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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찰은 NO, 약만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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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4-05-13
"진찰은 NO, 약만 OK?"
건장한 40대 남성 A씨가 갑작스런 고열과 심한 기침으로 병원을 찾아왔다. 심상찮아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폐렴이었고, 혈당이 400이 넘어서 3차 병원에 바로 입원시켰다. 그 분은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아내를 보내 당뇨약을 대신 타오게 하던 분이었다.
시간 없다고 당뇨약만 타가려는 환자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조선 세조의 ‘팔의론(八醫論)’에선 약으로만 병을 고치는 의사, 즉 약의(藥醫)를 3류 의사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약만으로 병을 고치려는 환자도 3류 환자가 아닐까?
당뇨는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 적절한 운동, 절주, 금연, 긍정적인 생활 등 생활 습관 관리가 특히 중요한 병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생활습관을 바꾸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마치 학교 선생님과 시험이 공부에 대한 안내자와 자극제가 되듯 정기적으로 의사를 만나 병의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생활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일이 바빠 진찰받기 어렵다는 분들께는 차라리 직장 근처 병원을 가시라고 권해드린다. 얼굴이 가물가물한 환자가 뇌졸중이나 심장병에 걸려 나타나 응급실을 연결해 드리는 일은 주치의로서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당뇨는 합병증이 무서운, 진행하는 병이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합병증이 안 생기는 곳이 없다. 중풍, 실명, 심장병, 콩팥 기능 상실, 발기부전, 손발 저림, 발 절단 등…. 따라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카센터에는 1년에 몇 번씩 들러 자동차 점검을 받으면서, 더 소중한 자신의 몸을 체크 안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합병증 발생 유무를 검사하는 데는 몇 천원에서 몇 만원 정도면 되지만, 일단 생긴 심한 합병증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수천만원이 있어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한규·가정의학 전문의)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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