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시도한 사람을 인터뷰해 우리 사회의 자살대처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9월 9일자 A12면 기사를 읽었다.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자살 사망자 통계는 우리를 심각한 우려 속에 몰아놓고 있다. 한 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무려 1만2858명으로 전년 대비 684명이나 증가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 자살이 20대와 30대 사망 원인 1위인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지난 몇년간 필자가 회장을 맡은 자살예방협회나 다른 민간단체들이 나서서 자살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자살률 꺾은선 그래프는 고개를 숙일 줄 모르고 있다. 결국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는 얘기다.
필자는 이제 우리 정부와 사회가 자살을 기초적인 '건강문제' '보건문제'로 인식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자살예방사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정부가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범국가적 자살 예방운동을 뒷받침할 정책적·재정적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정도다. 6000여명이 감염된 신종플루 때문에 수천억원을 쏟아붓겠다는 정부지만 매일 35명씩 일년이면 1만3000명가량의 생명을 앗아가는 자살 예방활동에 배정한 예산은 지난 3~4년 동안 6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자살을 보건문제로 생각해야 하는 더 심각한 통계를 들어보자.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이 1만3000명이라는 얘기는 그 20배 이상인 30만명가량이 자살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우리 국민 15~20%가량이 자살을 생각해본 일이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이제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자살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해야 한다. 자살은 내 가족, 내 이웃에 닥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그 예방은 생명 존중의 시작이다.
[홍강의·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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