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참여
조울병(양극성장애)과 계절
- 담당부서 :
- 전화번호 :02)2204-0104
- 등록일 :2004-08-07
철따라 찾아오는 불청객 : 조울병(양극성장애)과 계절
김희철 교수 현재 계명대학교 정신과학교실 부교수로 전공은 정신의학입니다.
매년 봄에서 여름에 접어드는 시기가 되면 정신과 병동은 분주해지기 마련이다. 조울병의 조증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 율이 봄과 여름에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조증 시기에는 기분이 계속 고양되고 말이 많아지고 평상시와 다르게 에너지가 넘치고 잠도 적어지게 된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사소한 자극에도 매우 예민해지고 과격해져서 공격적으로 되며 비현실적인 과대 사고에 빠지고 무계획적인 행동으로 현실 판단력에 장해가 오게 된다. 이러한 조증 환자들이 한 병동에 2~3명만 입원해 있어도 병동 전체는 어수선해지고 시끌벅적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조증의 발병이 반드시 봄과 여름에만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아니다. 조울병에 대한 일부 연구에 의하면 조증으로 인한 입원율이 봄과 가을에 걸쳐 두 번의 절정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발병 양상은 자살의 발생이 주로 봄에 절정을 이루고 10월경에 또 다시 작은 절정을 이루고 있는 계절성 양상과 비슷하다.
조울병의 이러한 계절성 발병 및 재발은 1984년 Rosenthal 등이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로 기술하여 잘 알려져 있다. 조울병과 계절성 정동장애와의 관계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 연구가들은 계절성 정동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90%는 양극성장애 1형/2형으로 분류되어질 수 있다고 하였고, 양극성장애 환자들의 15%에서 조증의 재발이 계절성을 보인다고 하였다. 이러한 계절성 경향은 기온, 일조시간, 습도, 낮의 길이 등과 같은 여러 기후인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조증에 대한 계절적 변동은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열대지방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 의하면 조증으로 인한 입원이 계절적 변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열대지방에서는 연중 계속적으로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으며 기후가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계절적 변동을 감추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조증의 계절적 변동과 관련된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들을 분석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특성이 존재하는 것 같다. 영국과 뉴질랜드와 같은 좀 더 온대 기후를 가진 지역이나 하와이와 같은 기온의 계절적 변동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는 조증의 입원이 여름에 절정을 이룬다.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그리이스와 같은 기온의 변동이 심한 나라에서는 봄에 절정을 이룬다. 이러한 사실은 조증의 발병에 기온과 낮의 길이가 상호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필자가 1995년도에 시행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조울병 환자들에서도 조증의 발병이 3월~4월(봄)에 절정을 이루었고 그 외의 시기에서는 비슷한 발병율의 분포를 보였다. 조증의 발병과 관련된 기후인자를 분석해 본 결과 일조시간만이 조증의 발병과 통계적인 유의성에 근접하는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그 외 기온, 상대 습도, 강우량, 기압 등 다른 기후인자들과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햇빛의 뜨거움보다는 햇빛의 밝기가 조증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제시해준다. 즉 햇빛량이 증가함으로서 조울병 환자들의 조증이 악화 또는 재발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일부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강렬한 빛을 쪼이는 광선치료에 일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사실과도 부합된다. 정상인의 경우에는 밤에 수면을 취하면 수면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야간에 분비되게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정상인에 비하여 급성 조울병 환자들의 경우에는 야간에 멜라토닌 수치가 약 1/2로 감소되었으며 이는 급성 조울병 환자들이 빛에 더욱 민감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상인에서 강렬한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되는데 멜라토닌이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명확하다.
조울병의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고 여러 가지 요인들과 가설들이 관련되어 있다. 그 중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시상하부(hypothalamus)의 시각신경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에 위치한 인간의 일주기 리듬을 관장하는 생체 시계의 이상과 관련이 된다. 인간의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이상도 기분장애의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여러 외부 인자들 중의 하나가 낮과 밤의 주기와 관련이 되며 이것은 일조시간 등과 같은 여러 기후인자들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자는 조울병에서 조증의 발병에 계절적 변동을 보이는 현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참고문헌 : 김희철(1995) : 조증의 발병과 계절 및 기후 인자. 정신병리학 4(1) : 59-66.
( 중앙일보 정신건강 길라잡이에서 인용)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가 적용되지 않는 자료입니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