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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환자´들이 의사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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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6-04

 

 

전문기자 칼럼] '의사 환자'들이 의사 고르는 법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사 doctor@chosun.com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내가 만일 어느 날 환자가 된다면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최고 실력을 갖춘 데다 인간적으로 따뜻한 의사가 있다면 선택의 고민이 없겠지만 그런 의사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의사를 두 가지 극단적 부류로 딱 잘라 나누면 '불친절하지만 실력 있는 의사'와 '따뜻하지만 무능한 의사'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예전에 의사생활 10년을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의사를 봐왔다. 실력이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환자를 부하 다루듯이 야단치는 탓에 잘 치료해주고도 욕을 먹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치료는 엉망으로 해놓고 환자의 손을 잡고 기도를 하는 통에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의사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의학과 의료계를 잘 아는 의사가 환자가 됐을 때는 어떤 의사를 고르게 될까. 어떻게 보면 이것이 의사를 잘 고르는 요령이 될지 모르겠다.

최근 두 가지 실제 사례를 보았다. 대학병원 원장을 지낸 의사가 간암에 걸렸다. 그것도 절망적인 수준에서 발견돼 다들 낫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는 암 수술은 누구, 항암 치료는 어디, 방사선 치료는 누구 등등 병원 불문하고 그 분야 최고의 권위자를 찾아 다녔다. 그의 병이 한 가지 치료법으로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어느 의사가 자기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환자의 이익을 위해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 등 다른 과(科) 의사에게 자기 환자를 적절한 시기에 보내는 '열린 의사'인지를 최우선으로 파악했다. 그는 그런 의사라면 불친절하거나 반말을 써도 상관없다고 했다. 존댓말과 체면이 병을 고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의사를 고른 후 전적으로 의사를 믿었다. 병세나 치료 과정에 대해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물론 병원장까지 지낸 '의사 환자'에게 의료진이 턱없이 차갑게 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환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의사들에게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의사의 그런 행동에 전혀 내색하지 않고 실력 있는 의사를 끝까지 믿고 따랐다고 했다. 그는 현재 간암에서 회복돼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김모(여) 원장은 유방암에 걸렸다. 그는 유방 한쪽을 절제하는 수술과 암세포가 퍼진 겨드랑이 임파선도 제거해야 했다. 이후 유명 대학병원에서 6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때 그는 의사의 사무적인 태도에 너무나 실망했다고 했다.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환자 앞에서 의사들은 합병증과 생존율 데이터만 나열했다. 삶의 희망을 품는 인간이 아니라 질병을 앓고 있는 객체로 취급받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왜 환자들이 따뜻한 의사들을 찾는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이 정도의 치료라면 다른 병원에 가서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으로 옮겼다. 그러자 그의 병세는 급속히 좋아졌다.

결국 의사가 환자가 되어 의사를 고를 때 출발점은 역시 실력 있는 의사였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후 의사를 믿고 따르는 방식은 달랐다. 핵심은 자신이 받는 치료가 의사의 실력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냐 아니냐였다. 그 판단에 따라 선택이 달라졌다. '의사의 실력'이 병을 낫게 하고 '따스함'이 사람을 낫게 하는 공식이다.

최근 의료 장비의 발달과 치료법의 표준화 등으로 의사들의 실력 수준이 점점 평준화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어떤 의사가 더 주목받을지, 환자들은 어떤 의사를 더 선호할지 자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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