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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신종플루 공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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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9-08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 몸&맘] 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신종플루 공포심’

[중앙일보 황세희] 10월에 지인들과 여행을 계획했던 A씨(65· 여). 사망자 추가 발생 소식을 접하고 취소를 결심했다. 신종 플루 예방책인 '사람 많은 장소에 가지 않기' 위해서다. A씨는 '예방백신을 맞기 전'까지 당분간 동창회 등 모임엔 불참하려고 한다.

신종 플루 공포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자 수가 20만 명 이상, 사망자는 2000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신종 플루 사망률은 0.2~0.8%인데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3일까지 4300여 명이 감염되고 4명이 사망해 0.1% 미만이다.

질병, 특히 더불어 사는 인간사회에 사람 간 접촉으로 초래되는 전**은 단 한 명의 사망자만 발생해도 공포심을 자극한다.

방역당국은 예방법으로 개인 위생수칙과 함께 '노약자는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는 식의 지침을 제시했다. 신종 플루가 주로 환자의 기침·재채기 등에서 나온 침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이다.

예방수칙은 당연히 지켜야 한다. 하지만 100% 실천, 100% 예방이 가능한 걸까.

콜롬비아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 코스타리카 오스카르 아리아스 대통령 등 최고 의료진의 관리를 받는 국가 원수의 신종 플루 감염 보도는 예방법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앞으로 출시되는 백신의 예방 효과는 어떨까. 이 역시 계절성 독감 백신처럼 접종 후 건강한 사람은 70~90%, 노인은 50%정도의 예방 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 극복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신종 플루의 병독성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사망률이 중증 급성호흡기중후군(SARS ·사스) 10%, 조류독감(H5N1) 60%보다 훨씬 낮다. 심지어 연중 유행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어린이가 감염돼 폐렴에 걸릴 경우 3·7·21형은 사망률이 10%나 된다. 반면 국내 신종 플루 사망률은 아직 0.1%다. 즉 감염자 99.9%는 걸린 후 나은 셈이다.

국내 감염자 대부분도 며칠 약간 심한 감기 증상에 시달리다가 나았다. 폐렴·패혈증 등 심한 증상은 주로 지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감소한 고(高)위험군에서 발생한다. 건강한 청년이 감염돼 폐렴·심근염 등 합병증에 걸린 경우가 있었는데 초기 1주일 동안 제대로 치료받은 뒤 젊은이다운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좋은 영양과 위생, 현대의학도 공포심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지난 100년간 인플루엔자 대유행으로 사망한 사람만 해도 1918년(스페인 독감) 4000만 명→1957년(아시아 독감) 100여 만 명→68년(홍콩 독감) 70만 명 하는 식으로 급감했다. 41년 후 발생한 신종 플루 피해 규모는 68년보다 적을 것으로 추측한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일본과 더불어 WHO가 인정하는 전** 관리를 잘하는 국가다.

앞으로 환자는 증가하고 누적 사망자도 추가될 것이다. 따라서 손 씻기 등 예방수칙을 생활화하고 혹시라도 열·근육통·인후통·기침 등 신종 플루 의심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집에서 요양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공포심은 접자. 공포심은 건강인의 사회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로 작용해 면역력 감소로 신종 플루 발병 위험만 증가시킬 뿐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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