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혜원] 사물이 실제보다 가까이 보이는 등 시공간 감각이 저하되는 것이 치매의 첫 증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미국 캔자스대학 심리학과 데이비드 존슨 교수팀이 '신경과학 연보(Archives of Neurology)'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이 사물의 실제 거리를 헷갈리기 시작하는 것이 치매의 첫 증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치매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노인 444명을 대상으로 종합적 인지기능, 언어기억, 시공간 능력, 작업기억 등 4가지 인지기능 테스트를 실시하며 6년간 추적했다. 조사 기간 중 134명의 노인이 치매 진단을 받았으며, 치매 진단을 받기 3년 전 이들에게서 시공간 능력이 저하되는 지점이 나타났다는 것.
시공간 기능 장애는 익숙한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소 잘 아는 길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노인들이 사물의 실제 거리가 헷갈리는 것이 반복되면 치매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며, 치매 환자들은 시공간 기능이 저하된 뒤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언어능력이나 기억능력 등에 장애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단어 능력, 기억력만 측정한다면 치매가 이미 상당히 진행됐는데도 '정상' 판정이 날 수 있다는 것.
이에 존슨 교수는 “기억력은 마지막 순간에 떨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기억력 측정만으로 치매에 조기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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