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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환자복 대신 평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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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8-06
병원, 환자복 대신 평상복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아마도 병원 이름이 곳곳에 새겨진 환자복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환자복 대신 평상복을 입는 병원이 생겨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병원의 진료목적이 궁극적으로 ‘익숙하고 정든 가정으로 조기 복귀시키는 것’인 만큼 굳이 환자복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들 병원의 생각이다. 치매 등 노인성질환으로 노인요양병원인 희연병원은 지난달부터 환자복을 없앴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30여명을 제외한 입원 노인 240여명이 이날부터 환자복 대신 평상복을 입기 시작했다. 평소 집에서 입던 편한 복장의 옷을 가져와 입고 지내면서 치료를 받고, 병실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병원의 전준희 상임이사는 “우리 병원의 존재이유는 노인의 보살핌 보다 일상의 연속을 기초로 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어르신을 익숙하고 정든 가정으로 조기 복귀하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낯선 시도지만 요양병원에서 환자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것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요양병원에서 이미 보편화된 지 오래다”고 설명했다. ◇ 환자에 평상복은 의료법 위반? = 평상복이지만 위생관리는 환자복과 똑같다. 정기적으로 위탁 세탁업소를 통해 위생적인 소독과 세탁을 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마땅한 평상복이 없거나 집에서 가져오기를 꺼리는 환자들의 경우 병원에서 구입해 지급하고 있다. 사실 이 병원의 ‘평상복 입기’는 공개적으로 시행되는 첫 시도인 만큼 여러 가지 논란꺼리가 되고 있다. 우선 병원에서 환자에게 전용복장 대신 평상복을 입히는 것이 의료법에 위반되지는 않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이를 두고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은 위법이라며 관할 보건소 등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자 희연병원 김덕진 이사장(대한노인요양병원협의회 부회장)은 복지부에 정식으로 요양병원에서 환자복을 지급하지 않고, 일상복을 입게 하는 것이 의료법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대해 답변을 요청했다. 그는 “현재 258.8일의 평균 재원일수를 180일로 단축하는 것을 1차 목표로, 노인환자로 하여금 노인의료의 개념을 ‘일상생활의 연속’이라는 공감대 형성으로 가정 조귀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병원에서의 환의지급을 폐지하고 가정에서 입는 간편한 복장을 스스로 준비해 착용토록 유도하려고 한다”며 이것이 의료법에 위반되는지를 물었다. 아직까지 복지부의 공식답변은 없는 상태다. 복지부 의료정책팀에 문의하자 이 관계자는 “의료법상 환자의 복장규정 제한은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위생문제를 비롯해 의료인과 환자와의 구별 등 측면에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관례와 편의성 측면에서 환자복을 입히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 “복장은 노인요양을 보는 시각차” = 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보는 근본적인 시각차도 논란을 부추기는 한 요소다. 이 병원은 노인 환자들이 ‘가정으로의 복귀’를 전제로 이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환자와 보호자들은 ‘노년을 보낼 마지막 장소’로 병원을 생각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 실제로 이 병원에 입원 중인 한 환자의 보호자는 “집에서 모시기도 불편하고 본인도 그냥 병원에서 편하게 있다가 가시고 싶다고 하신다”면서 “왜 병원에서 자꾸 평상복을 입히고 보살핌보다 재활에 무게를 두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병원 측은 이 같은 시각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에 팽배해 있는 시각이지만, 분명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전준희 상임이사는 “치매환자도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어르신께 무엇을 도와 드릴까?’라는 기존개념에서 벗어나 ‘어르신이 무엇을 하실 수 있을까?’에 중점을 두어 개선을 거듭하다보니 오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단순히 환자복이냐, 평상복이냐의 복장문제가 아닌 노년을 마무리로 볼 것이냐, 생의 연속으로 볼 것이냐의 상당히 철학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병원 입원환자의 평균연령은 75.5세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81세)과 비교하면 아직은 낮다. 병원경영 전문가들은 “노인요양의 개념이 아직까지는 ‘종료’의 개념이 강하지만 내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이 실시되면 점차 ‘진행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입원환자에게 평상복을 입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병세가 약하고 입원일수가 긴 노인요양병원에 한정돼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증환자들이나 감염성 환자들이 다수 입원해 있는 종합병원에서 평상복을 입혔을 경우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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