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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과 사회적 인지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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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05-30
정신분열병과 사회적 인지기능
( 정신건강길라잡이 인용)
김창윤 교수
현재 울산대학교 주임교수로 서울아산병원에 재직중입니다.
사회적 인지기능은 대인 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의도나 성향, 정서를 지각하고 적절하게 반응 또는 대처하는 기능으로 사회적응에 필수적인 기능이다. 이러한 사회적 인지기능 장애는 발병 전이나 치료 후에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최근에는 정신분열병의 대표적 증상으로 알려진 양성 또는 음성 증상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사회적 인지 기능의 장애는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핀트를 못 맞춘다, 눈치가 없다, 엉뚱하다, 요령이 부족하다 또는 이상하다”는 말들에 함축되어 있다. 사회적 인지기능은 사회적 지능, 또는 실용적 지능이라 할 수 있는 데 사회적 상황의 맥락을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관점을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경우 여러 사람이 대화하는 데 흐름과 무관한 엉뚱한 얘기를 꺼내거나 끼어들 때와 아닐 때를 구별하지 못하고 불쑥 나서거나, 반응해야할 때 가만히 있어 상황을 어색하게 만드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물론 이때 말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망상이나 환청은 아니며 비논리적이거나 문법에 어긋난 것은 아니라 아주 이상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지게 되어 따돌림 받기 십상이다. 또한 본의 아니게 건방지거나 무례한 사람 또는 눈치가 없는 사람으로 비쳐져 무시당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 데, 분위기 즉 사회적 상황이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타인의 관심사, 의향이나 기분을 모르기 때문에 남들이 자신의 언행에 대해 왜 의아해하거나 따돌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남들이 의문을 갖는 것에 대해 무비판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상적인 사회적 규범에 대해 남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따르려하는 데 이를 무시하거나(예, 옷차림) 또는 정도가 지나쳐 어색한 경우(지나치게 공손하여 어색한 말투, 지나치게 격식을 차린 복장이나 말투 등)가 적지 않다.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며 집착하여 때론 매우 추상적이거나 지나치게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식적으로 알아야할 것들은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고 세상 살아가는 데 굳이 몰라도 되는 것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머리가 너무 좋아서 이상해진다는 것이 이런 면을 두고 하는 말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사회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여 보기에 어색할 뿐 아니라 실제 사회 적응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인지기능은 지능발달과 마찬가지로 타고난 부분도 있겠으나 뇌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달한다고 볼 수 있다. 뇌에서 정보처리과정은 자동적 또는 무의식적 과정과 노력을 기울이는 또는 의식적 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자동적 과정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병렬분산처리 되며 의식적 과정은 순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여 느리고 의식적인 노력을 요하게 된다. 사회적 인지기능 즉 소위 눈치나 요령과 같은 것은 대체로 의식적으로 습득된다기 보다는 발달과정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동적으로 습득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경우 이러한 자동적 학습과정, 뇌의 병렬 분산처리 과정에 결함이 있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며 순차적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즉 보통 사람들은 쉽게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것을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어렵게 하나, 하나 천천히 따져가면서 의식적으로 배워야하는 것이다. 이는 모국어는 저절로 습득하게 되는 데 외국어는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문법을 배워야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신분열병 환자의 사회적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가르치듯 의식적인 노력과 반복 학습을 요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치료는 일대일 정신치료 과정에서 다루어질 수도 있으나 집단 치료 형태의 구조화된 치료 프로그램이 보다 효과적이다. 치료 방식은 환자의 인지 기능의 취약한 점을 평가 분석한 다음 다양한 가상적 상황에서 상황을 지각하고 판단하며 적절히 대처하는 방식을 실제 연습하면서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기술 훈련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환자의 취약한 인지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자가 적절한 조언을 준다는 데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 함께 일대일 정신치료 못지않게 치료자의 직관과 유연성을 요하게 된다.
사회인지기능은 분위기 파악, 요령, 눈치, 상식이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으며 사회적 상황의 맥락을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관점을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인지기능 장애는 어쩌면 정신분열병의 근본적 증상일 수 있으며 약물 치료에 한계를 보이는 사회적 기능 장애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최근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사회적 인지기능은 보통 사람들은 별다른 의식적 노력없이 터득한 것이지만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이 오랜 시간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사회적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약물치료 외에도 사회인지기능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지속적 치료가 병행되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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