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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분열증은 유전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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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05-30
정신 분열증은 유전병인가?
( 정신건강 길라잡이 인용)
이홍식 교수
현재 연세대학교 주임교수로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에 재직중입니다.
정신분열증이 19세기 초에 처음으로 기술된 이래 이 질환에 가족력( 家族歷)이 있다는 보고가 계속되어 왔다. 실제로 정신분열증 환자의 형제자매나 자녀들이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은 약 10%나 된다. 가족력이 없을 경우 정신분열증에 걸릴 확률이 1%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10%라는 수치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연구결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환자들의 약 40~50%가 가족력이 있다.
아직 정신분열증이 유전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정신분열증이 유전자에 영향을 주어 세대간에 전파될 가능성은 있다. 최근의 여러 연구결과는 유전자의 이상을 상당부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떤 유전자에 의해 정신분열증이 유전된다는 생각은 단지 하나의 가설 일 뿐이다. 한편, 유전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다른 기전(바이러스,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 정신분열증이 생길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정신분열증의 유전학적 가설은 기본적으로 유전자에 의하여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유전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각기 6백만 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염색체 안에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중 반은 아버지에게서 , 나머지 반은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다. 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면 정신지체나 선천성 기형을 보인다. 그러나, 정신 분열증이 염색체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과거에 유전학적 이론은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즉, 어떤 질환이 부모 중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유전자를 받기만 하면 나타나든지(우성유전), 혹은 부모 모두로부터 받아야만 나타난다는 (열성유전)사실이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은 우성이나 열성, 어떤 형태로도 유전되지 않음이 입증되었다.
현재 학자들간의 일반적인 합의는 유전학적인 원인이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데 부분적으로 어떤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정신분열증의 유전에 관한 초창기 연구는 환자의 혈연가족 이환율을 반세기 이상 조사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정신분열증에 걸리지 않은 부모의 자식들은 이병에 걸릴 확률이 1% 정도 된다. 그러나 부모 중 한 사람이 정신분열증이면 10%가 되고 부모가 모두 환자이면 40%내외가 된다. 쌍생아 연구 결과 이란성 쌍생아 중에 한 사람이 정신분열증이면 나머지 한 사람이 병에 걸릴 확률은 형제자매 중에 환자가 있을 때 보다 다소 높은 10%내지 15%가 된다. 그러나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그 확률은 35% 에서 50%정도로 훨씬 높아진다. 그러나, 유전자가 같다고 해서 100% 발병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는 정신분열증의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그 영향을 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정신분열증이 유전병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점 또한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유전학적인 이유만으로 정신분열증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홀쯔만(Holzman)등이 행한 정신분열증 환자의 안구운동 연구에서도 유전학적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즉, 환자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까운 친척들도 45%나 안구운동에 이상이 있었다. 이것은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어떤 유전학적 소인이 가계로 전파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대체로 정신분열증 자체는 유전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인들에게 정신분열증이 발병되는 이유는 주위환경의 영향에 특별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하는 경향이 유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개념은 당뇨, 고혈압,심장병, 그리고 암과 같은 만성질환에 관한 최신 이론과 비슷하다. 당뇨를 예를 들면, 어떤 쥐에게는 특별한 바이러스를 주입하여 당뇨가 생기게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쥐들에게는 이런 조작으로 당뇨를 만들 수 없다. 즉 당뇨에 걸리는 유전적인 소양이 있어야만 외부의 자극이 주어질 때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분자생물학적 연구방법에 의해 정신분열증의 유전적 모양이 되는 뇌의 염색체 모형을 밝히는 작업이 한창이다.
정신분열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많은 촉발 요인들을 생각할 수 있다. 바이러스나 특별한 음식물에 의한 요인 혹은 살충제 같은 환경오염 물질 아니면 스트레스등이 그 예 이다.
다른 유전학적 가설은 뇌의 특별한 결핍이 유전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변연계의 감각정보 처리기능이나 의사소통을 통합하는 중추기능의 결핍이 유전되어 정신분열증이 나타난다는 가설이다. 또 다른 가설은 여러 개의 유전자에 의하여 병이 전파된다는 복합모형의 유전적 전파이론이다. 이 가설은 왜 세대간에 정신분열증이 발현되기도 하고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지, 예를 들면 할아버지와 손자는 정신분열증을 앓았는데, 왜 아버지는 정신분열증이 나타나지 않은지를 설명해준다.
유전학적인 이론의 흥미로운 비판 중 하나는 수세기 전에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동성끼리만 대단위의 수용소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자식들을 낳을 수 없었는데도 왜 사회적으로 정신분열증의 유병률이 줄어들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유전학적으로 물려받은 질환이라면 당시의 격리 수용으로 정신분열증은 없어지거나 유병률이 현저하게 줄어들어야만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유전학자들은, 정신분열증은 유전적으로 연관된 인격장애의 넓은 범주 안의 한가지 큰 복합 증상일 뿐 이며,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에게서 만이 아니라 정신분열증 스펙트럼에 포함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전학적으로 전파된다는 이론을 전개하는데, 이는 매우 흥미로운 가설이다.
오늘 유전학에 대한 지식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발전되었고 더 복잡해졌다. 우리는 학창 시절에 배운 멘델의 법칙에 따라 우성이나 열성이니 하는 말에 익숙해 있으나 지금은 DNA를 조작하는 유전공학의 시대이다. 더욱이 현재의 가설에 의하면 정신분열증은 어느 하나의 공통된 유전인자에 의해 생기는 병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유전인자들에 의해 발생하거나 상대적으로 공통된 유전인자들의 복합에 의하여 발생한다는 생각이 우세하다. 그러므로, 단지 콩밭에 얻은 기초적인 유전지식만으로는 DNA의 이중 나선구조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정신 분열증에 대한유전학적 원인을 밝히기에는 우리의 의학지식이 아직은 너무나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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