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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것을 몸으로 나타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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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4-08-20
힘든 것을 몸으로 나타내는 아이 지금부터라도 자발성·인내력 길러야 초등학교 4학년 민기는 숙제가 밀리는 주말이 되면 꼭 속이 안 좋다고 한다. 3학년 겨울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숙제도 밀리고 일기도 밀려 할 일이 갑자기 많아지자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실제로 구토까지 일으켜 병원에도 두 번이나 갔지만 이상은 없다고 했다. 여섯 살 영주는 엄마와 떨어지는 게 힘들어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 해 한 학기 내내 엄마가 유치원 교실에 같이 앉아 있다가 상담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받으면서 영주가 편안해져 유치원은 혼자 다니게 됐는데, 체육 수업이 있는 금요일이나 주말을 보낸 월요일에는 유치원에 갈 시간에 반드시 배가 아프다고 했다. 아무래도 유치원 가기가 싫어서 그런 것 같아 엄마가 지혜를 발휘했다. 영양제를 주면서 배 아플 때 먹는 약이라고 주니 먹고 나서는 배가 다 나았다고 하면서 유치원에 갔다.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준기도 비슷한 경우다. 시험 보기 한 달 전이면 설사를 자주 하거나 감기에 걸려 고생을 한다. 시험기간이 끝나면 다시 괜찮아진다. 이처럼 힘든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해 몸이 아픈 것으로 표현되는 증상을 ‘신체화’라고 한다. 공부하기 싫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할 때 나타나는 꾀병이기는 하나, 몸이 아픈 본인은 정말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온다. 그러나 너무 여러 번 겪어 아이가 꾀병을 부린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는 아이가 아프다고 해도 부모는 믿지 않는다. 오히려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아프다고 하는 아이가 답답하고 미워서 야단치게 되고, 아이는 아픈 것으로도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니 악순환이 반복된다. 민기는 30분이면 할 숙제를 딴 짓을 하느라 두 시간이 넘게 질질 끄는 버릇이 있어 매일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실제 민기는 지능도 우수하고 학업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 그러나 그 늑장 부리는 버릇 때문에 저녁이면 부모와 실랑이를 벌이고, 또 그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컴퓨터를 실컷 못해 속상해 하면서도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중학생 준기도 역시 지능 검사 결과 우수한 수준이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으나 중학교 들어오면서부터는 점점 더 성적이 떨어지고 있고, 학교공부뿐만 아니라 학원이나 과외 공부도 마지못해 하는 탓에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부모는 이러다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이다. 예로 든 아이들은 모두 지능이 우수하고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욕심도 있으나 실제 힘든 것을 참고 견디는 인내력이나 자발성이 매우 부족하고 의존성이 높다는 공통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부모의 공통점도 있다. 어릴 때부터 과잉보호를 하면서 아이에게 정성을 다 했지만, 잔소리를 많이 하는 동시에 간혹 강하고 단호한 태도를 취해 아이가 부모를 두려워하게 한다. 지금부터라도 잘못 형성된 부모자녀 관계를 바꾸고 아이의 자발성을 기르지 않으면 신체화 증상이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우수한 지능도 발휘하지 못한다. (원광아동상담센터 부소장)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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