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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우울하면 살이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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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7-12-31

아이들도 우울하면 살이 찐다?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12-24 10:17 기사원문보기

초등학교 3학년 김경호(9)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는 일이 잦았다. 2개월 전부터는 두통 때문에 조퇴를 하거나 양호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김군은 폭식을 하더니 급기야는 한 달 만에 10㎏의 체중증가를 기록하게 됐다. 그는 최근 정신과에서 소아우울증으로 인한 폭식증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기분이 체중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적지 않다. 비만인 소아는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미국 브랜데이스대학의 엘리자베스 굿맨 박사는 소아과 전문지 ‘소아과학’ 9월호 인터넷판에서 7~12학년 아이들 93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울증이 있는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비만아가 될 위험이 2배나 높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486명을 대상으로 비만도를 측정한 결과, 소아우울척도가 12점 이상인 우울성향이 있는 소아 중에서 비만은 13.9%, 우울성향이 없는 소아 중에서는 7%로 나타났다. 무려 2배 가까이 비만확률이 높은 것이다.

우울성향이 있는 소아는 그렇지 않은 소아보다 비만과 관련된 생활습관을 더 많이 갖고 있었다. 첫째, 우울성향이 있는 사람은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다. 기분이 안 좋으면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는데 몸이 세로토닌을 보충하기 위해 당 성분을 필요로 하기 때무이다. 당 성분을 먹으면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트립토판을 제외한 다른 아미노산의 혈중 농도가 낮아진다. 이 때 상대적으로 증가한 트립토판은 신경계로 가서 세로토닌으로 변환돼 부족한 세로토닌을 보충하는 원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로 우울성향이 있는 소아가 우울성향이 없는 소아보다 채소, 과일, 우유나 유제품과 같은 건강한 음식보다는 튀김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의 고당질, 고칼로리의 음식을 선호했다.

둘째, 우울성향이 있는 소아들이 우울성향이 없는 소아들보다 비활동적이다. 이들은 활동적인 운동습관보다 컴퓨터 사용이나 TV시청 같은 비활동적인 생활습관을 즐겼다. 한림대 성심병원 박경희 교수는 “우울증이 있는 아이들이 아무래도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하다 보니 움직일 기회가 줄어들고, 덩달아 운동할 기회도 줄어든다. 아이가 밖에 나가서 놀지 않고 집안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우울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아 우울증은 진단이 어렵다. 우울증이 있는 아이들은 짜증을 내거나 행동을 과장되게 하고, 공격적이고, 비행을 저지르는 등 위장된 우울, 즉 가면성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인처럼 확실한 우울감을 표출하지도 않는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신동원 교수는 “부모는 평소에 아이들과 개방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우울증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아이가 우울증세를 보일 때는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비만 뿐 아니라 제2, 제3의 문제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소아우울증 예방

1. 여행, 저녁식사 등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자. 함께 한 추억이 있어야 이야깃거리도 많아진다. 평소에 자기 생활하기 바쁘다가 갑자기 “대화를 하자”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이야깃거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2. 아이의 기분을 맞춰주자. 부모가 혼내도 아이의 잘못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차라리 부모가 아이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3. 상, 벌 규칙은 미리 아이와 합의해서 정하자. 엄마의 기분에 따라 야단치는 것을 아이는 싫어한다.

4. 아이를 소중하게 대하자. “네가 내 아들, 혹은 딸이라서 참 기쁘다”, “너는 00을 참 잘하는구나”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

5. 화난 상태로 아이를 혼내지 말자. 감정이 실리면 오버하기 쉽다. 혼내고 후회하지 말고, 잠시 참았다가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신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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