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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물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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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07-06
아이들에게 물어봅시다.
글. 전성일 | 전성일소아정신과원장, 노원정신보건센터장
진료실에서 상담 중 “우리 아이를 위해 어떤 운동이 좋을까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당연히 “아이는 뭐라고 하던가요?”라고 되묻는데 의외로 물어 보지 않았다는 답이 올 때가 많았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한다는 생각만 갖고 아이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것이 좋을까를 고민도하고 충고도합니다. 아직 너희들은 잘 모를 것이고 판단도 미숙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배우고 즐기게 될 것인데도 아이들의 의견과 관심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의 능력을 유치하고 미숙하다고 판단하는 어른 중심적 사고는 부모님들의 아이를 위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부모 자식간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도 자신에게 중요한 부분을 스스로 결정할 자결권이 있고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결정권이 분명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결정을 위한 정보와 대화는 어른들의 몫이고 아동의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얼마 전 퇴근길 라디오에서 경찰청에서 학교 폭력 예방과 해결을 위한 대처 방안을 내놓았다는 뉴스를 듣고 그 내용을 자세히 들어 보았습니다. 신선하고 효과적일 것 같은 부분도 있고 제 생각에도 비효율적일 것 같은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 때 문득 든 생각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당사자이고 주체인 아이들에게 이런 방안을 한 번 마련해 보라고 부탁해 보며 어떨까 생각 해 보았습니다. 가끔씩 관청에서 내 놓은 학교에 대한 정책들이 쉬는 시간이나 하굣길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저변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나온 탁상에서 만들어 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어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책을 내놓으니 그것이 먹혀들지도 않을뿐더러 아이들에겐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주체들-가해, 피해 학생, 제 3자로서의 학생 등-이 모여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교사는 참석하여 이를 정리하고 조언해 주는 정도로 돕는 역할을 한다면 더 효과적이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법을 만들고 이에 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정할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여러 학교에 대한 정책이 아이들을 객체로 놓고 만들어지지 말고 주체가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능력이 있다고 믿을뿐더러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아이의 능력이 나타나기도 하고 자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한 번 해 볼 작정입니다. 머리 속에서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웃음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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