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황세희] Q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치고 자살하는 사람 못 봤다?
A “'죽고 싶다' '죽겠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 실제 자살하는 사람 못 봤다,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은 소리·소문 없이 자살한다.” 이런 주장을 진실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예로부터 '3대 거짓말' 중에 '시집 안 간다'는 노처녀의 강변, 장사꾼의 '밑진다'는 주장과 함께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노인의 한탄이 꼽힌다. 생존 본능에 반하는 자살 의도는 정상적인 사람이 받아들이기에 힘든 생각이며, 실제로 그렇다.
하지만 정신의학적으로 자살은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자살은 극도의 소외감을 느낄 때 결정하는 최후의 선택이다. 게다가 죽음이라는 초행길은 누구에게나 두렵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주변에 “죽겠다” “ 죽고 싶다”는 말을 흘리면서 '단서'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 일종의 '도와 달라'는 신호인 셈이다.
특히 “죽고 싶다”는 말과 더불어 주변 사람에게 평상시 소중하게 생각하던 물건을 나눠 주는 등 신변을 정리할 때, 갑자기 옛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등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보일 때 자살 위험은 증폭된다. 우울감과 자괴심·죄책감에 시달리면서 말수가 급격히 줄고 밥을 안 먹는 등 생의 의지를 안 보이는 태도는 자살 시도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정신과적 응급치료 대상이다.
따라서 '죽음'을 언급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을 땐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울증에 의한 자살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최근 20〜30대 자살률이 전체 자살자의 29.3%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가까운 사람의 '죽겠다'는 말을 귓전으로 흘려 듣는 것이 매우 위험한 타성임을 잊지 말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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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말은 “도와 달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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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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