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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정신질환자 보험시장서 찬밥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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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8-29
140만 정신질환자 보험시장서 찬밥신세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윤재명(가명·47)씨는 5년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딸 지숙(20)씨의 치료비가 4000만원을 넘어서자 걱정이 태산이다.
정신질환자의 경우 사실상 생명보험 가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존 보험 가입자가 정신질환을 겪게 되더라도 정신질환에 대한 별도특약을 갖춘 보험상품이 없어 초기 입원비 외에는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윤 씨는 “정신질환자는 보험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받고 있으며, 보험을 기반으로 한 민간의료서비스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2004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연간 140만명이 정신 및 행동장애로 병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보험시장에서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상해·질병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나중에 정신질환으로 인해 치료를 받는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특약상품 역시 전무한 실정이다.
심지어 정신질환자를 둔 보호자들은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전력자의 경우 보험사들이 심장이나 성인병을 보장해주는 일반 보험 가입도 좀처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불의의 사고나 질병이 발생해도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모든 비용을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험시장의 냉대는 또다른 측면에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장애인 가운데서도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또 한번의 차별을 겪고 있는 것.
정신지체장애인이 장애인 전용 상해보험에 가입했다가 1주일 뒤 “정신장애는 가입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계약철회를 통보받는 경우도 있다. 현행 상법 732조에는 정신장애인의 사망 보험 가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자가 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보장받는데는 이처럼 제약이 따른다.
그렇다면 왜 생명보험사들은 정신질환을 보장하지 않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사고 개연성이 높은 사람을 보험에 가입시킬 경우 보험 지급액이 커져 결국 일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을 부추키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정신질환자의 보험가입을 제한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자의 운전면허 취득을 제한하는 것처럼 일반인의 과도한 보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질환자의 보험가입을 막고 있다는 얘기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국장은 “정신질환자들의 과도한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전용 특약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하나의 보험상품이 시장에 나오려면 최소수요가 10만명, 시장성을 갖추려면 100만명 정도는 돼야 하지만 정신질환자 수요가 실제 그 정도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지 보험사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보사들이 신뢰할만한 정신질환자 관련 각종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발간하는 통계연보에서 정신질환을 `정신및행동장애(F코드)`로 분류해 통계를 내고 있지만, 생보사들은 좀더 세밀하고 믿을만한 통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생보사들의 시각은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의 전통적인 기능인 보장성 기능을 줄이는 대신 자산증식 수단인 변액보험 모집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성이 다소 떨어지는 일부 전문보험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참 인기를 모았던 암전문 보험이 퇴출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정부가 국민 대상 무료 암검진을 확대 실시함에 따라 생보사들의 수지가 악화되면서 암 관련 주보험 상품 판매를 줄이거나 판매 중지를 단행하고 있다. 암 환자가 많아져 큰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생보사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보험에 들려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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