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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 사망은 있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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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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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자, 사망은 있고 이유는 없다?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자살은 이미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암이나 심장병, 당뇨병 등의 다른 사망원인과는 다르게 질환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생각이 적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암 등의 질환은 당장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고 당연히 생각하면서도 유독 자살만큼은 심리적 나약함 등 개인적 문제로 치부되면서 자살로 이어지게 되는, 즉 자살 밑바탕에 깔려있는 질환들을 눈여겨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더욱이 이 같은 상황은 단순히 개념의 차이가 아니라 자살 예방에까지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현재 정부에서도 자살과 관련된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홍보에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통과된 정신보건법 개정안에는 외래치료명령제 도입 등도 포함돼 있어 자살예방 방안이 좀 더 다양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 자살, 우울증 등의 병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
자살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지만 일반인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그리 높게 평가되고 있지 않다.
이는 자살 원인에 대한 근본적 이해 부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자살이 감정 기복 등의 감성적 부분으로 발생한다고 추측되지만 정작 그 원인의 상당수는 정신 질환에 있다.
때문에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임에도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치료를 회피해 병을 악화시키다가 결국 자살로 치닫게 되는 때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일반적으로는 우리나라 자살자의 약 60%정도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으며 우울증환자의 20~30%정도만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요 우울장애의 평생유병률이 5년 새 4.0%에서 5.6%로 증가했고 1년 유병율도 1.8%에서 2.5%로 증가한 상황.
이에 따라 전문의들은 자살원인의 상당수가 우울증 같은 질환으로 인한 만큼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결국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희의료원 정신과 백종우 교수는 “자살 원인의 80%는 우울증으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병이 있었는데 잘 모르고 치료 안 받거나 해서 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으로도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야 근본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살 예방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외래치료명령제, 자살 예방 효과 있을까
자살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 이르면서 정부도 일반인들에 대한 정신질환 홍보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3월부터는 외래치료명령제도 도입으로 인해 자살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외래치료명령제는 말 그대로 정신과 진료시 외래에서 치료명령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본래의 취지는 정신병원 장기입원의 인권 문제 등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외래치료명령제가 실시되면 치료를 받게 하는 장치를 만든 후 퇴원을 시키는 형식이 되기 때문.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산발적이 아닌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정신과 진료가 강화돼 자살 예방에도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시적이 아닌 우울증이 분명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외래치료명령제가 시행되면 이를 권고해서 치료 받음으로써 결국 자살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 실효성이다. 환자가 외래치료명령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어느 정도까지 강제할 수 있는지, 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아직은 모호하다.
김포한별병원 서동우 진료원장은 “외래치료명령제는 환청이나 망각 등 정신병적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살예방의 효과가 크겠지만 가벼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성 우울증 등으로 인한 자살에는 강제 방법에 한계가 있는 만큼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광역정신보건센터 관계자는 “개정안은 통과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은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래치료명령제 이외에도 자살예방책은 다양하게 강구될 수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김희주 사무국장은 “선진국의 경우 신체부검처럼 심리적 부검이 활성화돼 자살도 원인규명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심리적 부검이 전무하지만 심리적 부검은 사후 관리 차원에서 뿐 아니라 결국 자살에 관한 연구로 인해 자살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동우 진료원장은 “가장 시급한 점은 응급실에 자살 기도해서 방문한 사람들을 단순 치료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노인자살 예방을 위한 농약 관리, 청소년들이 스트레스에 면역을 가질 수 있는 적절한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고은기자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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