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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후 의사에 “도둑이야!” 땐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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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9-03

수술후 의사에 “도둑이야!” 땐 치매?

갑작스런 사고장애 ‘섬망’

신체ㆍ환경 급변때 발생

과거는 생생 최근은 깜빡

경증 인지장애는 치매징후




‘기억’과 관련된 병들은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할머니 장숙자 사장은 뇌수술 이후 치매 초기 증상을 보였고 ‘꽃보다 남자’에서 주인공 구준표는 교통사고 이후 자신의 여자친구를 알아보지 못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밥줘’에서 화진은 뇌진탕 이후 부분적인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충격에 의한 기억상실은 부분적이고 일시적일 수 있지만 수술 후 섬망 증세나 심한 건망증을 기반으로 한 기억력 저하는 치매에 대한 우려를 높인다. 드라마 속에서는 매력적인 소재지만 현실에서는 끔찍한 병일 뿐이다. 전문의들은 증세와 정도를 보고 섬망이나 인지장애 등을 치매와 구분해 단계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섬망 증세의 경우 여러 가지 수술로 인해 입원 치료 중인 70세 이상 노인환자의 3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 신체리듬이 깨지고 환경이 급변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의식장애와 행동장애를 보이게 되는 것. 갑자기 밤에 일어나 병실 문을 붙잡고 떨기도 하고 병실을 방문한 간호사에게 ‘도둑이야’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이유라 서울시북부노인병원 정신과 과장은 “일반적인 증상은 치매와 비슷해 보이지만 치매와 달리 급성으로 발병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치매는 뇌세포의 이상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혼동이나 섬망 등의 의식장애는 없다. 그러나 기억장애, 언어장애, 시공간능력 저하, 성격과 감정의 변화 등 뇌 기능에 두루 침범되는 장애를 갖게 된다.

반면 섬망은 뇌졸중, 뇌외상, 뇌종양, 뇌의 감염 등 뇌질환과 대사성 질환, 감염성 질환, 심혈관계 및 호흡계 질환 등 뇌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의존, 금단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이 과장은 “섬망은 주로 후천적으로 발생하고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들의 경우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의해서 ‘섬망’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항우울제인 벤조다이아제핀을 많이 복용하거나 갑작스럽게 중단하면 섬망을 유발할 수 있고 파킨슨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콜린성 효과가 강한 약물도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치매와 달리 섬망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많은 환자에게서 1~2주 이내에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의 극적 효과는 덜하지만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눈여겨 봐야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병적인 신경세포의 손상이 치매에 이를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지만 정상의 범위를 벗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노화와 알츠하이머병의 중간 단계라고 보면 된다.

건망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옛날 일들은 아주 잘 기억하는 데 반해 최근 일들은 잊어버리고 사소한 일들이지만 잊는 빈도가 점차 잦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윤수진 을지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조사 결과 10년 동안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추적했더니 10~15%는 치매로 진전됐다”며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만 받아들였던 기억장애가 피할 수 없는 노화의 과정이 아니라 병적 현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뇌경색뿐 아니라 치매의 위험을 높이는 인자인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환자들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쯤이기 때문에 뇌세포가 더 망가지기 전에 그 진행을 늦추기 위한 치매 약물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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