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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 치료, 식약청은 손 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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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7-10-14
마약중독 치료, 식약청은 손 떼라?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최근 유명 록가수 전인권(53)씨가 히로뽕 투약 혐의로 구속 수감된 가운데 실제 마약류 투약 혐의로 세 차례나 구속된 적이 있는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구속보다는 재활치료를 우선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키로 해 화제가 됐다.
김씨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마약류) 중독자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며 “저의 경험으로 봐 금지약물중독자의 신체를 구속하고 사회와 격리시키는 감옥에 수용하는 것은 개인에게나 사회에게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내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 및 재활시스템이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마약류 투약사범 4227명 중 전문치료기관을 통해 ‘치료보호’를 받은 경우는 전체의 9.2%(389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들 치료보호자 중 스스로 치료를 위해 입원한 244명(62.7%)을 빼면 실제 치료보호율은 3.4%로 훨씬 떨어진다.
실제 검찰의 치료보호조건부 기소유예와 법원의 형집행유예 선고 시 치료보호조건부 보호관찰의 비중이 여전히 낮다는 얘기다.
그나마 있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병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 24개 치료보호 지정기관 중 무려 16개(66.7%) 병원에서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 실적이 전무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은 “전문적으로 마약사범을 치료하고 재범을 막기 위해 재활훈련을 주관할 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마약사범 급증, 치료기관은 그대로 = 최근 5년간 마약사범은 2002년 1만673명을 정점으로 2003년 7546명, 2004년 7747명, 그리고 지난해 7709명 등 비교적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2004년까지 30% 수준을 유지하던 재범률의 경우 2005년 42.8%, 2006년 45.0%까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법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마약관리팀 관계자는 “마약류 사용억제를 위한 그동안의 정부정책이 ‘강력단속을 통한 공급차단’ 등 엄벌주의에 포커스가 맞춰졌지만 급증하는 마약류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마약류에 대한 수요감소 정책으로 청소년에 대한 예방교육 및 마약류 투약사범에 대한 치료재활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기관은 법무부 산하 공주치료감호소와 국립부곡병원 부설 약물중독진료소 등 25개 기관이다.
그러나 500병상의 공주치료감호소와 200병상의 약물중독진료소를 뺀 나머지 23개 치료보호기관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지방공사인천의료원과 지방공사포항의료원 등은 지정 병상수가 2~3개에 그쳐 ‘지정을 위한 지정’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3년간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기관도 8군데나 된다.
국립 치료보호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 및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5명 이상이 입원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영 부담으로 인해 치료보호를 꺼리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치료감호 기능을 담당하는 공주 치료감호소 역시 정신과 의사 한 명당 치료대상이 140여명에 육박하는 등 고질적인 인력난과 일반병원의 절반에 불과한 보수 등으로 인해 제 기능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설 재활치료시설인 송천쉼터는 최대 수용인원이 12~14명 수준이 그치는 등 재활수요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식약청은 2013년까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 광역별로 5개의 전문 재활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내년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그 시기가 늦춰졌다.
◇ “식약청 손 떼라?” = 대통합민주신당 김춘진 의원은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등 약품에 대한 관리는 식약청이 맡고, 약물중독자에 대한 치료·재활·사회복지 기능은 복지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 기능을 식약청에서 보건복지부로 옮겨와야 한다는 얘기다.
약물중독의 치료는 장기간의 시간과 고도의 치료기술은 물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데 현재 식약청의 치료보호업무는 치료비용만 보조할 뿐 약물중독의 치료와 재활의 근간이 되는 연구와 교육, 예산, 인사 등 포괄적 인프라가 부재하다는 것.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알코올 중독이나 인터넷·도박 중독 등 각종 중독문제에 대해 국가차원의 일관되고 종합적인 정책수립을 위해 복지부 내에 가칭 ‘중독관리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마약사범(복지부)과 환각물질사범(환경부)에 대해 치료와 재활, 복지기능을 복지부로 일원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마약류환각물질 남용자 및 중독자의 치료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정부 개정안(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과 함께 병합심의할 계획이다.
국내 대표적인 ‘마약 전문가’로 통하는 전경수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 단장(라파의료교정교실 교수)은 또다른 관점에서 “식약청은 마약류 치료 및 재활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약류 투약사범은 처벌과 치료가 병행돼야 재발과 재범을 막을 수 있다”면서 “교도소와 병원이 절충된 새로운 형태의 기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복지부가 예산을 대고, 운영은 법무가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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