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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진료시스템 발목 잡는 낡은 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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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8-25
첨단 진료시스템 발목 잡는 낡은 의료법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웨어러블(wearable·몸에 착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해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 등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원격 진단·관리하는 U-헬스케어. 유비쿼터스와 원격 의료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U-헬스케어는 대구광역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화사업이다. 특히 웨어러블 컴퓨터를 활용한 산업거점 도시 육성에 대구시는 5년간 800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먼저 오는 11월부터 2개월 간 서구와 북구 거주 독거노인 및 복지시설 이용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U-헬스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뒤 내년부터 정통부 지원을 받아 일반인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U-헬스케어 시범사업이 일반인으로 확대되는 내년 초까지 꼭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진료(원격의료)’는 의료인과 의료인 사이에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IT기술을 통해 원거리의 환자와 의사 간 건강진단 및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U-헬스케어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것. 물론 시범사업 규모가 작은 올해까지는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일부 간호사를 서비스 지역에 배치할 예정이지만, 일반인으로까지 크게 확대되는 내년에는 현실적으로 곳곳마다 의료인력을 배치할 수 없다는 것이 대구시의 고민이다. 대구시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정통부와 복지부 간 의견조율을 통해 올 연말까지는 법개정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진전이 없다면 대구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U-헬스케어 시범사업은 최악의 경우 중단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 첨단 원격진료 시스템 vs 낡은 의료법 이처럼 낡은 의료법이 원격진료, 전자처방전 등 새로운 의료시스템의 등장을 막고 있다. 질병의 예방과 진단, 치료 등 다양한 의료 및 정보서비스를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U-헬스케어가 구현되면 현 의료서비스 산업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료법이라는 단단한 장벽에 막혀 변화도 멈춰 버렸다는 지적이다. 현행 의료법 제30조는 “의료인은 컴퓨터·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원격지의 의료인에 대하여 의료지식 또는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를 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행법상 원격진료는 환자와 의료인 사이에 또다른 ‘원격지의 의료인’이 중개자 역할을 해야만 인정된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정보화를 주장하는 측은 의료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환자와의 직접 원격의료서비스가 오히려 병의원의 경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소 고은지 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의료서비스산업의 환경변화와 향후 전망’에서 앞으로 의료시장의 변화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원격의료서비스의 도입으로 병원의 사업 영역을 보다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연구원은 “현재 원격 진료에 필요한 화상진료시스템, 전자청진기 기술적인 인프라는 갖추고 있지만 의사와 환자간의 직접적인 원격진료를 금지하는 법 규정 때문에 U-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이재호 정책이사는 “현재 원격진료 등 보건의료정보화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진료’라는 의료행위가 빠진채 ‘IT산업’의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의료인이 빠진 채 진행되는 원격진료는 가장 핵심인 ‘안전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안전성·수가체계 보장없이는 원격진료 곤란" 의협에서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원격진료 시 원격지의사와 원격의료에 따라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 간의 수가체계 조정문제가 충분히 검토되고 있지 않는데다, 각종 첨단 정보통신장비 구입 및 운영에 따른 정부 지원 등의 문제도 비중있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점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정보실의 `보건의료서비스의 지식정보화`라는 보고서에도 잘 드러나 있다. 보고서는 “정부의 보건의료정보화사업이 전체적인 밑그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기존정보화사업들이 일부 전문가 혹은 관련기관이 자의적 판단에 의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다 보니 의학교육지원, 의료자원 활용, 의료공급자 지원을 위한 정보화 추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미비점에도 불구하고 원격진료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법제화를 통해 새 의료시스템으로 받아들여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표적인 경우가 119구급차. 최근 서울소방방재본부는 9억원의 예산을 들여 원격 화상진료시스템을 갖춘 구급차 10대를 내년 중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면서 환자의 혈압·심전도·맥박 등 주요수치를 화상과 함께 응급의료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 센터에 있는 응급의료 전문가가 구급대원에게 응급처지를 지도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무리 응급의료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비의료인인 구급대원이 의료인의 원격의료를 수행하고 있는 현장인 셈이다. ◇ `의사-환자` 원격진료 당분간 힘들 듯 하지만 올해 안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가 허용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현재 복지부가 외부기관에 연구용역을 통해 원격진료의 유형별 특징과 안전성, 비용대비 효과 등을 정책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는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보건의료서비스혁신팀 관계자는 "U-헬스케어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는 보건의료 정보화 관련 업체들은 의사와 환자 간 직접 원격진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원하고 있지만, 현재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법안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법에는 보건의료 정보화 활성화를 위한 방안과 원격진료에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인의 범위에 보건소 간호사 등을 포함시키는 내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정보보호및관리운영에관한법률`(가안)을 확정, 다음달 초 정부 입법예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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