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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격리 없이 치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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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12-13
알코올 의존증, 격리 없이 치료 가능해
( 헬스 조선 기사 인용)
‘알코올 중독자(의존증 환자)’하면 지저분한 몰골에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다가 술기운이 떨어지면 손을 덜덜 떨며 술을 찾아 헤매는 사람을 연상한다. 그러나 이런 말기 환자들은 전체 알코올 중독 환자의 10~20%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사회적, 직업적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알코올 중독 치료를 꺼리는 것은 격리치료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남들에게 알코올 중독자로 낙인 찍히는 것은 물론, 일단 병원에 가면 살벌한 정신과 폐쇄 병동에 격리된 채로 수개월간 치료를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다.
그러나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은 외래 치료가 가능하다. 금단증상이 심해 정신 착란증세를 보이거나 자살, 폭력 등 자해 및 타해의 가능성이 있을 때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직장을 다니면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일단 치료가 시작되면 우선적으로 알코올의 금단 증상과 간, 심장, 뇌 등 알코올로 인한 신체질환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된다. 또 환자가 갖고 있는 술에 대한 왜곡된 생각, 감정, 행동 등을 교정하는 정신치료를 받게 된다.
이 과정은 술을 마시면서 간과했거나 막연하게만 느꼈던 것들을 명료화하고 술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켜 술을 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환자가 알게 모르게 겪고 있는 가정 내 문제나 직장 내 문제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가족 치료가 중요하다.
이밖에 날트렉손이나 아캄프로세이트 등 항갈망제를 처방한다. 이 약물들은 술 마시고 싶은 욕망을 감소시키고 술을 마시더라도 폭음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이 동반된 경우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의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알코올 중독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의지다. 문제를 숨기지 말고 빨리 주변에 알려 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알코올중독 치료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 남궁기·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술버릇으로 가늠하는 알코올 의존증
`기분파` 일수록 위험
술버릇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애교로 보아 줄 수도 있지만 어떤 주사(酒邪)는 알코올 의존증의 전조증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술 마신 뒤 보이는 행동을 보면 알코올 의존증 가능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잔다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선 혈중 산소가 평소의 2배 이상 필요하다. 이 때문에 두뇌에 공급되는 산소 양이 점점 적어지므로 졸음이 오게 된다. 졸음이 쏟아지는 사람뿐 아니라 술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도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 남들보다 ‘알코올 경보장치’가 잘 작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알코올 의존증에 걸릴 확률이 낮은 편이나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에 자주 노출되면 안심할 수 없다.
◇필름이 끊긴다 =알코올이 대뇌의 해마와 측두엽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기억의 화학적 저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긴다. 필름이 끊긴 적이 6개월에 2회 이상인 경우엔 알코올 의존증의 초기 현상으로 간주한다. 진찰이 필요하다.
◇기분파가 된다 =알코올이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과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사람은 술이 대뇌의 도파민계와 오피오이드계를 활성화시켜 쾌락을 부르게 되므로 음주 동기가 더욱 강화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술 마시면 지나치게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은 알코올 의존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혀가 꼬이고 횡설수설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누구나 이렇게 된다. 그러나 술을 자주 마시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평소 양보다 적게 마셨는데도 혀가 꼬인다면 알코올 의존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간주해야 한다. 알코올 의존증의 초기와 중기에는 음주량이 늘어나서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간이 크게 상하지 않아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기로 넘어가면 간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평소 마시는 양보다 적게 마시고도 반응이 빨리 오고 심하게 취하게 된다.
◇술만 취하면 운다 =뇌 부위 중 정서를 관장하는 ‘아미그달라’를 포함한 변연계가 술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노출을 시키는 훈련을 통해 억눌린 감정을 적절하게 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우는 경향이 있고, 더 술을 과하게 마시므로 습관성이 되지 않도록 한다.
◇옷을 벗거나 싸움을 한다 =열등감이 심해 술로서 자아(自我)를 팽창시키는 사람들로 대뇌의 공격성을 억제하는 부위가 술에 취약해 난폭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알코올 의존증이 아니라 ‘알코올 남용증’을 가진 경우다. 하지만 세로토닌에 문제가 있는 경우 알코올 남용 단계를 넘어서 공격적인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될 수 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도움말=김대진·부천성가병원 정신과 교수, 이종섭·다사랑병원 원장>
한 잔이라도 매일 마시면 조건반사로 중독
술에 대한 잘못된 상식
하루 한 잔은 건강에 좋다?
의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음주문화를 생각하면 매우 위험한 충고다. 매일 소량의 술을 마시다 보면 뇌 환경이 변화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마다 술로 기분을 풀어내려고 하는 조건반사가 생기는 것이다. 종만 울리면 먹이를 고대하며 침을 흘렸다는‘파블로프의 개’와 같다. 매일 한 잔의 술은 또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를 양산할 수 있다.
단련하면 술도 는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자주 마시면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 증가해 어느 정도 주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연습에 의한 주량의 증가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국 등 동북아시아인들의 20~40%는 선천적으로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유독성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술을 먹으면 중요한 생체기능을 수행할 단백질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전신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 술도 는다”며 강권하는 것은 계속적으로 간기능 등 신체 내부 조직들을 손상시키라는 말과 같다.
술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알코올이 뇌의 쾌감조절중추를 자극해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한다. 엔도르핀은 고통을 잊게 해주고 기분을 상승시키며 도파민은 기분을 들뜨게 한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과음하면 엔도르핀과 도파민 분비가 점점 둔화되면서 초기에 느끼던 들뜬 기분은 사라지게 된다. 음주를 멈추게 되면 오히려 초조감을 불러일으키는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정서불안, 불면증, 기억상실 등을 겪게 된다. 알코올의존증 환자중에 우울증 환자가 많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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