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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도미노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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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4-05-13
''자살 도미노 현상'' 최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투신 자살한 이후, 안상영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남지사 등 유명 인사의 투신 자살이 잇따랐다. 사실 유명 인사의 자살은 자살을 일반 사회에 전염시킨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베르테르 효과’라 부른다. 18세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되면서 소설의 주인공처럼 노란 조끼를 입고 권총 자살을 하는 젊은이들이 유행처럼 생긴 데서 나온 말이다. 요즘에는 유명 운동 선수나 연예 스타의 자살이 전염성을 증폭시킨다. 자살의 전염성은 ‘인간에게는 죽음의 본능이 있다’는 정신의학자 프로이트의 주장에서 비롯된다. 평소에는 죽음의 본능이 억제돼 있다가 주변의 자살이 자신의 것과 동일시되면서 억제된 본능이 강렬하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지도층 인사의 자살은 종종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더 큰 전염성을 띤다. 자살자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측에서 자살을 희생양 차원으로 추모하면 무의식적으로 자살에 정당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살에 대한 편향된 해석은 금물이다. 언론 등에서도 ‘자살 보도’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우선은 자살의 원인을 뚜렷이 명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카드 빚으로 비관 자살’이라고 보도하면, 카드 빚이 있는 상당수가 자살을 한번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자살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금물이다. 예를 들어 자살 현장을 자세히 묘사하거나 투신 자살한 곳에서 떨어진 곳을 향해 카메라를 비추는 것도 모방 자살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자살에 쓰인 독극물의 성분이나 제조법 등도 알려선 안 된다. 어느 나라건 산업화와 도시화 등으로 지역사회와 가족의 통합이 빠른 속도로 와해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거기서 소외되는 개인의 자살이 늘 수밖에 없다. 그 변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 자살을 줄이려면, 대부분의 자살자가 우울증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감안, 누구나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약물의 도움을 시의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 선진국에서 항우울증제 처방이 늘면서 자살이 줄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김철중·의학전문기자·의사 doctor@chosun.com ) ( 조선일보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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