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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술, 환자와 이야기 나누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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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09-05
[Family건강] 뇌수술, 환자와 이야기 나누며 한다
[중앙일보 고종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동규 교수가 환자의 머리에 헬멧을 씌우고 감마나이프 시술 준비를 하고 있다.의사가 뇌수술을 하면서 환자와 대화를 한다? 먼 나라, 먼 훗날 얘기가 아니다. 이는 어웨이크 수술(Awake surgery·환자의 각성상태에서 수술)로 불리는 신경외과 분야의 신치료법 중 하나. 한국전쟁 전상자를 수술하면서 태동한 국내 신경외과 분야는 열악한 환경에서 꽃피운 우리나라 첨단의료의 발전사이기도 하다. 국내 첫 신경외과교실을 설립, 임상과 학문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학교실이 50주년을 맞았다. 최근 신경외과학 교과서와 교실 50년사를 발간한 김동규 주임교수에게 뇌수술 분야의 신기술을 듣는다.
◆정확하고 섬세하게=뇌수술은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꺼리는 치료. 견고한 두개골을 열어야 하는데다 비좁은 공간에 인체를 지배하는 모든 신경의 사령탑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뇌수술을 받으면 죽거나,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생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킨 것이 수술현미경과 CT(전산화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장치)같은 첨단 진단장비의 등장이다.
과거 뇌종양을 진단하기 위해선 혈관에 조영제를 넣어 뇌혈관을 X선 필름으로 찍었다. 종양에 의해 혈관이 눌린 모습을 보고 간접적으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를 가늠한 것. 게다가 맨눈으로 집도하다 보니 수술이 거칠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90년대 중반에 소개된 내비게이션은 수술의 정확도를 높였다. 집도의가 종양에 접근할 때 기구 끝의 위치를 모니터로 알려 의사의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 밖에도 MRA(자기공명혈관촬영)와 EMG(뇌자도·腦磁圖)를 이용해 뇌속을 지도 보듯 들여다 보며 시술한다. EMG는 뇌의 해부학적 영상을 보는 장비와는 달리 뇌의 기능을 보는 장비. 언어·시각·인지·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를 영상으로 보여줘 수술 후 뇌기능 상실을 방지한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 수술=두개골은 뇌를 보호하는 견고한 요새. 이에 고안된 것이 머리뼈를 절개하지 않는 수술이다.
감마나이프는 90년대에 도입돼 뇌종양·전이성 뇌암·뇌동정맥 기형·삼차신경통에 두루 쓰인다. 환자에게 수백 개의 작은 구멍이 뚫린 헬멧을 씌우고 강한 감마선을 쏴 조직을 괴사시킨다. 햇빛을 돋보기로 모아 종이를 태우는 원리와 같다. 장점은 다른 부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출혈·감염·마취에 의한 합병증 우려가 없다는 것. 하지만 조직의 위치나 크기가 3㎝ 이하에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연 800여 건의 뇌종양 수술 중 300여 건을 감마나이프로 해결한다.
뇌동맥류는 뇌 속에 생긴 꽈리처럼 생긴 혈관 기형. 혈류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 갑자기 생명을 잃는 응급질환이다. 다행히 요즘엔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뇌동맥류를 미리 찾아내 제거한다. 코일 색전술은 사타구니 동맥을 따라 도관(카데터)을 머리 속까지 집어넣어 꽈리 모양의 기형혈관 속을 코일로 메우는 시술. 방법이 간단해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다음날 퇴원도 가능하다.
◆최대한 기능을 살린다=한 달여 전부터 말이 어눌해지고, 두통을 느껴 신경외과를 찾은 김모(47)씨. 진단 결과 좌측 전두엽에 커다란 종양이 있었다. 당장 절제가 필요했지만 언어중추를 누르고 있는 종양의 위치가 문제였다. 수술 도중 이곳을 잘못 건드릴 경우 말을 못하는 상황을 부를 수 있기 때문. 수술팀은 환자에게 어웨이크 수술을 권했다.
집도의는 머리를 열 때만 가볍게 마취를 하고, 이후 환자를 깨어나게 한 뒤 계속 말을 걸며 수술을 한다. 환자의 말이 중단되면 언어중추를 건드린 것으로 판단해 재빨리 수술 방향을 바꾼다. 서울대병원은 2005년 뇌자도 센터를 개설하고, 인체 기능을 살리기 위한 어웨이크 수술을 활성화하고 있다. 요즘에는 파킨슨병·근육긴장증 등 이상 운동을 보이는 난치성 환자도 신경외과에서 시술한다. 대표적인 것이 뇌심부자극술.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 미세한 전기를 흘려보냄으로써 증상 유발 부위를 지진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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