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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사건으로 본 '반사회성 인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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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4-07-27
유영철 사건으로 본 ''반사회성 인격장애'' ▶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유영철씨. 그가 앓았다고 주장한 간질은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간질은 그에게 면죄부를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인섭 기자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놓고 정신질환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유씨가 앓았다는 간질이 범죄 성향을 부추겼다는 주장에서부터 정신질환자는 범죄를 저지르기 쉬우므로 격리치료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편견이라고 일축한다. 유씨를 둘러싼 정신질환 관련 궁금증들을 항목별로 풀어본다. ◆ 정신질환은 위험한가=''사이코''나 ''양들의 침묵''등 범죄 스릴러에서 흉악범은 한결같이 정신질환자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는 무지와 오해의 소산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동우(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통계적으로 일반인과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특히 연쇄살인처럼 고도의 치밀한 계획과 대담성이 요구되는 범죄를 비현실적인 망상과 환각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가 일으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흉악범죄만 발생하면 정신질환자 탓으로 몰고 가는 언론이 문제라고 서 박사는 지적한다. 정신질환자는 치료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로 대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 박사는 사회적 피해라는 측면에서 정신질환자보다 자살을 부추기는 TV 드라마가 오히려 문제라고 주장했다. 주인공이 권총자살한 ''발리에서 생긴 일''이나 대본상 주인공의 자살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큰 인기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대표적 사례다. ◆ 간질이 범죄를 부추기나=간질은 발작적으로 의식을 잃고 경련을 유발하는 뇌질환이다. 그러나 지능과 감정 등 정신영역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간질 때문에 성격이 포악해지고 사리분별을 못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이에 대한 치료도 정신분열병이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다루는 정신과보다 뇌졸중.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주로 다루는 신경과에서 담당한다. 유씨의 경우 간질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소크라테스.시저.바이런.도스토예프스키.고갱 등도 간질 환자였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경 교수는 "국내에 30만여명의 간질환자가 있으며 약물이나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후유증 없이 평생 정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약물과 수술 분야에서 좋은 치료법이 속속 개발돼 가까운 친지나 직장 동료조차 간질을 앓고 있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 반사회성 인격장애=전문가들은 유씨의 반사회성 인격장애에 주목한다. 이 경우 망상이나 환각.우울증 등 일반적인 정신질환과 달리 사고와 논리.감정 등 정신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평범한 정상인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양심''이란 게 없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윤세창(정신과) 교수는 "아무리 끔찍한 범죄도 눈 하나 까딱 않고 저지를 수 있으며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타인을 습관적으로 괴롭힘으로써 쾌락을 느끼나 정작 이로 인해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절대 없도록 주도면밀하게 범죄를 저지른다. 그저 충동적으로 남을 괴롭히기만 하다 발각돼 처벌되는 저급한 수준의 범죄는 좀처럼 저지르지 않는다. 물리적 폭력 이외에 험담과 투서 등 정신적 폭력도 습관적으로 행사한다. 처음부터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다. 자신의 처지를 세상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원인은 불명이다. 어릴 때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랄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부모의 애정 결핍이 모두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낳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체질적으로 타고나는 뇌 속의 유전자나 화학물질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타고난 반골 기질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성인 남성의 3%, 성인 여성의 1%가 심리검사상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분류된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정신분열병과 달리 형법상 처벌의 면죄사유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마땅한 치료가 없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인한 범죄자는 정신과 치료보다는 교육과 자활 등 ''느슨한 껴안기'' 전략이 오히려 현실적 대처 방안"이라고 말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 중앙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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