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참여
“진료 예약시간 지켜주세요”
- 담당부서 :
- 전화번호 :02)2204-0104
- 등록일 :2004-08-20
의료개혁, 이것부터 ②
“진료 예약시간 지켜주세요”
30分에 10여명 예약받아 환자들 마냥 기다리게…
서울 A병원 내과 진료실. 진료실 문 옆에 붙어 있는 예약환자 명단에는 30분 단위로 10~16명의 환자가 예약돼 있었다. 좁은 복도는 예약 환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간호사들은 바쁘게 환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미 11시가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10시 예약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
박경림(57)씨는 “예약 30분 전에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서둘러 병원에 왔다”며 “예약 환자가 이렇게 많은데 의사가 30분쯤 늦게 진료를 시작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전 9시30분 이비인후과 진료를 예약한 양경숙(47)씨는 10시40분이 지났는데도 차례가 돌아올 기별조차 없자 “부산행 기차표(오후 2시 출발)를 무르게 생겼다”며 간호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우리나라 종합병원의 예약 시스템은 매우 독특하다. 같은 시각 한 의사에게 예약된 환자가 적게는 대여섯 명에서 많게는 십수 명까지다. 의사 몸이 손오공처럼 열 스물로 분신(分身)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환자들은 어렵게 예약하고도 몇 시간씩, 심한 경우 하루 종일 진료실 앞에서 기다려야 한다.
예약의 사전적 의미는 ‘시간 등을 미리 약속한다’는 것이다. 병원이 한 사람씩 예약 받지 않고 같은 시각에 여러 명을 그룹으로 예약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대학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환자마다 진료 시간이 다 다른 데다 예약 시간에 오지 않는 환자 비율이 10%를 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한 사람씩 예약하는 전산시스템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는 “각 과 의사별로 평균 진료 시간 등을 조사해 그에 맞게 예약 시간을 조정하면 충분히 예약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국내 모든 병원들이 관례를 핑계로 불합리한 예약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환자들이 3차 진료기관으로만 몰리는 게 근본적 원인이지만 불가피하게 지체되는 경우라도 그 시간에 간호사나 레지던트가 예진(豫診)을 보는 등 환자의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병원에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가 적용되지 않는 자료입니다.
- 이전글
- 다음글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