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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걱정 많은 당신, 심하게 까칠해진 당신 정신질환을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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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2-20

유난히 걱정 많은 당신, 심하게 까칠해진 당신 정신질환을 의심하라

조선일보|기사입력 2008-02-20 10:05 기사원문보기
한국인 17.1%가 정신질환

자신도 모르게 고통받고 있다


전체 545만 중 감추어진 환자 529만명

치료 방치하면 방화 등 사회문제로 번져

불안·우울 2주 이상 되면 병원상담 필요


결혼 생활 6년째인 주부 김진희(35·가명)씨는 언제부턴가 외출하기가 꺼려졌다. '혹시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추락하지 않을까?' '지하철에 누가 불을 지르면 어떻게 할까'하는 걱정 때문. 친구들은 "온 세상 걱정 혼자 다 짊어지고 산다"고 말하지만 김씨는 정말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깔끔한 성격도 도가 지나치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과자 부스러기 하나도 눈에 거슬린다. 이런 성격 때문에 자주 부부싸움을 벌였고, 급기야 이혼 위기까지 내몰렸다. 김씨는 '범불안장애'와 '강박증' 진단을 받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중소기업 마케팅 과장 윤영우(38·가명)씨. 일 잘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본인으로선 죽을 맛이다. 4년쯤 전부터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 그래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 가기가 싫고, 출근해선 부하 직원에게 신경질과 짜증을 자주 낸다. 신경도 엄청나게 예민해져 언제부턴가 "성격 까칠한 사람"이란 얘기를 듣게 됐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약해져 몸이 조금만 안 좋아져도 '혹시 암이 아닐까'란 걱정을 한다. 윤씨는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우울증 통원 치료 중이다.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정신을 잃고 발광(發狂)하는 사람만 정신병 환자가 아니다. 직장에서 매일 아옹다옹 다투며 일을 하는 동료, 심지어 살을 맞붙이고 사는 아내나 남편이 멀쩡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보건복지부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17.1%에 해당하는 545만 명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으며, 알코올·니코틴 중독자를 제외하더라도 8.3%인 약 264만 명으로 추정된다. <본지 2월13일자 D7면 보도> 이중 정신분열병이나 알코올중독 같은 중증 정신장애로 병원이나 시설에 입원한 환자가 2006년 기준 6만5498명(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나머지 약 529만 명은 겉으로 봐서 정신 질환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어 실감하지 못하지만 충치 환자(526만 명)만큼 많은 정신질환자가 정상인들과 뒤섞여 생활하면서 갈등과 애증의 삼각함수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 건강보험공단의 '2006년 정신질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총 181만 명이다. 이유 없이 불안을 느끼는 불안장애 환자가 75만 여명, 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기분장애 환자가 63만 여명이었다. 결국 약 360만 명의 정신질환자가 자신에게 정신질환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거나, 정신질환이 있는 줄 알아도 치료를 받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는 "머리나 배가 아파서 내과에 갔는데 이상이 없다는 사람 중 상당수가 정신질환일 것이다. 정신질환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정신병자 취급 받기 싫어서나, 심지어 가족이나 직장동료조차 정신과 왜 가냐고 말리는 경우가 많아 외롭게 병을 겪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신질환 치료를 소홀히 할 때 발생하는 개인적, 사회적 손실은 엄청나다. 가정 폭력과 이혼, 가정파탄은 물론이고 직장생활을 유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도 크다. 경우에 따라선 방화, 살인, 자살, 성폭력 등 사회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따르면 정신질환의 직·간접 사회적 비용은 3조8298원 억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차지한다. 미국도 한해 1478억 달러가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으로 소모된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안호균 교수는 "정신질환 중 잘 모르고 넘기는 대표적인 것이 불안장애와 기분장애다. 우울감과 불안감이 2주 이상 지속되고, 본인이나 타인에게 불편함을 줄 정도라고 느껴진다면 정신질환을 의심해야 하며 조기에 병원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합리적 공포 지속되면 불안장애

요령 없고 말귀 못알아 들으면 정신분열
여성에 불안장애 많이 나타나 침울하고 말 적어지면 우울증
강박장애, 완벽주의와는 달라

출근길 흘려 들었던 노래가 하루 종일 입에서 맴돈 적은 누구나 한번쯤 있다. 또 외출하면서 가스밸브에서 시작해 수돗물과 문이 잠겼는지 여러 번 확인해야 외출할 수 있는 주부도 많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을 씻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것도 정신질환 때문일까?

