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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둬 둔다고 ´술~술´ 풀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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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8-11
부산일보

가둬 둔다고 '술~술' 풀리지 않아요

기사입력 2008-08-08 11:48 기사원문보기


알코올 중독 환자 ≠ 정신질환자

 "난 정신병자가 아닌데, 왜 날 정신병자 취급하느냐." 많은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하소연이다. 이제까지 대다수의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정신질환이 아님에도 정신병동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거기다 격리시설에 수용돼 철저히 외부와 단절됨으로써 심신의 고통과 함께 소외감까지 느껴야 한다. 또 정신병동은 기존 사회와의 소통도 막아 가족들로부터도 버림받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중독증 가운데 대표적인 질병인 알코올 중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중독전문병원이 개원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의해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중독전문병원에 지정된 경남 김해 한사랑병원이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하고 있다.

# 중독전문병원 왜 필요하나

현재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대부분 종합병원 내과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내과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환자가 왜 술을 마시게 됐는지, 술 문제가 생활에서 어느 정도 심각하게 작용하는지, 어떻게 하면 술을 끊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란 결코 쉽지 않다. 내과에서는 술로 인해 생긴 신체적인 질병(간, 위장 질환 등)의 치료가 주관심사다. 그래서 근원적인 치료를 하지 못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존의 정신병원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환자와 가족들은 정신병원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으로 입원하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알코올 중독이 극도로 악화된 후에 입원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정신병원의 운영 시스템도 한계가 있지만 의료진과 상담인력, 전문 치료 프로그램의 준비정도도 차이가 많다. 일부 정신병원을 제외하면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대학병원 정신과도 사정은 다르지만 어려움이 많다. 대학병원에선 알코올 중독 환자에 대한 개인적인 집중치료가 가능하지만 병원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다. 질병의 특성상 집단치료와 교육을 위한 공간이 확보돼야 하는데 대학병원에선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해 한사랑병원 김진원 원장은 "중독증은 오랜 세월동안 몸에 밴 질환인 만큼 먼저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에는 중독의 원인을 파악해 일회적 처방이 아닌 단계별로 꾸준히 퇴치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어떤 전문 치료가 이루어지나

알코올 중독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질병에 대한 부정이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입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체 알코올 중독자 가운데 27%만이 스스로 입원한 환자이고 나머지 73%는 타의에 의해 입원한 환자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독증에 대한 자기 부정은 입원 초기에 강한 저항감을 보이며 치료를 더디게 한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집단치료나 개인 심리치료를 통해 치료에 순응하게 하고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은 치료를 받은 후에도 재발률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실제로 중독자 가운데 45~80% 정도가 치료 후 6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때는 사회기술 훈련을 통한 재발예방과 환자 자조모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깨어진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가족개입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다.

병원의 환경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의료진의 치료개입과 함께 입원생활을 함께 하는 다른 알코올중독 환자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살펴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중치료실에서 금단증상에 시달리는 환자, 자신은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며 부정하는 환자, 자신의 의지만을 믿으며 퇴원 후 금주하겠다고 큰소리 치고는 재입원한 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과 함께 병동 생활을 하는 것도 간접경험이 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며 변화 동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같은 병동 내에 정신분열증, 환청, 망상 등 심한 정신질환자와 함께 수용하면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불편해 하기도 한다. 불필요한 격리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중독환자에 대한 전문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ilbo.com

도움말=김해 한사랑병원 신진규·김진원 원장

·알코올 중독 환자 제대로 치료하려면

1.환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신체적 제약을 없애 병동 내에서 자유로운 이동과 문화활동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2.웰빙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가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건강한 웃음, 재미있는 생활, 완벽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가족친화적인 환경을 만든다. 상처받은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24시간 언제든지 가족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4.전문 의료진과 상담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장기적인 수용이 아니라 단기치료를 목표로 삼는다.

5.내과와 신경정신과 협진을 통해 중독환자에게 근원적인 치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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