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내 재(再)시도 가능성 높아… 적극 관심을"
9월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 자살 시도자에 들어보니
자살 시도한 사람의 27% 다시 시도해 사망
가족도 엄청난 스트레스 함께 전문가 상담 받아야
"그날은 약을 먹고 며칠 아무 생각 없이 푹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살아도 그만, 죽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강원도 원주의 강희연(37·가명)씨는 지난 2일 자택 거실에서 의외로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씨는 지난 7월 이 집에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한 '자살 시도자'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강씨는 동갑내기 남편과 딸(10)·아들(8)을 잘 키우기 위해 열심히 사는 보통 아줌마였다. 그런데 올해 3월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심한 우울증을 앓으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심신이 황폐해졌다. 강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당시에는 몰랐는데, '진실을 밝히겠다'며 병원과 경찰서를 오가며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집에 있으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도 뒷산을 몇 시간씩 헤매고 다녔어요.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집안에 노란색 나비가 날아들었고, 어렵사리 잠이 들면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만 꾸었어요."
아들은 가끔 옷장 속에서 잠든 엄마를 찾아냈다. 남편이 뒤늦게 '사건'을 알고 "힘들었지"라며 위로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강씨의 기행(奇行)은 이어졌고, 남편도 지쳐갔다. 결국 강씨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입 안에 수면제를 털어넣었다.
◆자살이 사망원인 4위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지구상의 가장 큰 인명 손실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자살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매년 '9월 10일'을 '세계 자살예방의 날'로 정했다.
국내에서도 자살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1년 사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배우 최진실, 안재환 등 여러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자살여행을 떠나는 집단자살도 큰 이슈로 등장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은 10만명당 26명으로 한국인 사망원인 순위에서 암·뇌혈관 질환·심장 질환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10년 전(1998년)에는 7위였다.
2000년에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6444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만2858명으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학계에서는 실제 '자살 시도자'의 수는 자살에 성공해 사망에 이른 '자살자'의 8~10배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자살 시도자가 최대 12만명 정도라는 추산이 가능한 것이다.
민성호 연세대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는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27.5%가 다시 자살을 시도해 사망한다"며 "이들만 잘 관리해도 자살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 내 재시도 가능성 높아
학원에서 돌아온 딸이 쓰러져 있는 강씨를 발견했다. 희미하게 눈을 떴을 때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남편이 '괜찮아?'라고 물었다. 강씨는 "그때는 살아남아 기쁘다는 생각 대신 다음에는 다른 방법으로 (자살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랬던 강씨를 바꿔놓은 것은 가족들의 지극한 사랑이었다. 과묵하던 남편은 아내의 정신과 치료에도 자주 동행했고, 아내의 일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참견을 하는 수다쟁이가 됐다. 아이들은 오히려 자기들이 어른이고 엄마가 아이인 것처럼 군다.
강씨는 "장 보러 혼자 나가기만 해도 아이들이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운다"며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너무너무 죄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가족들이 다시 강씨를 세우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어느덧 눈물 얼룩으로 강씨의 눈화장이 번져 있었다.
원주시 정신보건센터에서 자살 시도자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장윤하 정신보건 간호사는 "자살 시도 직후 3개월이 재시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장 간호사는 이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자살 시도자들에게 우울증 치료나 가족상담 등을 연결해 주고, 주기적으로 전화 연락이나 가정방문을 통해 자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장 간호사는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은 누군가 정서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위안을 받는다"며 "자꾸 숨으려고만 하는 이들을 사회가 끌어내 보듬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살자 혹은 자살 시도자의 가족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갖기 때문에 가족상담도 꼭 필요한 치료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치료받으면 문제 해결 가능
민성호 교수(원주시 정신보건센터장)는 "우리 사회는 자살을 지나치게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살에는 ▲높은 노인 자살률 ▲자살사이트의 유행 ▲경기 불황 ▲과도한 진학 경쟁 등 사회 경제적인 요인도 크다"며 "사회에서 자살 고위험군을 미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강씨가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심리 문제를 의료진과 가족에게 공론화시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김희주 사무국장은 "외국의 자살 심리부검 결과를 보면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 말하거나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불안해하고 잠을 못 잘 때 등을 자살 징후로 본다"고 말했다. 자살에 사용할 도구나 장소를 찾거나, 생각 없이 무모한 행동을 하고 위험한 활동에 탐닉할 때도 즉시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거나 자살예방기관에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
'심리 부검'이란 정신과 의사 등이 자살자의 가족과 친지 등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자살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말한다.