강박적 행동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없고, 당사자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정신질환이 아니다. 이런 행동이 문제가 돼서 생활에 지장을 받을 때 비로소 정신질환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이 없는 주부도 가스밸브가 잠겼는지 서너 번씩 확인하는 강박적 행동을 할 수 있지만 일단 외출한 뒤엔 비정상적인 걱정을 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인 경우엔 서너 번씩 확인을 했더라도 무엇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계속 떠올라 극도로 불안해지고, 집에 돌아 와야만 비정상적인 걱정과 불안해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 영화 ‘분홍신’의 한 장면. 정신질환을 갖고 외부와 소통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공포를 느낄 수 있다.

>> 불안장애_특정공포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 SD),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특정공포증= 누구나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면 식은 땀이 나거나 맥박이 빨라지거나 가슴이 답답해져 오지만 특정공포증 환자는 높은 곳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온몸이 떨려오며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처럼 특정공포증은 자신의 공포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건, 상황, 장소로 인해 통제할 수 없는 공포를 갖는 병이다. 특정공포증은 높은 곳이나 물 등을 무서워하는 상황형, 피를 보거나 주사 및 의학적 검사에 공포를 갖는 혈액-주사-손상형, 동물이나 곤충을 두려워하는 동물형 등의 순(順)으로 많다. 보통 1개 이상의 공포대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2배 이상 많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지워지지 않는 정신적 흉터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나 전쟁 같은 극단적 상황은 물론이고 교통사고, 강간, 어렸을 때의 신체적 학대, 부모의 죽음 목격 등도 원인이 된다. 특히 어렸을 때의 정신적 상처가 잘 치유되지 않으면 PTSD가 잘 발생한다. 사회적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 및 여성에게 더 자주 발병한다. 또 학력이 낮을 수록, 나이가 많을 수록, 피해기간이 길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 몽크의 '절규' /조선일보DB

■범불안장애=6개월 이상 모든 일을 부정적이거나 극단적으로 생각하면서 지나치게 불안해 할 때 범불안장애로 진단한다. 두통, 가슴통증, 근육통, 수면장애 같은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심해지면 우울증, 알코올의존, 대인공포증, 공황장애 등으로 발전하기 쉽다. 범불안장애 증상을 성격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발견이 쉽지 않다. 두통 등 신체 증상이나 우울증 등 합병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50대 이후 발병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

■강박장애=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 같은 행동을 강박적으로 되풀이하게 되는 병이다. 그러나 완벽주의적이고 지나치게 꼼꼼한 성격과는 다른 문제다. 환자는 강박적 생각이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으며 강박적 행동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려 한다. 남녀 비슷한 빈도로 발생한다.

>> 기분장애_주요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조울증

기분장애는 크게 우울증과 조울증으로 나눈다. 우울증은 증상 정도와 양상에 따라 '주요우울장애'와 '기분부전장애'로 세분된다. 기분부전장애인 경우 심하지 않은 우울증이 거의 매일, 2년 이상 지속되므로 환자들은 우울증을 의심하기 보다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 탓을 한다. 한편 조울증은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활력이 넘치는 것처럼 보이는 조증 상태와 우울한 상태가 번갈아 나타나는 기분장애다. 기분장애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으며, 우울증 환자의 약 50%는 40대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 정신병적 장애_정신분열병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처럼 정신분열병이라고 하면 대부분 머리에 꽃을 꽂고 들판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런 증상은 정신분열병으로 인한 '와해형' 증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와해형 증상을 보이는 정신분열병 환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일반 사람들과 다른 행동양식을 보이는 정신분열병 환자가 많은데 눈치나 요령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나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 중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특히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사회활동을 기피하고 환청이나 망상 증상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 정신분열병일 가능성이 높다. 망상에는 자신이 고문을 당하거나 추적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피해망상과 책이나 신문, 노래 가사 등이 자신에 대한 암시를 담고 있다고 믿는 관계망상 등이 있다. 이에 비해 대인관계가 미숙한 것은 상황에 따라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지능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병은 아니다. 대개 정신분열병은 청소년기에 증상이 시작되고 유전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도움말=김세주 세브란스병원 교수, 김창윤 서울아산병원 교수,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교수, 주연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 조남욱 헬스조선 기자 kioskny@chosun.com
 
 

우울증 호전될 때 자살 많아

자살자 10명 중 5~8명이 정신과 질환
우울증·정신분열병·알코올 의존 주의
주변 가족 관심 갖고 전문의 치료 필요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자살을 생각한다.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지난 2005년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적어도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이 3명중 1명꼴인 33.4%였다.

1987년 8106명 선이던 자살자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만2458명으로 급증했으며, 그 이후에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는 24.7명(2005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10.2명), 프랑스(15.1명), 스웨덴(11.4명), 영국(6.3명) 등 OECD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자살자의 50~80% 정도는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 10년간 1282건의 자살 원인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20.8%), 심리불안(20.6%) 등 정신과 및 정신과 관련질환으로 인한 자살이 41.4%였다.

