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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떠나면 마음의 끈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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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01-09
김진세의 Stress-free] 일터 떠나면 마음의 끈 풀어야
[파이낸셜뉴스 기사 인용]
“여보! 아까 한 이야기잖아! 지겹지도 않아? 내가 돌아버리겠다구!”
“그런가……. 정말 내가 문 잠그고 왔어? 차 속에 귀중품 없는 거지?”
집사람 말로는 의사는 아주 피곤한 사람들이랍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의사들은 의심이 많습니다. 내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하고 남을 의심한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혹시 뭔가 잘못 되지는 않았나 하고 반복해서 점검한다는 뜻입니다. 혹시 자신이 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행동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지요. 심한 경우에는 혹시 ‘내가 잘못 지시하지 않았나’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한답니다.
피곤하지 않냐고요? 피곤하지요. 보고 있노라면 곁에 있는 사람도 속이 터지겠지만 본인들도 만만치 않게 피곤하답니다. 사람 목숨을 다루다 보니까 그리 된 모양입니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트레이닝 기간인 수련의(인턴)나 전공의(레지던트) 시절에는 군대와 같이 엄하고 혹독한 과정을 보냅니다. 예전에는 소위 ‘쪼인트’와 ‘원산폭격’도 트레이닝 과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답니다. 요즘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합디다만….
어쨌든 의사는 강박적인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는 직업이고 또 평범한 사람의 성격마저도 강박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의사 말고 강박적인 성격이 잘 어울리는 직업이 또 있습니다. 회사 전체를 총괄해야 하는 최고경영자(CEO)나 은행원과 같이 숫자를 다루는 직업이 그렇겠지요. 생각해 보십시오. 의사가 수술이 끝난 후에 뱃속에 가위를 놓고 나오는 것도 끔찍한 일이지만 ‘0’ 하나 더 붙여서 고객 통장에 잘못 이체라도 해보십시오. 목숨 다루는 일과 숫자 다루는 일을 동급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둘 다 쫓겨나기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강박적인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남들보다 스트레스가 몇 배가 되기 때문이지요.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니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요. 그냥 넘어갈 일을 짚고 넘어가야 속이 풀리니 그동안 뇌 속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팍팍 나오고 교감신경계는 요동을 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과 불안정한 교감신경계는 우울증을 만들고 우울증은 더욱 더 사람을 강박적으로 만드는 악순환을 하게 됩니다.
성격이 무서운 것은 만성적이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심하다. 이러면 안 되지.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지요. 몸과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래 지속되면 ‘뭐 원래 난 그래. 이러나 저러나 똑같은데 생긴 대로 살아야지’ 하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포기를 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성격 탓만 하게 되지요.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없다면 스트레스는 가장 무서운 적이 됩니다. 당신이 ‘스트레스 과부하 상태’에 적응을 하게 되었다면 이미 심혈관계 질환이나 우울증과 같은 질병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깁니다.
스스로가 심하다 싶을 때 그만두어야 합니다. 강박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일할 때만 그렇게 하십시오. 일터를 떠나시면 넥타이를 풀 듯 마음의 끈을 푸세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를 통해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강박적인 당신은 남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더 많으니까 평소에 스트레스 관리에 힘써야 합니다. 눈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듯 말입니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drmes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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