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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의 수면 ( 송미순 교수의 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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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의 수면(2003.05)
송미순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적정량의 수면은 인간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수면의 정확한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의 재충전기능에 수면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수면동안에는 단백질의 합성과 세포분열이 증가하며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증가한다. 불면증에 시달려 본 사람은 좋은 수면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단기간의 수면부족이 있었을 때는 피곤, 심리적인 불안정과 집중력 장애 등의 현상이 유발되고, 장기간의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안절부절 하거나, 정신혼돈, 피해의식, 감각장애, 수전증 등의 신경계 장애가 심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수면부족이 생명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수면의 조절은 일주기 리듬에 의해 조절된다. 일주기 리듬이란 우리체내에서 하루 중 일정시간을 수면과 활동으로 구분하는 생리적 조절 기전을 말한다.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기관은 뇌의 시상하부와 송과체이다. 이 기관은 외부로부터 받는 빛의 조사 정도나 사회적 활동 주기 등의 영향을 받아서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
근래에 새로운 연구기구들이 개발되어 수면 중에 뇌파검사, 근전도검사, 안전도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수면에 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들이 알려지게 되었는데, 특히 수면동안 뇌파의 변화를 관찰하여 수면 중 뇌의 활동에 다양한 단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 이러한 수면 중의 뇌파변화는 하룻밤 사이에도 주기적으로 리듬을 가지고 변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파를 관찰한 바에 의하면 수면은 신속안구운동수면기 (Rapid eye movement sleep)와 비신속안구운동기 (Non rapid eye movement sleep)로 크게 구분된다. 신속안구운동기는 뇌파의 형태가 깨어 있을 때와 비슷하며 빠른 안구운동이 일어나는 시기로 수면 중에 약90분마다 나타나 20분 정도 지속된다. 이 주기에 깨는 경우 대개 꿈을 꾸고 있었다고 함으로 이 시기가 꿈을 꾸는 시기로 생각이 되며 정서적, 정신적 재충전의 시기로 알려져 있다. 비신속안구운동기는 뇌파운동에 따라 다시 4단계 정도로 세분된다. 1, 2, 단계는 뇌파가 빠른 시기이고 3, 4단계는 뇌파가 느리기 때문에 서파수면(slow wave sleep)이라고 한다. 3,4단계 수면은 가장 깊은 수면이 이루어지고 집중적으로 신체적인 재충전 기능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생각된다.
노년기의 수면 변화
나이가 들어가면 수면의 양상이 청년기와는 다르게 바뀐다. 사람들은 나이 들면서 잠들기가 어렵고 또 잠을 깊이 이루지 못해 낮동안에 더욱 피로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 자신의 수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청년층에 비해 훨씬 많다. 국내에서 조사된 연구에서도 31.1%의 노인이 자신의 수면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노년기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수면의 변화가 있다. 노년기의 일주기리듬을 연구한 결과 호르몬과 같은 생리적인 내인성인자의 분비에 있어 수면기와 각성기를 구분하는 일주기 리듬이나 야간과 주간의 리듬 구분이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간리듬이 전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로 인해 노인들은 일찍 잠들고 새벽에 일찍 깨거나 새벽에 수면유지가 어려운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노년기에는 사회활동에서 은퇴한 후 규칙적인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일주기리듬을 유지하는 외인적 요소도 약화되므로 일주기리듬에 의한 수면 주기의 유지가 나빠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노년기에는 누운 후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소음에 의해 더 잘 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뇌파검사에 의하면 청년은 하룻밤에 깨는 횟수가 2회 정도인데 비해 노인은 10회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인이 취하는 전체 수면의 시간은 청년과 비교하여 별로 변화가 없어도 잠의 질은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노년기에는 청년기 보다 비신속안구운동 수면단계의 서파수면(3, 4단계수면)의 비율이 매우 적어지고 효율이 낮은 1, 2단계 수면의 비율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낮에도 노인들이 졸게 되는 것은 이러한 생리적인 노화변화에 의해 야간에 충분한 재충전이나 휴식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노인이 되면 수면 자체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의 발생도 증가한다. 가장 흔한 예는 청년기부터 장기적으로 흡연한 남성 노인들이 노년기에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에 걸려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야간에 수면 중에 산소부족상태가 되면 저절로 깨게 되어 수면 부족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수면 무호흡증후군도 역시 노년기에 흔한 문제로 60세 이상의 노인 중 약 1/3에서 나타나는데 수면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수면무호흡이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것으로 시간당 이러한 현상이 5-8회 이상 나타나면 병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수면 무호흡은 신속안구운동 수면기에 흔히 나타나고 코를 많이 고는 사람에게서 많다. 수면 무호흡이 있어서 호흡이 어느 기간 정지되면 신체가 저산소상태가 되는데 이때 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잠을 깨게 된다. 