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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지역사회정신보건

  • 담당부서 :
  • 전화번호 :02)2204-0107
  • 등록일 :2007-07-06
가깝고도 먼 지역사회정신보건 글| 이근희 송파정신장애인사회복귀시설 "어우러기" 시설장 본인은 92년부터 정신과 근무를 하다 97년부터는 송파사회복귀시설을 현재까지 근무 중이어서 16년째 지역사회정신보건 분야에 근무하고 있다. 92년에서 16년이 흐른 지금 예전에 비해 정신건강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많이 증가함을 느낄 수 있다. 자살, 우울증, 알코올중독 등 정신건강 관련사건, 사고가 뉴스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그에 못지않게 소아우울증, ADHD, 노년기우울증 등 정신건강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 잡지칼럼, 특집기사도 종종 접하게 된다. 과거엔 참 개념 없이 보았던 정신건강의 문제.... 지금 생각하면 가까운 이웃 중에 알코올중독, 우울증, 홧병, 초기 정신병인 사춘기 청소년들이 있었는데 정신건상의 문제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에 비하면 요즘의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놀라게 된다. 16년차 정신보건분야 임상가로서 정신보건 현장에서 일하면서 드는 생각은 만성정신분열병 환자의 더딘 재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에 소진을 느끼고 반면 10여 년 전에 비해 정신보건 분야의 자원이 다양해지면서 재활치료의 성과가 나타나는 회원도 증가하게 되어 희망을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나에겐 몇 가지 고민들이 있다. 첫째는 지역사회거주하며 치료받지 못하는 정신장애인의 문제이다. 2주전 삼성역에서 2호선 지하철을 탔는데 얼굴과 눈빛은 긴장되고 무언가 중얼거리며 주먹을 쥐고 있는 mental illness로 보이는 사람이 서 있었다.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나는 옆으로 피해 섰다. 5분이나 지났을까... 그 남자는 갑자기 앉아있는 여자 승객의 머리를 너무나 세게 주먹으로 3회 연속 내리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열차 안 승객은 비명을 지르고 남자승객 1-2명이 제지하다 다음 역에서 문이 열리자 그 사람을 밀쳐내고 문이 닫히며 열차 안의 소동은 마감되었다. 너무 놀란 여자 승객은 경기를 일으키며 울고 본인은 비상벨을 눌러 역무원에게 전화를 해서 다음 역에서 승무원의 안내로 여자 승객은 내려 역무실로 갔다. 그 사람이 다음 역에 내려 다른 사람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처럼 폭력까지는 아니어도 self-talking을 하거나 공격적 언사를 승객에게 퍼붓는 mental illness를 종종 출퇴근 지하철에서 보게 된다. 이 사건을 보며 내가 드는 생각은 ‘그들은 mental illness가 맞는가?’, ‘아직도 방임된 mental illness가 많구나...’, ‘그들은 어떻게 개입하는 게 옳은가?’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된다. 둘째는 만성 정신장애인의 가족에 대한 직원으로서의 딜레마이다. 자조모임이나 권리 옹호보다는 뒤로 숨으려고만 하는 가족들... 그러면서도 환자와 같이 살며 양성증상, 난폭행동, 자살시도, 응급입원에 대한 부담감으로 너무나 큰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가족들...그래서 그들보고 앞으로 나서보자고 다그치기엔 지쳐있고 절망스러워하는 가족들을 보며 어떻게 짐을 덜어줄 수 없는 상태에 대한 나의 딜레마.... 셋째는 많은 정신보건시설이나 자원이 생겼음에도 여전히 정신건강서비스에서 멀어져 있는 지역주민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심한 우울증임에도 집에만 있으면서 치료를 거부하는 아주머니, 길거리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나타난 주부우울증의 심각성, 가족 중에 알코올중독자가 있어도 외부의 도움을 못 받고 시달리고 있는 가족들...이런 사례들이 여전히 주변에 많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것들은 정신건강서비스가 많이 확대되었음에도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고 고민이 되는 부분들이다. 그래도 만성정신장애인과 일하며 위안이 되는 것은 10여년 전에 비해 많은 자원과 인력이 있어 든든하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정신보건센터의 사례관리, 공공주거시설, 입소시설, 24시간 위기상담전화 등 다양한 자원, 인력이 생겨 점차 정신건강 안전망이 구축되어 이전보다 재활치료의 성과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여전히 가족면담에서 가족들이 내게 던지는 질문들, ‘나 죽고 나면 우리 아이는 누가 돌봐주나요?’, ‘얘 두고서는 눈 감을 수가 없어요.’, ‘평생 안심하고 맡길만한 곳은 없나요?’. 이런 질문에 나는 아직도 답변을 못하고 있다. 만성정신장애인의 후견인 제도, 좀더 장기적으로 만성 정신장애인이 거주할 수 있는 곳, 좀더 많은 정신장애인을 위한 작업장 등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다. 그러기에 내겐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게 지역사회정신보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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