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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뇌병원’ 설립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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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10-21
‘국립 뇌병원’ 설립 시급하다
(조선일보 기사 인용)
뇌질환 예방·치료 지지 부진 암환자 진료에만 편중
▲ 김승업/아주대 의대 뇌질환연구소 소장
21세기에 들어선 현재, 국민복지 증진을 위하여 해결하여야 할 시급한 과제의 하나가 난치성 뇌신경질환의 예방 및 치료이다. 그동안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하여 뇌 이외의 장기, 예컨대 심장, 간장, 신장, 위장 등의 경우에는 효율적인 치료법이 개발돼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뇌 질환은 뇌 구조의 복잡성으로 인해 원인규명과 치료법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0억의 신경세포와 20조의 시냅스로 이루어진 인간의 뇌는 ‘소우주’라 불릴 정도로 복잡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뇌에 이상이 있게 되면 이것은 중앙통제장치에 이상이 발생한 것과 같아서 다른 장기의 질환에 비해 그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 예를 들어 치매의 경우 기본적인 인간성의 파괴로 이어지므로 환자의 치료와 보호가 매우 어렵고 가족들이 받는 고통 또한 심하다. 이에 따라 뇌 질환의 예방 및 치료의 개발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류가 당면한 중요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 ‘뇌의 10년’, 그리고 일본에서는 2000년에 ‘뇌의 세기’를 선포하여 뇌 질환 연구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였으며,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뇌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다. 미국의 NIH(국립보건원)는 2005~2006년도 예산이 3000억 달러, 한국 돈으로 300조원이며 27개 분과연구소의 하나인 NINDS(국립뇌질환-뇌졸중 연구소)는 150억달러, 한국 돈으로 15조원의 예산을 가지고 뇌 질환 기초연구 및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국립 신경병연구소를 1977년 도쿄 교외 고다이라에 신설하고 연 50억엔, 한국 돈으로 500억원의 예산으로 뇌신경과학 기초연구와 뇌 질환 환자의 진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은 1970년 이후 고도성장을 계속하면서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의료조건이 향상됐다. 그 결과 평균수명이 남자 73세 여자 79세로 길어지고 65세 이상의 노년인구가 전 인구의 8%를 차지하게 됐다. 고령화 사회가 된 한국이 직면하는 문제의 하나가 뇌졸중, 알츠하이머병-치매, 파킨슨병 등의 난치성 뇌 질환 환자의 증가이다.
현재 한국에는 80만의 뇌졸중, 60만의 알츠하이머-치매, 10만의 파킨슨병, 50만의 간질, 그리고 30만의 뇌척수손상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 환자를 진료하고 돌보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30조원이 되리라 추정된다. 이들 뇌 질환은 모두 난치성 질환으로서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서 환자 자신은 물론 환자가족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서 막대한 정신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정부는 1999년 암 환자를 효율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고도의 의료시설을 구비한 국립 암 센터를 경기도 일산에 창설하고 전문의에 의한 의료와 암에 대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암 정복에 대한 정부의 이니셔티브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의료문제가 암 환자 진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난치성 뇌 질환 환자의 진료도 더 이상 묵과할 수는 없다. 국립암센터를 모델로 해 최신 의료기기와 전문인력을 갖춘 국립 뇌병원을 하루빨리 창설하여 뇌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승업·아주대 의대 뇌질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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