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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엔 독서가 훌륭한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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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09-29
“우울증엔 독서가 훌륭한 치료법”


[내일신문]
영국 보건기관 ‘비블리오테라피’로 불안장애·알코올의존환자 치료 입증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독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비블리오테라피’란 이 치료법은 약 없이도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의존 초기단계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치열한 경쟁과 과중한 업무, 가족·대인관계 등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늘면서 신경·정신질환 발병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9월 발표에서 60개국 24만5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3.2%로 천식(3.3%)과 비슷한 수치였으며 당뇨병(2.0%)보다는 월등히 많은 흔한 질병이라고 밝혔다. 또 가장 최근 실시된 종합통계인 200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 신경 장애가 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총 질병부담의 약 18%를 차지했고 그 중 우울증이 6%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에 빠지거나 초조, 불안, 불면 등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독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늘고있다.

‘비블리오테라피’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상당수의 자기개발 저서들이 환자의 정신적 건강을 현저히 향상시킨다는 일련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심리학전문학술지인 ‘행동연구와 치료’는 5월에만 2건의 우울증환자와 감정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비블리오테라피 연구사례를 발표했다.

또 영국 공중보건시스템은 올해들어 수만명의 환자들에게 자기개발 도서 읽기를 처방했다. 카디프 대학의 닐 프러드 심리학교수는 “경미한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상당수가 비블리오테라피로 증상이 완화돼 추가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까지 호전됐다”고 밝혔다.

자기개발 도서는 수십 년전부터 출판사와 대중으로 부터 가장 많은 인기를 얻어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인 ‘심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올해 자기개발용 책 판매수익은 지난해보다 늘어 6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자기개발 도서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출시된 수만권 중 단 5%만이 임상실험을 거쳤을 뿐이기 때문. 현재 자기개발용 책들은 마치 마법의 약물처럼 여겨지는 반면 아무런 관리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여러 임상실험 결과 과학 및 의료적 지식이 없는 작가들이 저명한 의사만큼이나 우울증 치료로 유명해 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공동으로 우울, 불안 등 심리적 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시험은 의약품에 대한 연구와 같은 형태로 이뤄진다. 즉, 우울증 환자의 치료 전 후 상태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상태를 비교하는 것. 여러 임상실험 결과 중에서도 특히 스탠포드대학 데이빗 번스의 정신의학자 ‘약없이 불안에서 벗어나기’란 책은 상당수 독자의 우울증 증상을 완화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경우 우울증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6개월 까지 기다려야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공중보건시스템은 긴급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단계의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이들에 대해 치료 첫 단계로 ‘비블리오테라피’를 권하고 있다.

물론 비블리오테라피가 기존 우울증 치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2003년 임상심리학저널에 실린 글에 따르면 비블리오테라피는 일부 우울증과 경미한 알코올의존, 불안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저널은 “알코올중독이나 흡연의존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bibliotherapy, 문학으로 병을 치료한다

문화일보|기사입력 2008-02-28 14:30 기사원문보기
문학으로 심신의 병을 치료하는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y·문학치료)가 근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블리오테라피’의 어원은 biblio(책, 문학)와 therapeia(병을 고쳐주다)라는 그리스어의 두 단어에서 유래했다. ‘문학치료’는 미국의 경우 2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나 국내에선 2000년대 들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국내 문학치료는 아직 교육과 자격증 제도 등이 정리되지 않았고 전문가도 부족해 적지 않은 오해를 낳고 오용이 되기도 한다.

월간문예지 ‘문학사상’ 3월호는 문학평론가 이병훈, 변학수 경북대 대학원 문학치료학과 교수, 이봉희 나사렛대 영어학과 교수 등 문학치료 전문가들로부터 국내의 문학치료 현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있다.

‘문예아카데미’에서 문학치료를 지도하고 있는 이병훈씨는 문학치료의 목적이 ‘건강한 정신과 심리상태를 되찾는 것’(recovering)이라고 말한다. 독서치료사와 참여자(환자)가 독서, 대화, 글쓰기를 통해 ▲진단 ▲동기부여 ▲문학치료 단계를 거쳐 정신적 불안증이나 성격장애를 치유한다.

이씨에 따르면, 문학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각각 자기 자신, 타인, 사회, 삶 자체에 대해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는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런 사람들은 각각 자기 확신 부족과 과도한 소극성, 사랑, 우정, 존경 등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나 배척, 사회 적응력 부족, 삶의 의미와 가치, 죽음, 자유, 정의 등에 대한 극단적 신념을 지니는 등의 특성을 보인다.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동일시’, ‘자기 들여다보기’, ‘비교하기’, ‘타인에게 말 걸기’ 등과 같은 심리적 체험을 경험하는데, 문학치료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참여자를 진단하고 보다 성숙한 자아를 회복하도록 돕는다.

변 교수는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는, 존재간의 불가능한 소통의 벽을 노래한 김기택의 시 ‘소’를 통해 문학치료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참여자들에게 시와 관련된 질문을 주고, 답변을 적으라고 했을 때 만약 참여자들이 이 시를 표피적으로 판단하고 내면적이고, 정서적인 글을 쓸 수 없다면 그것은 강박성에 속한다. 반대로 너무 많은 슬픔이나 정서를 환기한다면 그것은 히스테리성에 속한다. 치료사는 전자의 경우엔 더 감성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후자는 좀 더 인지적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변 교수는 최근 문학치료가 오용되면서 마치 심신을 치료하는 상황별 문학작품 리스트인 ‘X파일’이 존재하는 것처럼 회자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치유를 위한 독서는 학교에서 수업하듯이 전체 내용을 파악하거나 도덕적인 평가를 하거나 교훈을 찾는 일도 아니다”며 “치료사는 유발할 수 있는 상상공간이 큰 텍스트(의 일부)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문학치료학회(NAPT)의 한국 대표자인 이봉희 교수는 “문학치료의 가장 좋은 점은 문학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자기 성찰적 글쓰기나 감정표현 글쓰기 등을 통해 일생 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자가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학교폭력과 청소년 우울증, 자존감 상실, 노인복지 및 현대인의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문제들의 해결에 문학치료가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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