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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에게 맞는 임상연구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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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8-29
<건강칼럼>우리 국민에게 맞는 임상연구 지원 필요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 허대석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에 가장 적합한 약, 의료행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한국민을 대상으로 우리의 의료전달체계에서 수행된 임상연구자료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는 형편이 허락하는 한 최고의 진료를 받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병원, 어떤 의사,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는 지 결정하는 과정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 준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해진 치료법과 신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환자의 혼란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일과 ‘의료’라는 상품을 선택하는 일을 비교해보자. 자동차의 경우, 차종이 결정되면 전국의 어느 대리점을 통해 구매하더라도 원하는 사양의 차량을 가지게 된다. 한편 의료의 경우, 어떤 병원의 어떤 의사를 찾아 가느냐에 따라 동일 질환이라도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해 이미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 세컨드 오피니언을 얻기 위해 다른 병원의 의사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자문을 구하는 사람들, 환자 자료를 들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순례하는 보호자, 담당 의사의 만류에도 타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보면, 심사 숙고 끝에 내린 결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과정과 달리 의료를 이용함에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와 같은 일반 재화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종도 표준화되면서 상품의 정보가 공개돼 합리적인 구조를 통해 유통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의료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전달체계 역시 소비자의 입장에서 잘 정비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기술적인 면에서의 급속한 의학발전으로 인해 진료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인들 역시 선택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약 혹은 신 의료 기술을 어디까지 수용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을 자신의 경험과 제약회사, 혹은 의료기 제작회사에서 가져온 임상연구결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근거중심의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정 연구자나 제약회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서 의료행위를 결정하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진료현장에서 하기 위함이다. ‘근거중심의학’에서 ‘근거’로 사용될 수 있는 자료는 무엇인가? 이는 임상연구를 통하여 축적된 지식이다. 즉 어떤 환자에게 특정 약제를 사용하였을 때 어느 수준의 효과가 관찰되고 부작용은 무엇인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 이를 근거로 새로 진단된 환자들의 치료법은 최대한 표준화 시켜 궁극적으로는 어떤 병원 어느 의사를 찾아가더라도 같은 질병, 같은 증상에는 동일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문제는 의료행위의 결정과정에서도 중요하지만, 국가전체로 보면 어느 범위까지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인정할 것인가의 결정과정에도 연계된다. 제한된 의료자원을 우선순위에 따라 급여인정범위를 결정하여 균형적으로 배분하지 않으면 의료제도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근거자료로 외국의 임상연구자료를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 약의 효과나 부작용 평가 등 기본적인 자료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민족간의 약리작용의 차이는 반영할 수 없으며 의료비용까지 고려한 의료정책의 결정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의료’행위의 결정에는 문화적, 사회적인 요인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에 가장 적합한 약, 의료행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한국민을 대상으로 우리의 의료전달체계에서 수행된 임상연구자료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신약 개발과정에서 허가 취득을 위한 임상연구는 다국적 제약기업의 지원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의료의 질’ 을 향상시키기 위한 임상연구 (주로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 연구결과가 자사의 특정제품의 판매 촉진에 이용된다는 보장이 없다면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에 대해서는 제약회사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들은 이 같은 임상연구에 정부가 주도적인 투자를 하면서, 공공의료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일반국민들이 최선의 의료서비스의 선택을 위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고, 어느 병원, 어느 의사를 찾더라도 표준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환자들에게 ‘의료의 질’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달성하기 위해서, ‘근거중심의학’에 기초한 의료전달체계의 정비는 필수적이다.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국민을 대상으로 우리의 의료현실에서 어떤 치료가 가장 적절한지 자료를 모으는 임상연구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 허대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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