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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 거품과 리베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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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9-15

[헬스 프리즘] 약값 거품과 리베이트

보건복지가족부는 앞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모두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에서는 리베이트가 나쁜 행동인 것처럼 인식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리베이트는 상품 구매의 대가를 감액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구매 대가로 포인트를 받는 것도, 다량 구매자가 할인받는 것도 리베이트이다. 리베이트는 그 본질이 가격 경쟁이며, 원칙적으로 소비자에게 유익하다.

다만 예외적으로 불법적 리베이트도 있다. 예를 들어 법인인 사기업체 대표가 계약서에는 높은 가격을 기재하고 실제로는 물품을 싸게 구매하면서 자신이 뒷돈을 갖는 경우 배임수재죄, 나아가 조세포탈죄가 될 수 있다. 반면 법인이 아닌 사업주가 물품을 싸게 구매하면서 그 차액을 갖는 것은 불법적 리베이트가 아니다.

그런데 복지부가 불법적 리베이트 사례로 제시한 것에는 특이한 내용이 있다. 의약품 할인이다. 정상적 거래일 수 있는 의약품 할인이 불법적 리베이트가 되는 것은 현재의 보험 약가 정책인 '개별 실거래가 상환 제도' 때문이다. 이 제도는 병원이 의약품을 싸게 구매해 그 차액을 경영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공적 의료 보장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대개 보험 약가를 통제한다. 그러나 개별 실거래가 상환 제도를 채택한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유럽연합(EU)의 '의약품 가격 결정 및 상환 방식 정보'에 따르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병원이 구입하는 약의 실제 가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큰 규모의 병원은 할인율 때문에 외래 약 가격보다 훨씬 싼 것으로 추정된다.

2007년 한국 건강보험 약제비는 약 9조5,000억원이다. 입원 약제비 비중을 30%, 오리지널 약 비중을 60%, 병원 할인율을 33%로 가정해 보자. 그 경우 병원이 다국적 제약 회사로부터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은 5,643억원이다. 병원이 이를 경영에 활용한다면 수가 인상 요인을 줄일 수 있으며 차후에는 약가 거품을 없애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별 실거래가 상환 제도는 이를 불법적 리베이트로 규정해 금지한다.

일부 시민 단체는 이런 제도에 적극 찬성했다. 다국적 제약 회사 입장에서는 실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별 실거래가 상환 제도는 복제 약 가격에서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오리지널약 대비 복제약의 가격이 미국은 16%, 대부분의 나라는 30%인데 한국은 86%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필자가 최근 자료로 연구한 데 따르면 미국은 10%, 대부분의 나라는 26%에 머무르고 있다.

복제 약의 가격 거품은 왜 생겼을까. 정부는 최초부터 5번째 복제 약 가격은 신약 가격의 80%, 6번째 이후 복제 약 가격은 최저 복제 약 가격의 90%를 보장했다. 소위 계단식 약가 구조다. 이렇게 결정된 약가는 개별 실거래가 상환 제도 아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병원은 약을 싸게 구매할 이유가 없고 제약 회사도 약을 싸게 공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 경쟁이 봉쇄된 채 높은 약가가 유지되고 그 거품은 음성적 리베이트로 번성하게 된 것이다. 문제 해결의 첫 단추, 그것은 보험 약의 가격 경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박형욱 연세대 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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