김 국장은 "자살 고위험군은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면 자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상대방의 아픔이나 고민에 공감하고, 자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자유스럽고 공개적으로 물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형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자살 심리부검과 자살 시도자 사례관리를 통해 유사한 자살을 예방하고, 자살자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영국·호주·홍콩 등에서는 국가 검시관이 신체부검과 함께 심리부검을 시행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원주=김경화 기자]
더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자살의 징후
누**도 그러하듯이, 고단한 인생길을 걷다 보면 탈출구를 떠올리며 위안을 삼기도 한다. 하지만 극단적인 탈출** 할 수 있는 자살은 본인은 물론 주변인들의 생활마저 뒤흔드는 치명적인 행동이다. 특히 배우자의 충격과 상처는 헤아릴 길이 없다. 내 남편의 안녕을 짐작할 수 있는 몇 가지 징후들을 소개한다.
극단의 상황에서,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위기 속에서 자살은 손쉬운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든 것이 끝남과 동시에 당장의 고통과 절망에서 헤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나약한 인간에게는 강력한 유혹이다. 최근 수년간 유명 연예인, 정·재계 인사들의 자살이 이어졌고, 이에 영향 받은 사람들이 ‘베르테르 효과’의 실체를 증명하려는 듯 비슷한 방법으로 목숨을 끊었다.
지금은 가지 마세요
자살자의 가족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형언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중 총체적으로 가장 큰 고통과 상처를 받는 당사자는 바로 배우자이다. 그 고통에는 자살한 배우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데 대한 죄책감까지 포함돼 있다. 수십 년 동안 살을 맞대고 살면서도 심중을 헤아리지 못한 어리석음을 끊임없이 자책한다. 여러 징후들이 있었음에도 이를 눈치채지 못한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게 되는 것이다.
자살은 아무리 충동적이라도 평소 여러 징후를 보인다. 자살한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몇 가지 눈에 띄는 행동 유형이 발견되었다. 우선 배우자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일 때 이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농담처럼 자살 의사를 비치거나 우울증 혹은 불안증이나 불면증 등으로 의사를 찾아갈 정도라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끼던 물건을 나눠주고, 오래도록 보지 못했던 친지와 접촉하는 경우도 세심한 관찰을 요한다. 자신의 죽음이 남겨진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도 위험한 신호다. ‘죽고 싶다’는 말을 습관처럼 하는 경우에는 이를 무시하기 십상인데, 이 또한 자살의 징후로 볼 수 있다. 이미 죽은 가족에 대한 죄의식, 재결합의 표현이 잦은 것도 자살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걸 (돌아가신) 어머니가 본다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 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와 같은 말이 그 예에 속한다.
또 자살을 시도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살률이 5~6배 정도 높다는 보고가 있다. 가족 중에 자살로 사망한 예가 있을 경우에도 영향을 받는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역시 자살 확률이 높다. 자살자의 80% 이상이 우울증을 갖고 있다. 삶을 무가치하게 여기며 의기소침이 만성화되었거나 식욕, 성욕, 수면욕 등 생물학적 욕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은 삶에 대한 애착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죄에 대해 벌 받기를 강력히 원하거나 죽음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것도 위험하다.
별거나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홀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배우자나 자녀, 부모 등은 여러 면에서 보호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자살에도 공히 적용된다. 가족과 같은 지지체계가 없는 환경은 자살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인이다.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게 행할 수 있는 조치
1 미국은 자살 위험자와 경찰 사이에 연계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살 위험자를 도울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그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2 자살은 혼자 있을 때 저지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자살 위험자를 혼자 내버려두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의를 만나기 전까지는 항상 그 곁을 지켜야 한다.
3 위험한 물건이나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충동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위험한 요소에서 격리시키도록 돕는 것이 좋다.
4 자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정신과 의사를 포함한 자살 예방 전문가를 만나는 것. 이들은 실제적이고 유용한 도움을 준다.
