에 걸려도 아픈 줄 모르고 치약을 바른다고 한다. 병원 가는 일은 엄두도 못 낸다. 박 할머니가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은 노령연금(8만원)과 동네 교회 후원비(7만원) 등 15만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도우미 최씨는 “가족이 모셨다면 훨씬 건강하게 살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건보공단의 김씨는 “등급 판정을 위해 치매 노인을 방문하면 10명 가운데 3~4명이 혼자 살고 있다”며 “나머지 노인도 상당수는 가족이 부양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05년 65세 이상 노인 중 독거노인 비율이 10명당 2명꼴(18%)인 것을 고려하면 치매 노인 가운데 상당수는 홀로 방치돼 있는 것이다.

어린 아이처럼 밝게 웃는 박 할머니를 뒤로하고 집을 나왔다. 길에서 임모(90) 할머니가 간신히 몸을 옮기고 있었다. 임 할머니 역시 치매 환자다. 임 할머니는 뇌졸중에 걸려 몸의 왼쪽이 마비된 큰아들(57), 위암에 걸린 둘째 아들(52)과 13㎡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 10만원씩 내는 월세 방이다. 큰아들은 2년 전 아내가 자살한 뒤 충격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덩치 좋은 어른 한 명이 누워 있기에도 비좁은 방에서 임 할머니는 몸이 성치 않은 두 아들과 고단한 하루를 보낸다.

“벌 받아서 세 살고 있어. 사는 게 고통이야.” 임 할머니는 이 말을 계속해서 되뇌었다.

임 할머니는 모르는 사람을 보면 거칠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은 취재진을 보고도 담담했다. 동네 사람을 동행했기 때문인 듯했다. 하지만 의사 표현은 제대로 못했다.

지금 무엇을 제일 하고 싶으냐고 묻자 임 할머니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어. 밥 먹는 것밖에는…”라며 눈물을 훔쳤다.

한국노인인권센터의 민경원 센터장은 “치매 환자를 방치하는 것도 학대”라며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이 치매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현재 정부의 치매 대책이 시설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조기 검진과 예방 관리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65세 이상 노인과 65세 미만의 노인성 질병(치매· 뇌졸중 등)을 가진 국민이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경우 국가가 보험으로 돌봐주는 제도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누구나 일정액만 부담하면 병의 경중에 따라 시설에 입소하거나 간병인이 집으로 찾아와서 가사·목욕 등을 돕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상자가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면 직원이 방문해 신청자의 등급과 필요한 서비스를 판정한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가 적용되지 않는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