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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술로 마음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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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06-06
뇌수술로 마음 누른다
( 헬스조선기사 인용)
참을성 제어하는 `전두엽`
선악 판단하는 `편도체`
뇌 절제·신경회로 끊어 문제 행동 통제 가능
정신분열같이 뇌 전체와 연관돼 있는 경우는 수술로 치료할 수 없어
사람의 마음도 수술로 고칠 수 있을까? 의사들은 인간의 공격적 행동, 충동성, 강박장애, 심한 우울증 등 정신의 문제까지 뇌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 오래 전부터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런 희망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이 뇌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면서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예컨대 뇌 전두엽의 기능 저하는 충동 살인범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다.
뇌 전두엽의 억제가 듣지 않는 사람, 즉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 충동살인범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연쇄살인범은 전두엽 기능은 정상이나, 뇌에서 선악을 판단하는 부분(편도체)의 활성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과학적 발견을 토대로 뇌 전두엽을 절제하거나 특정 뇌 신경회로를 끊거나 이어주는 등의 뇌 수술을 시행하면 인간의 문제 행동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의사들의 믿음이다.
정신병 치료의 대안으로 등장한 뇌 수술
잭 니콜슨이 주연한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는 주인공 맥머피의 공격적·반항적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전기충격을 줘 뇌 전두엽을 파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1937년 포르투갈의 신경외과 의사 에가스 모니즈 박사가 고안한 ‘전두엽 절제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국 신경과 의사 프리맨은 한술 더 떠 눈 위쪽에 얼음 깨는 송곳을 찔러 넣고 송곳을 좌우로 휘저어 전두엽을 파괴하는 엽기적 수술법을 고안했다.
1940~50년대 미국에서만 4만여 명의 정신질환자가 이 수술을 받았다. 모니즈 박사는 그 공로로 1949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이 수술은 그러나 무감정, 무충동, 지능과 인지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심각한데다 독재국가에서 정치·사상범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1967년 이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반사회적 공격 행동도 수술로 고친다”
‘마음수술’은 5~6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첫째 기분, 행동, 공격성, 기억 등을 관장하는 뇌의 메커니즘이 밝혀지는 등 뇌 연구가 많이 축적됐기 때문이다.
둘째 뇌 수술 기법이 고도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능성MRI나 ‘네비게이션(뇌 항해) 기법’ 등이 발달해 이제 문제를 일으키는 뇌의 특정 부위만을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게 됐다.
셋째 뇌를 절제하지 않는 수술법도 개발되는 등 훨씬 안전해졌기 때문이다.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주기적으로 전기 신호를 보내 뇌를 통제하는 ‘뇌 심부 자극술(deep brain stimulus)’이 대표적인 예다.
마음 수술이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경우는 심한 우울증이나 강박장애다. 강박장애란 하루 종일 손을 씻거나 외출할 때 수십 번씩 문이 잠겼는가를 확인하는 정신 질환으로 뇌 전두엽과 그 아래 변연계, 기저핵 등을 연결하는 회로에 문제가 생겨 생각이 회로를 빠져 나오지 못하고 맴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로를 끊어주면 증상이 없어지는데, 일반적으로 두개골에 1㎝ 가량 구멍을 뚫고 전기 침을 넣어 고주파로 특정 신경 회로를 파괴한다. 하버드의대 수술팀이 수술 받은 사람 44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45%(20명)가 강박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국내에선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에서 이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공격적이거나 난폭한 행동을 병적으로 일삼는 사람에 대한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자해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뇌 시상하부를 국소적으로 파괴하는 것. 국내에서는 그러나 윤리적 문제 등으로 아직 시도되지 않고 있다.
수술 가능한 환자의 기준은?
‘마음 수술’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약물치료가 듣지 않는 수많은 정신 질환자에게 희망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누구를 어느 시점에 수술을 받게 할 것인가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신질환에 따른 반사회적 범죄의 확률에만 근거해 공격행동이나 충동성 등을 제거하는 뇌 수술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국내외 연구 결과를 보면 심부자극술 등 외과적 수술의 치료 효과는 50% 이상이다. 결과론이지만 버지니아공대 총격범 조승희씨도 미리 정신질환 증상, 뇌의 이상 여부를 진단 받아 필요한 치료나 수술 등을 했으면 분명히 좋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그러나 정신질환 치료의 70~80%를 차지하는 약물치료와 심리·행동·인지치료가 여전히 우선이며, 이런 치료를 5~10년 이상 했는데도 호전되지 않을 때 아주 제한적으로 외과수술을 고려할 수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권준수 교수는“정신분열병과 같이 뇌 전체와 광범위하게 연관돼 있으면 수술 대상이 아니다.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아직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울증이나 강박장애처럼 정신 질환이 뇌의 특정 부분에서 유발된다는 사실이 더 많이 입증되면 수술 적용 범위도 점점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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