/ 여성조선
취재 장세영 기자 | 사진 신승희 | 자료제공 한국자살예방협회
사회 불안·경제 불안·고용 불안·투자 불안… '불안 바이러스'에서 해방되려면
한국인의 10%, 불안장애 추정
병원찾는 男 직장인 환자 늘어
술·담배·복권 매출도 크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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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2명을 외국에 유학 보낸 김모(50)씨는 너무 오른 환율 때문에 돈을 송금할 때 속앓이를 한다. 올해 초 수익률이 좋다고 해 들었던 펀드는 현재 딱 반 토막이 난 상태다. 고참 부장인 김씨는 임원 승진 막차를 타야 할 판인데, 올 연말에는 승진 인사가 없을 것이란 뒤숭숭한 소문이 사내에 돌고 있다. 원래 사소한 일에도 걱정이 많고 불안해 하는 성격인 김씨는 요즘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심하게 뛴다. 밤에는 '이러다 자식들에게 돈을 못 보내는 것은 아닐까, 사채라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기 힘들고, 낮에는 주가 폭락으로 허공에 날린 돈을 생각하다 지하철에서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치기까지 한다.
# 한 무역업체 대표 최모(47)씨는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해에는 코스닥에 상장했을 정도로 잘 풀리던 사업이 올 들어 지지부진하다 최근에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꼼꼼한 성격인 최씨는 회사가 나빠진 것을 모두 자기 탓으로 느꼈다. 결국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이룰 정도까지 됐고, 수면 부족과 과음으로 회사 일까지 제대로 챙기지 못한 그는 부인의 손에 이끌려 정신과를 찾았다.
- ▲ Getty Images 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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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가을, 한국인들이 '불안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 지난 10월 한달 간 조선일보 기사를 검색하면 '불안'이란 단어가 들어간 기사가 무려 306건이다. 금융시장 불안, 고용 불안, 투자 불안 등 불안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뉴스가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주가 폭락, 환율 급등락 등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불안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두성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의 '불안 장애 진료인원 현황'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37만 명에 불과하던 불안장애 진료 환자 수는 2007년에 50만 명을 넘었고, 올 해에는 8월까지만 33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체 불안장애 환자수를 상반기 수치의 2배로만 추정해도 66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올 초부터 8월까지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 중에서 60대가 9만9721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7만916명으로 그 다음이었다.
'불안장애'란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는데도 과도하게 불안한 감정을 갖거나 크게 걱정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될 일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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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장애는 다시 ▲이유 없이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히는 범불안장애 ▲갑작스러운 불안감 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고 10분내에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공황장애 ▲손이 지저분할까봐 불안해 계속 손을 씻는 강박장애 ▲성폭력을 당한 후 남성만 봐도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사람들 앞에 서면 불안해지는 사회공포증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에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서울대 의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6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불안장애'로 진단 받은 사람은 159만7129명이었다. 한국인 100명 중 5명이 정신과 질환으로 진단될 정도로 심각한 불안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사회·경제 상황이 훨씬 어려워졌고, 증상이 있는데도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한국인 10명 중 1명이 불안장애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경란 교수는 "최근 불안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과거에는 주로 여성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경제가 불안해지고 어려워진 탓인지 불안, 우울, 자살 등을 생각한다는 남성 직장인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병원이 증권가가 밀집한 여의도이다 보니 실적 저하나 자신을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과의 마찰로 인해 불안을 호소하는 증권사 직원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가 어려워진 탓에 불안장애 때문에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보다는 불안장애가 있었던 기존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다는 의견도 있다.
'불안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람들이 늘면서 술, 담배, 도박 등에 의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소주는 2억8242만병이 판매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7.9%나 늘었고, 맥주는 3억3434만병이 판매돼 6.9% 증가했다.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발표한 올해 1~9월의 담배 판매 실적 역시 1조 520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9~10월의 로또 판매액도 396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했다.
도박 중독으로 상담센터를 찾는 사람도 증가 추세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사행산업 이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마사회, 강원랜드,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의 도박중독 예방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 수는 1만5182 명으로 2006년에 비해 45% 증가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술·담배는 불안할 때 가장 쉽게 의존하는 방법이다. 또 경제문제 등으로 좌절감이나 우울증에 빠지면 공허함과 결핍을 채우려고 도박에 의존하는 경우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김경란 교수는 "특히 남성들은 불안하면 병원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얻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크다. 술, 담배, 도박 인구가 늘었다는 것은 불안으로 힘들어 하는 남성들이 증가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회사가 문을 닫거나 월급이 나오지 않는 등 상황이 종료되면 절망감은 크겠지만 불안감은 오히려 줄어든다. 요즘처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사회 전체가 큰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가정이나 회사, 사회 차원에서 불안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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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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