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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의 직장 여성인 이 모씨는 마치 2개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봄이 되면 생기발랄하고, 모든 일에 의욕적이고 직장 내에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이 시작되면 전혀 딴 사람이 된다. 특히나 최근 들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된 후로는 모든 것이 귀찮고, 사소한 문제도 신경에 거슬려 주위 사람들에게 부쩍 짜증 내는 일도 많아졌다.
이러한 증상은 계절성 우울증의 전형이다. 계절성 우울증이란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우울증이 시작되었다가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2년 이상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되고, 그 중간에 계절과 상관없는 다른 형태의 기분장애가 일어나지 않을 때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진단한다. 주로 가을이나 겨울철에 시작되어서 봄이 되면 낫는 경과를 보이게 된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서와 감정적 행위 등에 관여하는 뇌신경전달 물질(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 이상으로 계절성 우울증이 온다고 본다.
계절성 우울증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은 일단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늘리고, 충분한 햇볕을 쬘 수 있도록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 이웃, 동료들과 삶의 가치 및 현재의 직업이나 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또한 생활환경을 바꾸고 음식 섭취에 변화를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유럽 사람들, 특히 영국인들은 1년 중에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구름 사이로 비치는 조그만 햇빛만 발견되어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광욕을 즐긴다. 이는 우울증을 이겨 보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이때에 한번쯤은 우수에 젖어 볼 수 있겠으나, 일상에 대한 흥미가 지속적으로 없어지고 이유 없이 단 음식과 탄수화물을 찾게 되고 자꾸 잠만 자고 싶어진다면 한번쯤 가을을 유독 심하게 타는 계절성 우울증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서재원 국립춘천병원 노인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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