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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들 지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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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9-16
“나쁜 기억들 지울 수 있어”
( 조선일보 기사 인용)
서울대 강봉균 교수팀, 장기기억 형성 메커니즘 밝혀
▲ 강봉균 교수
좋은 기억은 오래 간직하고 나쁜 기억은 빨리 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치매에 걸려 가족도 몰라보는가 하면 끔찍한 사고 장면을 잊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국내 연구자들이 동물의 뇌에서 장기(長期)기억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새로 밝혀내 질병으로 인한 기억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수업내용을 반복해 적으면서 외우는 학생처럼, 뇌는 유용한 정보를 입수한 신경세포들을 계속 연결시켜 장기기억을 형성한다. ‘C/EBP’란 단백질은 바로 그 부지런한 학생 역할을 한다. 그런데 쓸모 없는 정보까지 기억하다간 뇌가 남아나질 않게 된다. ‘CREB2’는 선생님의 농담까지 외우려 드는 C/EBP를 차단해 뇌를 보호하는 단백질이다.
▲ 바다달팽이의 신경세포(뉴런)를 배양한 사진. 장기기억이 형성되면서 두 개의 뉴런이 연결된 시냅스가 만들어졌다. /서울대 제공
서울대 강봉균 교수(생명과학부) 연구팀은 바다달팽이를 대상으로 장기기억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찾는 실험을 했다. 바다달팽이는 동물 중에서 신경세포가 가장 커 뇌 연구에 주로 이용된다. 강력한 자극을 반복해 주자 바다달팽이는 이를 기억했다가 이후 약한 자극에도 몸을 움츠리는 반응을 보였다. 이때 뇌에선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돼 장기기억이 형성됐음을 알 수 있었다. 분석 결과 C/EBP와 CREB2 두 단백질에 모두 작용하는 ‘ApAF’란 단백질이 확인됐다. 이제까지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다. 강 교수는 “ApAF는 C/EBP와 결합해 장기기억을 더욱 촉진하는 한편, CREB2와 결합해 장기기억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여 공부 잘하고 있는 학생을 방해할까봐 또 다른 감독 선생님이 나선 셈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저널 오브 셀 바이올로지(Journal of Cell Biology)’ 11일자에 게재됐다.
강 교수는 “장기기억은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정교한 과정을 거쳐 형성됨을 알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이용하면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잘 못하거나 반대로 나쁜 기억을 잊지 못하는 병적 증세를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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