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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을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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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3-04
조선일보

볼륨을 낮춰라

기사입력 2009-03-04 03:44 기사원문보기


지하철서 듣는 음악소리

자동차 경적과 맞먹는다


주부 김영지(39)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 녀석과 TV 소리 때문에 매일 저녁 싸운다. "볼륨을 높여라, 낮춰라, 허구한날 신경전이죠." 직장인 윤태수(37)씨는 지난여름 중이염을 앓고 난 뒤 귓속이 자주 가렵고 막힌다. "귀에 물이 들어간 적도 없는데 중이염이 생긴 것도 이상하고 치료 후 귀지가 많아지고 잘 안 들리는 게 아무래도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귀를 앓아본 사람은 안다. 귀의 안녕이 어느 신체 부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소음은 난청은 물론 불면증·심혈관계 질환·정신신경계 질환 등을 유발한다.

하지만 눈과 코에 비해 귀 관리는 소홀하다. "청력은 한번 손상되면 복구시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몰라서다. 더 중요한 점은, 귀 질환의 대부분이 유전이 아닌 환경적 요인에서 온다는 것이다.

◆'사오정' 안되려면 MP3, 80dB 이하로 낮춰야

음악감상이나 어학공부를 위해 이어폰을 자주 사용한다면 볼륨의 크기를 점검하라. 최근 유럽연합 '새로운 건강 위해(危害)요소를 다루는 과학위원회(SCENIH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1시간 이상 5년 동안 이어폰을 끼고 89데시벨(dB) 이상 음량으로 들으면 청력을 영원히 상실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교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소리의 강도가 80dB, 즉 노래방 스피커나 자동차 경적 강도를 넘으면 귀에 무리가 오고, 지속할 경우 청각 세포가 죽어 소음성 난청이 온다.

"노래는 조용한 곳에서 40dB(빗방울 소리)로 들을 때 가장 편안하고, 조금 크게 들어도 50~60dB(일상 대화) 정도죠. 문제는 소음이 있는 장소에 가면 50dB로 듣던 사람이 볼륨을 80dB로 올려야 평소처럼 들을 수 있고 지하철에서는 100dB(록 콘서트) 강도로 올린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80dB 볼륨이 어느 정도인지를 표시해 두었다가, 어떤 환경에서도 그 이상의 볼륨으로는 듣지 않아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는 "소리 강도를 귀에 직접 전달하는 이어폰 대신 귀를 감싸 주변 소음을 차단해주는 헤드폰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3월 환절기, 중이염 방치하면 학업능력 뚝!

귀 상태는 집중력과 학업 성취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정원호 교수는 "중급 이상의 난청이 있는 경우 언어발달에 장애가 오고, 가벼운 난청이 있어도 주의가 산만해진다"고 충고한다. 환절기인 3월에는 특히 귀 질환에 신경 써야 한다. "감기는 흔히 중이염을 동반하고 이를 방치하면 점진적 난청이 발생한다"는 것이 안중호 교수의 설명.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10년간 난청 환자를 조사한 결과 10세 미만 어린이 발병률이 전체 14.6%로 50·60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중이염으로 인한 일시적 난청이 가장 큰 원인. 안 교수는 "감기가 낫고 나서도 병원에 가서 중이염 후유증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음이 있는 장소에 갈 때 귀마개를 하는 습관도 길러주면 좋다. 정원호 교수는 "폭발음 소리는 한번만 들어도 청력이 손실되므로 소음이 큰 작업장이나 비행장, 사격장 등에서는 반드시 귀마개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귀마개를 착용할 경우, 100dB의 충격을 60dB로 약화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아토피 아이들, 중이염과 헷갈리는 경우도

때로 열은 없는데 아이들 귀에 '염증'이 생길 때도 있다. 이 경우 중이염은 아니다. 아토피로 인해 귀가 가렵고 귀를 긁다 보면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외이도염일 가능성이 높다. 안중호 교수는 "외이도염은 지루 피부염·아토피 피부염·자극 피부염 등이 있는 환자에서 잘 나타난다"면서 "아토피로 인한 외이도염일 경우 아토피 연고를 발라 치료하고, 2차 세균 감염이 있을 경우 항생제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귀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귀 질환은 아니다. 안 교수는 "편도나 인후가 부어도 귀에 통증이 온다"면서 "이럴 땐 목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렙토마이신이나 겐타마이신 등의 항생제 주사를 장기간 맞아도 청력이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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