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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다 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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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12-14
건강하게 살다 죽는 법 [머니투데이 배영덕 한림대의대 교수(류마티스내과)][편집자주] 【배영덕 교수는 `잘 죽는 법`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는 의사이기 때문에 죽음과 마주치는 일이 많답니다. 그러다보니 죽을 때 죽더라도 죽는 순간까지 내 의지대로 몸을 움직이며, 활기있게 살다 죽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됐다는군요. 이 칼럼을 통해 의학적인 관점에서 이같은 고민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려 한답니다. 배 교수는 한림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류마티스내과 전임의를 거쳐 현재 한림대 류마티스내과 교수(전문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배영덕 교수의 자~알 죽는법`] 사람들이 태어나 죽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지만 약 66년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8.5살(여성 82살, 남성 75살; 2007 세계보건 기구 통계)이다. 이 평균수명은 몇년간 해마다 1.5세 정도 증가하고 있다. 계속 이 속도로 한국인의 수명이 늘어나게 된다면 20년 뒤의 평균 수명은 100살을 넘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수명에는 관심이 많지만 건강수명이라는 개념은 잘 모르는 듯하다. 건강수명이란 질병이나 장애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시간을 평균 수명에서 뺀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남성 67.4살, 여성 69.6살이다. 앞서 평균수명 78.5살을 감안하면 10년 가량 건강하게 생활하지 못하다가 죽는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한국인들이 그렇지 못한 데에 대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유독 한국에서만 벽에 * 칠할때까지 산다는 얘기가 있는 것데에도 한국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필자의 외래 진료시간에는 유독 할머니들이 많다. 20년, 30년씩 관절염으로 고생하다가 죽기 전까지 자기 힘으로 생동감있게 생활하지 못하는 분들을 너무 많이 보고있다. 이런분들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늘리지만 건강수명을 줄이는 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필자를 안타깝게 만든다. 사람들이 건강하게 죽지 못하는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만 있으면 모든 사람은 건강하게 죽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아는 범위내에서 현대인이 죽게되는 가장 많은 원인은 감염, 면역, 유전이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런 원인들은 많은 분야에서 정복되고 있다. 이런 원인들 가운데 현대에 오면서 의사들이 가장 많이 정복을 한 분야는 감염이다. 한국전쟁 전후에 문제였던 기생충 질환은 이제는 거의 보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인을 오랫동안 괴롭히던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 간암도 이제는 B형 간염백신을 온 국민이 맞으면서 B형간염과 연관된 사망은 현저히 줄게되었다. 100년전만 해도 인류는 천연두의 `죽음의 공포`로 떨었다. 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이제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박멸됬다`고 발표했다. 지금 10대, 20대들에게서는 폴리오 바이러스에 의한 소아마비도 찾아볼 수 없다. 푸른곰팡이에서 나온 페니실린은 처칠을 살렸지만, 이제는 더이상 항생제로서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발전된 다양한 항생제, 항진균제(곰팡이), 항바이러스제가 많이 나왔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가 다시 역병으로 돌기전에는 인류는 감염에서 해방될 줄로만 알았다. 면역 이상도 건강하게 죽지 못하는 또하나의 원인이다. 면역에 혼란이 오면 두가지 면에서 이상이 생기게 된다. 한가지는 DNA 이상이 생겨 자멸하지 않는 세포를 죽이지 못해서 생기는 암(악성종양)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자기정체성의 혼란으로 자기와 남을 구별하지 못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최근들어 암치료를 위한 수많은 약제가 나오고 수술법도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평균수명을 늘리는 데 한몫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암의 정복은 요원해 보인다. 항암제를 맞고 생명은 늘어도 건강한 죽음이 환자들에게 찾아오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원인모르는 병으로 환자가 입원을 하게 되면, 의사들은 일단 류마티스 내과의사(필자의 전공과목이다)를 부른다. 괴질이라면서 환자 좀 봐달라고 의뢰한다. 자가면역질환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런 면역질환도 과학의 덕을 보면서 혁신적인 치료약제가 발명되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치료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유전에 의한 원인이다. 이 분야는 아직까지 가장 발전이 적게 이뤄진 분야로 보인다. 유전이상은 대부분 선천적이지만 발현되지 않는것도 많고, 발현되더라도 순수하게 유전의 이상으로만 발생하는 병은 적지 않은가 생각된다. 인간의 게놈(유전체)을 완성했다고 하니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위의 세가지 질환원인을 극복한다면 건강수명이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현대에서 건강수명을 방해하는 요인, 다시말해 진정으로 인간을 건강하게 죽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성인병이다. 이것들을 극복하게 되면 건강수명이 평균수명과 같아질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는 평균수명이 줄어들지라도 건강수명이 늘어서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죽을 수 있는 날을 항상 꿈꾸어왔다. 모든사람이 평균수명만큼 건강수명을 누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다음 연재 글에는 구체적으로 건강수명을 깍아먹는 질환들과 그 예방법 또는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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