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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은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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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9-03
[의료칼럼] 도박중독은 질병이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
‘바다 이야기’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성인오락실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본격적인 도박장이 주택가까지 파고든 우리의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왜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바다이야기니, 황금성이니 하는 지극히 단순한 도박에 빠지는 걸까? 도박이 정말 그렇게 재미 있을까?
술을 마신다고 다 술꾼이 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만 스스로 조절하고 즐겁게 마신다. 도박도 마찬가지다. 왜 똑같이 도박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중독에 빠지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일까?
심리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성격과 타고나는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답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연구들은 중독이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질병임을 밝혀주고 있다. 인간의 뇌에는 쾌락을 담당하는 회로가 있다. 이 회로가 선천적으로 부실하거나 어릴 때부터 잘못 형성된 경우 쉽게 중독에 빠진다는 설명이다. 이런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 도박을 하면 도박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모든 중독은 그 행위로 인한 쾌감에 중독되는 것이다. 도박을 하면 뇌에서는 다량의 쾌락물질, 즉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다. 도파민이 떨어지면 뇌는 다시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불행히도 같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는더 큰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에 판돈이 커지는 것이다.
아무리 뇌에 대한 연구가 발전한다고 해도 이것만으로 복잡한 인간의 행동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성격과 정서적 측면도 도박 중독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가장 흔한 도박 중독자의 유형은 바로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쟁적이고 스릴을 즐기며 호기심도 많다. 늘 강렬한 새로운 자극을 필요로 하는 ‘자극추구형 환자’인데, 한번 어딘가에 빠지면 뿌리를 뽑는다. 이런 성격 성향은 다소 타고 나는 경향이 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비슷하다.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해도 다 따야 직성이 풀렸다고 한다.
얼른 봐서는 도박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도 흔히 만난다. 바로 정서적인 이유로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들을 ‘현실도피형 중독자’라고 부르는데, 친구도 별로 없고 사회활동이나 취미도 없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세상 사는 재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인데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을 잊기 위해 도박에 몰두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도박이란 일시적인 항(抗)우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효과가 너무 짧고 지불해야 될 대가가 너무 큰 것이 불행이다.
도박 중독은 병이다. 그것도 그냥 병이 아니라 심각한 병이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 중독을 충동조절장애로 분류하는데,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중독의 기간이 길어지면 인격적으로도 황폐화가 일어나게 되고 치료가 되어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가 커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도박 중독을 개인적인 문제로 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온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바다 이야기’가 ‘바닥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적절한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
[건강한 인생] (건강칼럼) 도박중독, 심각한 정신질환
[한국경제 기사인용]
`성인오락실` 이야기로 유난히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용어부터 잘못됐다.
성인오락실이 아니라 `성인도박장`이다.
도박중독자 비율은 일반적으로 1~2% 정도로 알려지고 있지만 적게는 80만명,많게는 300만명이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엄청난 숫자다.
오락과 도박은 엄연히 구별돼야 한다.
물론 도박은 오락으로서의 기능이 있다.
재미가 없다면 도박이 성립되지 않는다.
도박이 오락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미있게 논 만큼의 대가를 지불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도박 열풍은 오락 단계를 넘어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도박중독자들은 사교적인 모임에서 가끔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들의 머리 속에는 온통 도박 생각뿐이다.
오직 돈을 딸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물불을 가리지 않고 또한 판돈은 끝을 모르고 올라간다.
이걸 내성이라고 한다.
여기서 불행이 시작된다.
또 다른 한 가지 특징이 금단증상이다.
도박을 하지 않으면 왠지 사람이 이상해진다.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못한다.
이 증상을 견딜 수가 없어 발걸음이 다시 도박장을 향한다.
이 단계가 되면 안 하고 싶어도 의지대로 쉽게 되지가 않는다.
도박중독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중독자 자신은 물론 가족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실직과 파산은 기본이고 심지어 범죄로 연결되기도 한다.
도박은 돈의 문제만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오랫동안 도박에 빠져 있던 사람들에게는 인격의 황폐화,즉 성격조차도 변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현상이 밥 먹듯이 거짓말하는 것이다.
"숨 쉬는 것 말고는 전부 거짓말 했지요" 어느 도박 중독자의 자기 고백이다.
중독자는 눈앞의 문제를 회피하는 데 익숙해진다.
습관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부정한다.
이런 습관이 결국 성격까지 변화시키는 것이다.
도박으로 잃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신뢰`다.
빚이야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한번 무너진 가족과의 신뢰는 세월이 지나도 저절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고통과 노력이 따라야 한다.
단순히 치료를 넘어 성격의 변화와 신뢰의 회복까지도 이뤄져야 한다.
치료의 초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박을 하지 않고 무엇을 하느냐가 회복의 관건이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중독은 충동조절장애로 분류하는데 스스로 조절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도박중독이 더 이상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이야기다.
도박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스스로를 한번 돌아볼 일이다.
내가 도박으로 인해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박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도박중독클리닉)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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