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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뇌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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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2-09
'윤리 신경회로'결함, 양심 가책 못느껴

연쇄살인범 강호순. 그의 뇌 속이 궁금하다. 어떻게 생겼기에 일곱 명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전혀 개의치 않을까. 양심의 가책도 없어 보인다. 태연하게 범죄 상황을 재현하며, '연쇄살인 책을 출간해 인세를 아들에게 주겠다'며 허세까지 부린다. 연쇄살인범의 뇌 속을 살펴본다.
감정 조절 중추 편도 문제… 충동적 행동
어릴 때 비정상적으로 뇌 개발되면 발병
충동조절 훈련 등으로 좋은 쪽 순화 가능
·목적 달성 위해 다른 사람 의식 안해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팀 프로파일러들이 지난달 31일과 2일 두 차례에 걸쳐 사이코패스 검사(PCL-R)를 한 결과 강호순은 각각 27점, 28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20점 이상, 우리나라는 24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기 때문에 강호순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일 가능성이 높다. 연쇄살인범 유영철도 38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호순, 유영철과 같은 사이코패스의 뇌 상태는 과연 정상일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이 최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이용해 사이코패스와 정상인의 뇌를 살펴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사이코패스는 '윤리 신경회로'에 결함이 있었다는 것. 이 때문에 심사숙고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연구다. 먼저 사이코패스는 감정 중추인 편도(핵) 기능에 문제가 있었다. 편도핵은 아몬드 모양의 핵 집합체로 충동과 감정기억,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곳. 예를 들면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의 눈을 피해 숨어 있는 사람들의 전체 안전을 위해 아이의 울음을 빨리 달래야 한다'와 같은 윤리 도덕적인 딜레마에 봉착했을 때 사이코패스의 편도 활동도가 크게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편도 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은 죄책감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편도 활성화) 때문에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이런 상황에서 편도가 비(非)활성화, 즉 혈액 흐름이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해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죄책감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편도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불안감이 생길 위험도 있다.
연구팀은 또 "사이코패스는 내측 전전두 피질, 후방 대피질, 각회와 같이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거나 과거의 감정 경험을 되새겨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뇌 영역들에서도 활동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목적 달성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판단할 때 다른 사람을 주의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사이코패스는 그렇게 한다.
·뇌량은 일반인보다 23% 크고 7% 길어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지난 2006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사이코패스는 뇌에서 두 가지 주요 기능에 결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뇌의 해마상 융기와 뇌량(腦梁)의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기형적이라는 것.
해마상 융기는 측두엽의 한 부분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을 제어하고 기억을 전송하는 곳이다. 연구팀은 "전전두엽과 해마상 융기가 연결된 이마 뒤쪽의 회로가 단절되면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인격장애를 나타낸다"며 "어릴 때 비정상적으로 뇌가 개발되면 사이코패스가 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뇌량은 신경섬유 묶음으로 대뇌반구를 연결해 함께 정보를 처리한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의 뇌량은 일반인보다 23% 크고 7% 길었다. 뇌량이 크고 길수록 가늘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비정상적인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04년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사이언스데일리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도박 관련 실험에서 사이코패스는 나중의 처벌이나 양심의 가책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눈앞의 보상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뇌 이상=사이코패스'는 NO
그럼 뇌 검사를 통해 연쇄살인범을 사전에 알아낼 순 없을까. 인제대 의대 정신과 심주철 교수는 "편도핵처럼 충동조절과 관련된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충동 폭발로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를 위험이 있다. 그러나 뇌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100%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사회활동을 잘하는 사람 가운데 사이코패스처럼 생물학적 뇌 결함이나 기능 이상을 가진 사람도 있으며, 반대로 흉악범죄자 가운데 정상적인 뇌를 가진 사람도 많다"고 했다.
사회와 가정에서의 관심과 교육, 적절한 충동조절 훈련, 재능 개발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순화하면 선천적으로 혹은 청소년 기에 뇌가 잘못 발달한 사람들도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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