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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일생 비법은 ‘높은 정서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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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9-29
구사일생 비법은 ‘높은 정서지능’ [한겨레]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한국방송>의 한 프로그램 가운데에는 ‘산자의 법칙’이라는 꼭지가 있다. 여러 위기 상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해 시청자들이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흥미 있고 유익한 내용이다. 흔히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사례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생존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정서지능’이 높고,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이큐(EQ)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표현하며, 의사 결정 때 감정을 적절히 이용하고 조절하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기준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유형을 크게 ‘감찰형’과 ‘무시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관심을 기울이는 유형이며, 후자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축소시키는 것이다. 두 유형의 차이를 지하철 탑승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여러 사건과 사고가 자주 생겨 꺼림찍하지만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을 때, 감찰형 사람은 지하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기의 유형을 파악하고, 대피소 위치와 탈출방법 등을 미리 알아둔다. 하지만 무시형은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거나 사고가 나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갖는다. 여러 사고 생존자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정서지능이 높고, 감찰형에 가까운 사람이 사고 생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한 뒤 나타나기 쉬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도 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잘 파악하고 그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 대처하기 때문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을 겪고도 이를 잘 이겨내는 것으로 추정한다. 2005년 8월 초순 309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여객기가 캐나다 토론토의 피어슨 국제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에서 이탈해 기체가 화염에 휩싸여 전소했다. 그러나 43명만이 타박상과 가벼운 호흡곤란 증세로 치료를 받았을 뿐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 제대로만 대처하면 비행기 사고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위기의 순간을 미리 상상해 준비하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그러나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잠재적인 위기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대처 방법을 강구하는 게 애써 두려움을 피하는 것보다 사고를 만났을 때 생존 확률을 높인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행동하는 태도, 이것이 바로 생존자들의 비결이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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