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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허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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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9-13
정신과 전문의 공상허언증 [중앙일보 황세희] -예일대 학위와 관련해 반론할 게 있느냐. "난 분명히 2005년 5월에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이 취소된 건지 사기당한 건지 알아보고 있다." -캔자스대도 안 나왔다는데.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것도 확인 중이다." 신정아(35.전 동국대 교수)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황당할 정도로 당당한 신씨의 거짓말의 정체는 뭘까.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확한 판단은 자세한 상담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아마도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믿어 버리는 `공상적 거짓말(pseudologia fantastica)`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진짜 거짓말쟁이는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도취돼 진실인 양 믿어 버리는 상태라는 것이다. 대개 일부의 사실에다 다양하고 폭넓은 극적인 공상과 거짓말을 섞어 포장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술 자국을 전쟁이나 모험 활동 중에 받은 상처로 꾸미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공상적 거짓말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경계선 인격장애, 자기애적 인격장애 환자들에게서 흔하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 조맹제 교수는 "이들은 남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는데 화려한 말재주에 감정 표현도 풍부해 보여 매력적인 사교계 여성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하며 만일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씨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상적 거짓말도 다른 거짓말처럼 `자신의 이익 추구`라는 본능적 목적을 위해 도덕과 양심을 버린 상태에서 일어난다. 상습적인 거짓말쟁이 중에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도 있다. 이들은 반성이나 죄의식이 없는 게 특징이다. 재발이 잦은 사기범이 여기에 해당한다. 당당하게 하는 거짓말 중에는 이처럼 의식적으로 알고 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정하기 힘든 진실을 무의식을 동원해 거부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당당하고 반복되는 거짓말의 정확한 원인을 찾으려면 정신과 의사의 면담을 받아야 한다. 치료기간도 2년 이상이 필요하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sehee@joongang.co.kr 거짓말 잘하는 사람, 이런 특징 살펴봐라 ( 조선일보 기사 인용) 거짓말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병적 거짓말쟁이(pathological liar)’라는 정신과적 증세를 의심해봐야 한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거짓말을 할 때 ‘뜨끔’한 낌새를 내비친다거나 얼굴이 빨개지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남들이 알아채기 쉽다. 그렇지만 ‘병적 거짓말쟁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없다.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샤론스톤이 거짓말 탐지기를 무사히 통과할 때와 같이, 눈빛도 흐트러지지 않고 심장박동 또한 빨라지지 않은 채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정신과에서 ‘공상적 허언증(虛言症)’으로 설명하는 ‘병적 거짓말쟁이’ 증세는 ‘경계성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를 갖고 있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경계성 인격장애’란 아침에는 평온한 상태로 지내다가도 저녁이 되면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극단적인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등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가리킨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서국희 교수는 “‘공상적 허언증’에 대해서 과거에는 심리상담이나 면담 등 정신치료 위주의 치료법이 시도됐지만, 최근에는 뇌와 관련된 문제로 파악해서 약물치료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학위를 속이거나 부자인척 하는 것도 ‘공상적 허언증’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국내에서는 병적인 거짓말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행동적인 특징을 나열하기는 어렵지만, 외국 사례 가운데 거짓말이 탄로 날 위기가 있을 때 자주 이사를 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상적 허언증’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국민들을 상대로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경우처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져 보지 못한 경우가 그러한 예다. 그렇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과 반대되는 현상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정신과 전문의들은 양심의 가책은 자기 성찰의 과정으로서 중요한 능력이라고 평가한다. 그렇지만 덮어 놓고 ‘모든 것이 내 탓’이라 여기고 죄책감을 갖는 것은 우울증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정범석 헬스조선 기자 jbs@chosun.com 치밀한 계산 따라 움직인 전형적 `지능범` [중앙일보 고성표 기자] “호랑이 등에 올라타기가 어렵지, 일단 타면 호랑이가 멈추기 전까지는 내려올 수 없다.” 가짜 인생을 살아온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의 지난 10여 년 행적은 호랑이를 탄 형국이었다. 명문대 졸업생이라는 거짓말이 쉽게 통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환심을 샀다. 문화계 유력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인맥을 형성했고 미술계의 주목 받는 인사로 떠올랐다. 정부의 막강한 실세였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후원까지 등에 업었다. 그러나 신씨는 허위 학력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결국 호랑이 등에서 굴러 떨어지는 신세가 됐다. 신씨는 18일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함으로써 자신에게 쏠린 의혹의 일부를 시인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그는 당당하게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신을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은 인사와 언론에 적대감을 내보였다. 변명과 거짓말이 한계에 이르렀는데도 신씨는 ‘예일대 박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자신은 분명히 박사학위를 받았고, 오히려 브로커에게 사기당한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신씨의 이런 행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부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들은 공상허언증(空想虛言症)으로 진단했다. 공상허언증은 거짓말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정신질환의 한 형태다. 신씨의 정신 상태를 공상허언증으로 규정하면 법적인 잣대로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신씨의 경우를 공상허언증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공상허언증 환자는 아니다 신씨의 거짓 행각을 굳이 이름 붙이면 ‘성격장애로 인한 자기합리화’다.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삐뚤어진 성격의 소유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사회 규범이나 규칙, 법의 권위를 우습게 생각하고 자신의 행위를 다양한 이유를 붙여 정당화한다. 범죄학적으로 이들의 자기합리화 행태를 ‘중화이론(中和理論)’이라고 한다.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해 스스로가 져야 할 책임을 없애는 것이다. 따라서 죄책감도 없다. 박사학위가 가짜로 드러나자 “브로커에게 속았다”거나 “(각종 루머가 나도는 것은) 내가 싱글이고 여자인 게 문제”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신씨의 언행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성격장애의 정도가 심해지면 반사회적 ‘사이코 패스’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2002년 허위 경력이 드러나 방송계에서 퇴출당한 사건과 흡사한 점이 많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국제금융 박사를 취득한 뒤 CNN 기자와 해외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다며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웠던 H씨. 귀국 후 라디오·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제경제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하지만 그가 내세운 화려한 이력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처음 자신에 관한 의혹이 제기됐을 때 H씨는 “나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날조된 사실을 퍼뜨린다”며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학력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동문들의 제보와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고 나서야 그는 침묵했다. 신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력만 받쳐주면 나머지는 자신의 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인 1997년 금호미술관에 영어 통역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갈 무렵부터 신씨는 이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 이후의 모든 과정은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계별·상황별로 치밀하게 짠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었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사실과 정황으로 살펴보면 그의 행위는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범죄에 해당한다. 검찰은 사문서를 위조해 해당 기관의 업무를 고의로 방해하고,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청탁과 횡령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많은 화이트칼라 범죄에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씨는 더 대담하고 치밀하게 행동하고 방어해 왔을 뿐이다. 혐의 드러나면 말 바꿔 고위직에 있거나 명망 있는 인사일수록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연루되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잃지 않기 위해 방어기제가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학력 위조 의혹이 한창 제기되던 7월 중순 신씨가 돌연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일단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두 달간 머물며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모색했을 것이고, 예상을 깨고 전격 귀국했다. 공상허언증 환자들은 신씨처럼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행위를 할 수 없다. 이성적인 판단과 대처도 불가능하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하는 법도 없다. 그들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신씨는 검찰 수사로 자신의 혐의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자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꿔 학력 위조를 뒤늦게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16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긴급 체포된 신씨는 18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신씨는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말이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체면을 구긴 검찰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이수정 교수.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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