수면 무호흡이 있으면 본인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어 심각한 수면 부족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노인에게 흔한 관절염이나 위궤양통증도 수면 방해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노년기에는 우울증이 증가하는데 우울증이 있으면 새벽에 일찍 깨고 수면을 충분히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생긴다. 또 노년기에는 방광의 노화로 자주 배뇨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에는 하룻밤에 두 번 정도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깨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노인이 전립선비대가 생기면 이로 인해 배뇨장애가 생기게 되어 수없이 화장실을 가야하므로 이는 당연히 수면의 장애요인이 된다. 특히 치매가 있는 노인은 밤과 낮의 수면이 바뀌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가족들에게도 매우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노년기에는 수면조절 기능의 노화로 수면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면에 방해가 되는 조건들도 늘어나서 노년기 수면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좋은 수면을 이루기 위한 전략
수면을 잘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흔히 수면제의 복용을 생각한다. 그런데 수면제는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는 있지만 서파수면은 증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수면제에 의한 수면은 자연스런 수면에 비해서는 낮은 효율의 수면이 될 뿐이다. 또한 수면제를 1달 이상 복용하면 약에 내성이 생겨 수면유도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많은 노인들이 잠이 안 올 때 술을 수면유도의 방법으로 활용하는데 알콜은 중독성의 위험이 크고 수면 유도효과도 약물과 마찬가지로 썩 좋지 않다.
그러면 수면을 증진시키는 다른 방법들은 없는가?
우선 평소에 일주기리듬이 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날 밤에 잠을 설치는 일이 있었더라도 다음날 낮에 낮잠을 자지 않아야 다음 날 다시 빠르게 정상적인 일주기리듬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밤에 쉽게 잠들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 무슨 일로 늦게 잠자리에 들었더라도 다음날에 평소처럼 일어나 활동하고 낮잠도 평소이상으로 취하지 않게 하는 것이 수면리듬이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이다.
좋은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소음이 적고 불빛이 차단된 편안한 방에서 익숙한 침구를 사용하는 것이 생각이상으로 도움이 된다. 노인은 청년에 비해 수면 중에 깨게 되는 소음의 역치가 더 낮기 때문에 작은 소음에도 잘 깬다고 알려져 있다.
낮 동안에 신체적 혹은 육체적 운동을 함으로서 뇌와 신체가 약간 피로한 상태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저녁에 너무 격렬한 운동이나 과도한 긴장이 요구되는 활동을 하게 되면 쉽게 이완상태로 전환되지 못하여 오히려 수면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약간 빠르게 걷기, 편안한 사람들과의 만남, 따뜻한 물에 목욕하는 등의 가벼운 활동이 유용하다.
반면에 커피나 차와 같이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는 뇌를 각성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이뇨 작용도 있어 야뇨도 증가시키기 때문에 특히 오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취침 전에 약간의 당질 식품이나 따뜻한 우유 한잔은 뇌의 혈액이 소화기로 몰리도록 하므로 수면유도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많은 양의 수분을 마신다면 배뇨를 위해 잠을 깨야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우유는 작은 잔 한 잔 정도가 적당하다.
잠자리에 든 후에 30분 이상이 지나도 잠이 안 오는 경우에는 억지로 잠자려고 하지 말고 일어나서 책을 보거나 편안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잠이 올 때까지 시청하는 것이 더 낫다. 계속 잠자려고 애쓰다보면 뇌의 긴장상태가 높아져서 더욱 잠들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낮에 적당량의 빛을 쬐이는 것이 야간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치매노인들이 야간에 자지 않고 배회하는 증상이 있을 때 주간에 적정량의 빛을 쬐이게 한 결과 야간배회 문제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때 빛은 햇빛이어도 되고 인공조명도 괜찮다. 빛이 뇌의 수면조절중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송과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도 수면유도를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아직까지 큰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수면 전문의사들이 운영하는 수면 클리닉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약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종합적으로 수면장애를 치료한다. 수면장애가 계속되는 것을 너무 오래 방치하면 나중에는 병원을 찾아도 수면장애를 교정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수면장애도 신체가 아플 때와 마찬가지로 증세가 계속되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정상적인 수면 유지를 위해서는 우리 신체의 깨고 잠드는 생체 리듬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노년기에는 이러한 리듬을 유지하는 조절능력이 떨어져서 일단 수면리듬이 깨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조절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노년기의 좋은 수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수면의 리듬을 깨지 않도록 하고 이러한 리듬이 깨어졌을 때는 가능한 빨리 리듬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 건강길라잡이 전문가와 함께 하는건강컬럼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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