▲ Getty images 멀티비츠

그러나 이 조사가 자살이 이뤄지고 난 뒤 가족들을 인터뷰해 간접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 정신질환 때문에 자살한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홍식 교수는 "우울증 환자만 자살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신분열증이나 알코올 및 약물의존(중독) 환자 역시 자살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가장 위험한 병은 단연 우울증이다. 우울증 환자의 약 80%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증상이 조금씩 좋아질 때 오히려 자살률이 높다. 우울증이 너무 심하면 자살을 하고 싶어도 그것을 실행에 옮길 힘이 없는데, 증상이 호전되면 자살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활동성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도 자살이다. 미국의 대규모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신분열병 환자의 25~50%가 일생동안 한 번 이상 자살을 기도하며, 환자 10중 1명꼴이 실제 자살로 사망한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자살 위험성을 정상인과 비교하면 30~4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홍식 교수는 "특히 정신분열병이면서 피해망상, 죄책망상, 지시환청 등 증상이 심할수록 자살을 결심하기 쉽다. 이들은 증상에서 오는 두려움이나 죄책감 등 괴로움을 피하려고 자살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은 우울증, 인격장애 등과 더해져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정신과 질환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살자의 약 50%가 술에 취한 상황에서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

알코올 의존자의 40% 정도가 평생 동안 적어도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다는 보고도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의존환자이면서 50세 이상 남성,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 경험, 주요우울증 등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알코올 의존환자에 비해 자살률이 높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자살자들이 선택한 장소는 집과 그 주변이 57.4%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박형민 연구원은 "이 같은 행동은 자살자가 목숨을 끊는 순간에도 누군가 자신의 자살을 말려 주기를 원하는 심리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자살을 실행하기 전 자살자의 약 75%가 주변에 자신의 계획을 말하는 등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자살 가능성이 큰 정신분열병이나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은 항상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대화나 설득만으로 우울증이나 정신분열병 환자의 자살을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약물치료 등 전문의의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자살 위험 징후

①과거에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②극도로 우울하고 불안해하며 지쳐 있다.

③자신의 죽음이 가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④자살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다.

⑤초조해하고 불안해하다 갑자기 차분해지고 편안해 한다.

⑥최근 가족의 죽음이나 건강 상실 등 힘든 일이 있다.

⑦가족 중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

⑧삶의 무가치성을 강조하며 의기소침해 한다.

⑨식사, 성, 수면 등 생물학적 욕구가 현저히 줄었다.

⑩알코올 의존이 있다.

⑪별거나 이혼, 사별로 혼자 살고 있다.

⑫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아낌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위 항목 중 주변에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자살 위험을 염두에 두고 전문적인 도움을 청하는 등 조처를 취한다.


/ 조남욱 헬스조선 기자 kioskny@chosun.com
 
 

정신질환자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당시 대검찰청의 범죄백서(2000년)를 인용하면서 "통계적으로 정신질환자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교통범죄를 제외하면 일반인 범죄율은 2.5%, 정신병적 장애인(17만6396명)의 범죄율은 1.8%여서, 실제로 정신질환자가 0.7% 정도 낮았다. 정신과 의사들도 정신질환자는 자신의 증상 때문에 고통 받느라 남을 해칠 기운도 없으며, 실제로 범죄율도 훨씬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통계에는 함정이 있다. 정신병적 장애인의 범죄율은 계산할 때 정신분열병 등 입원을 요하는 중증 정신병 환자만 포함시켰고, 정신질환이 있지만 병원 진단을 받지 않거나 치료를 하지 않고 있는 기분장애, 불안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는 제외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신질환이 있지만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정상인이 저지른 범죄로 분류돼 결과적으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낮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기분장애나 불안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일반인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과 관련된 범죄는 출산 후 우울증에서 오는 영아살해가 대표적이다. 출산 후 산모는 임신 때와 비교해 급격하게 달라진 호르몬 체계의 변화로 인해 일시적인 우울증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6개월까지 증상이 지속되는데, 원하지 않은 아이를 출산했거나 배우자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 자신의 아이가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는 생각으로 살인까지 할 가능성이 있다.

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나기 쉬운 피해망상 증상이 있는 경우 누군가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으며, 환청 증상 중 누군가를 대상으로 범죄를 하라는 지시를 듣게 되면 환자가 실제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발생한 유년기에 이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발전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발생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충동조절장애 역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충동조절장애 중 '간헐성 폭발장애'는 공격 충동이 억제되지 않아 심각한 폭력이나 파괴적 행동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뚜렷한 동기 없이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이 발생하고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 방화를 하는 병적 방화광도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 조남욱 헬스조선 기자 kiosk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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