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참여
뇌 스캔, 법정에 채택될까
- 담당부서 :
- 전화번호 :02-2204-0107
- 등록일 :2007-11-11
Why] 뇌 스캔, 법정에 채택될까
(조선일보 기사 인용)
조장희·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
미국 현직 판사들과 10여개 대학 소속 과학자와 법학자, 철학자들은 맥아더 재단으로부터 1000만달러가 지원된 3년짜리 ‘법과 신경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개인의 행동을 관장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 구역을 자기공명장치로 촬영해 뇌의 이상 여부를 가리는 뇌 스캔이 법정에 도입되면 사법 체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게 이 연구팀의 과제다. <연합뉴스 11월1일자 보도>
인간의 두뇌 작용과 행동 사이의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과학분야에서 커다란 도전으로 여겨져 왔다.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원리를 직접적으로 밝히는 것이 과거에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주로 동물실험을 하거나 행동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두뇌와 행동과의 관계를 설명하곤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새로운 기법인 뇌 영상 기법이 개발됨으로 인해 수술을 하지 않고도 건강한 인간에게도 이러한 연구를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특히,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기법’(fMRI)은 지난 15년간 인간의 고등행동과 두뇌활동 사이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과 연관된 뇌 영역 탐구에서 발전해, 인간의 복합적인 사회활동과 관련된 두뇌의 작용을 연구하는 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분야를 사회성 뇌과학 (social neuroscience)라는 별개의 학문 영역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최근 이와 관련한 뇌영상 연구 결과, 청소년기에 두뇌 특정 부분의 이상이 사회적인 환경과 맞물려 도덕적 행동 및 판단의 장애를 가져온다는 보고가 있었다. 두뇌 특정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인간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신경전달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분비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들 수 있다. 폭력을 행사할 때는 세로토닌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된다. 이렇게 되면, 두뇌 깊숙한 부분에 자리잡은 변연계나 두뇌의 앞쪽 부분인 전두엽(기억력·사고력 등의 고등행동을 관장함)이 비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실제로, 폭력적인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기법’을 사용하여 두뇌 활성화를 관찰하였을 경우 이 두 부분이 정상인들과 다르게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피가 낭자한 잔인한 장면을 봤을 때 일반인들의 편도체 활성화 정도가 10이라고 한다면, 범죄자의 경우는 절반 정도에 그친다. 사람이 화가 나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불안하고 우울하면 체온이 떨어져 몸이 싸늘해지는 것은 편도체의 기능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범죄 행위는 충동적인 성향과 깊이 연관돼 있다. 감성 혹은 정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정서를 관장하는 편도체가 축소될 수 있다. 살인이나 강도를 포함한 충동적 폭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뇌 영상을 살펴보면 편도체의 크기가 정상인들보다 작은 경우가 많다.
또한, 반사회적 성격장애자(사이코패스·psychopath)들은 공감(共感) 능력이 현저히 떨어짐을 뇌 스캔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변연계와 더불어 두뇌의 옆부분인 측두엽 부분과도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무지막지한 마피아 조직원이 가녀린 여성을 마구잡이로 구타하는 장면을 보여줬을 때, 일반인들은 여성의 입장에 공감해 고통을 느끼거나 끔찍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전혀 반응이 없다. 일반인들은 측두엽이 활성화 되는데, 범죄자들은 아예 없거나 매우 적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들을 보면 범죄행위와 두뇌의 활성화 및 두뇌부위의 해부학적 정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법집행 같은 실제 생활에 적용시키기에는 아직까지 많은 장애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 뇌영상법의 연구결과들은 일종의 확률이나 경향성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뇌부위의 활성화나 해부학적 크기 등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범죄행위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위험한 발상이다. 편도체의 크기가 작다고 해도, 반드시 폭력성이 높아서가 아니라, 간질이나 뇌종양과 같은 질병 등을 앓아 해당 부위가 축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조장희·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 즉, 특정 뇌 부위의 비정상적 활성화가 범죄행위와 관련성이 있을 수는 있지만, 범죄행위 자체를 설명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범죄행위와 인간의 자유의지 사이의 연관성은 뇌영상법으로 밝혀내기 어렵다.
개인의 도덕적 판단 기준도 두뇌 특정 부위 반응에 못지않게 범죄행위를 야기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뇌영상에 의한 정보는 확정적인 결론이 아니라, 범죄행위에 관련된 보조적이며 참고적인 역할만을 할 수 있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가 적용되지 않는 자료입니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