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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대한 몇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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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4-04-13
약에 대한 몇가지 오해
남용해서도 안되지만 지나친 불신도 금물
우리나라 사람은 약, 특히 양약을 오래 복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몸에 좋다”며 뱀 너구리 지렁이는 물론이고 산 짐승 피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면서도 정작 천문학적 연구비를 쏟아 부어 개발한 약을 복용하라면 부작용부터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약을 오래 복용하면 속을 버린다”는 옛 어른들 말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약을 남용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왠만한 병은 스스로 고칠 수 있기 때문에 감기 등 가벼운 병은 가능하면 약 없이 견디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은 그렇지 못합니다. 인체의 자기보호체계에 더 이상 기댈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약을 먹어야 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을 먹지 않고 있는 ‘용감한’ 사람들을 주위에서 참 많이 봅니다.
제 주위엔 콜레스테롤 수치가 300에 육박하는데도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왜 안먹냐”고 물으니 “이제 나이 40인데 평생 어떻게 약에 의지해 사냐. 가급적 늦춰 보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정말 ‘무식하고 용감한 사람’이라고 욕을 해 줬습니다. 언젠가 뇌졸중 취재를 한 일이 있는데, 당시 뇌출혈로 쓰러진 한 60대 환자의 가족은 환자가 8년쯤 전 고혈압 진단을 받고 6년 가량 고혈압 약을 복용하다가 혈압이 좀 떨어지자 2년쯤 전부터 약을 끊었다고 했습니다. “의사가 약을 끊으라고 했냐”고 묻자 “의사는 계속 복용하라 했지만 혈압이 정상 가깝게 떨어졌는데다, 약을 계속 먹는게 왠지 찜찜해 끊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수년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 심폐혈액연구소(NHLBI) 클라우드 렌판 소장을 만나 고혈압 등 순환기 질환의 최신 연구 현황 등에 관해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렌판 소장은 “천문학적 연구비를 쏟아부어 연구 중인 최신 의료기술이 1명을 살릴 수 있다면 당신 기사는 100명 1000명을 살릴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매일 아침 약 한 알만 먹으라고 끊임없이 기사에 쓰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는 “아침에 이를 닦듯 하루 한 번 약을 복용하면 순환기 질환 사망의 70% 이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제가 한약이나 민간요법 등을 평가 절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수천년에 걸쳐 복용함으로써 역사적인 안전성 테스트는 거쳤지만, 그 성분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과학적인 테스트가 아직 충분치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슴과 같은 야생동물의 피나 간 등 내장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유해한 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많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류를 재앙으로 몰고가고 있는 수 많은 감염병들은 대부분 동물로부터 왔습니다.
‘독’이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이런 정력제, 보신제 등은 마구 먹으면서, 정작 수천억원을 들여 안전성 테스트를 마친 ‘치료약’의 부작용을 걱정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설혹 고혈압약 등을 장기 복용하는데 따르는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주는 효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졸지에 유명을 달리하거나 비참한 처지로 떨어지는 사람 중 상당수는 말을 듣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요즘은 약이 좋아서 만성병을 약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위험이 눈 앞에 닥쳤을 때는 의사 말을 듣다가, 좀 좋아지는 것 같으면 의사 지시를 어기고 약을 끊는다는 것입니다. 저승의 사자는 바로 이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을 끊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여러분도 조심하십시오. 바로 목 뒤에 사자가 와 있으니까요
( 임호준 기자의 건강 가이드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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