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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적 사고…2등도 행복…불가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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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8-20
문화일보

개방적 사고…2등도 행복…불가능 없다

기사입력 2008-08-20 14:30 기사원문보기

'올림픽 신드롬'이 생활을 바꾼다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감동적인 모습이 일반인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고유가·고물가로 대표되는 경제 위기, 장기 촛불시위 등으로 축 처졌던 시민들에게 올림픽이 청량제이자 새 출발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 그만 = 세계 최고들의 경연장을 지켜보면서 아웅다웅 집안싸움에서 벗어나 보다 ‘큰 물’을 보고 통을 키우게 됐다. 지난 3년 동안 고시 준비를 하다 최근 진로를 바꾼 대학생 조혁진(26·서울 종로구)씨는 남자수영 8관왕이라는 위업을 이룬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를 보면서 새 출발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고시 공부라는 반복적이고 제한된 틀에서 벗어나 유럽지역학이라는 큰 물로 나아가기로 한 결정이 잘한 것이었음을 재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철회사에 다니는 조명수(26·충남 당진군)씨는 “한국 여자 핸드볼 경기를 소재 삼아 그동안 갈등관계에 있던 회사 선배와 깊은 얘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면서 “아웅다웅하는 내부 경쟁보다는 ‘우리 회사’라는 큰 틀에서 함께 생각하고 협조하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시위나 광적인 거리응원 등이 사라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의 연장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사회가 배타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다문화·다민족 사회로 접어들었음을 확인했다는 시민들도 많다. 서모(31)씨는 지난 17일 여자 탁구 단체전 동메달이 결정된 뒤 중국에서 귀화한 당예서의 팬카페에 가입했다.

◆일등지상주의 극복 = 일등만 중시하는 세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적과 성적을 떠나 투혼과 감동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김정현(31·회사원)씨도 “한국팀이 이기면 좋지만 굳이 한국팀이 아니라도 좋은 축구 경기를 보는 게 더 즐겁다”면서 “‘한국 승리’라는 생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어느 팀이든 즐겁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이나 국민들 모두 이념으로서의 국가주의보다는 선수 개인이 주는 성취감과 감동에 호응했다”면서 “국가주의나 일등주의에서 벗어난 성숙한 올림픽 응원 문화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국민의 품격 역시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회말 역전을 믿는다 = 천식을 극복하고 세계 1위에 오른 수영선수 박태환,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를 넘어 ‘수영의 신(神)’의 경지에 오른 마이클 펠프스 등의 성공신화는 시민들에게 자신감 회복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이충재(29·서울 서대문구)씨는 “수영, 특히 자유형에선 절대로 우리 같은 동양인이 금메달을 딸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박태환이 1등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못할 것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설동훈(사회학) 전북대 교수는 “경제난 극복에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올림픽이 주는 자신감이 ‘집단적 신바람’으로 나타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현진(사회학) 서울대 교수도 “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세계에 나가 보니 우리가 그렇게 빠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잘난 것도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라며 “이런 자신감이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동철·임정환기자 hhandc@munhwa.com

한국일보

[베이징 2008] 열광적 거리응원, 왜 자취 감추었나

기사입력 2008-08-20 02:48 기사원문보기


"촛불 피로감" "불황탓" 해석 분분

'올림픽 응원 열기는 뜨거운데, 거리 응원에는 왜 사람이 없을까.'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때는 넘쳐 났던 '거리응원'이 유독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만 자취를 감춰 그 배경과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에 맞춰 서울 청계광장에 개설한 거리응원 행사에는 하루 평균 500명 미만의 시민들이 참가, 당초 기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한국과 카메룬의 축구 D조 1차 예선 경기가 열린 7일 7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응원전을 벌인 이후, 참가자는 오히려 계속 줄어들어 하루 평균 500명선을 밑돌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16일 저녁 한국과 일본의 야구 경기 거리응원 참가자 역시 500명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었다.

거리응원 행사를 주관하는 광고대행사 TBWA 이원두(40) 국장은 "최소 1,500명 정도는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행사를 시작했는데, 참가자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

거리응원이 외면 받는 현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시민들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이유는 '거리문화에 대한 피로감'이다. 광화문 인근에 직장이 있는 이모(31)씨는 "5월 이후 촛불집회로 저녁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거리에 나서기 보다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차분하게 응원하고 있다" 고 말했다.

올림픽 중계방송의 특성에서 이유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이원두 국장은 "월드컵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처럼 한 종목만 중계하는 경기 방송과 달리, 올림픽은 야구 핸드볼 역도 등 여러 종목을 번갈아 가며 소개하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도가 떨어진다"며 "열광적인 거리응원이 불가능한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2)씨도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는 경기가 비인기 종목인 경우가 많아 대다수 시민들이 경기 규칙을 잘 몰라 열광적인 응원을 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컵 때 전국민을 하나로 묶었던 공동체 의식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는 "불황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면서 계층이나 지역을 뛰어 넘어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 끈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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