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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것도 억울한데…", 부검1년 넘게 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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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9-03
마이데일리

"죽은 것도 억울한데…", 부검 2년 넘게 걸리는 이유

기사입력 2008-08-31 10:24 기사원문보기
최근 CSI 등 미국 과학 수사 드라마의 인기 등으로 국민들의 법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우리나라 법의학자는 크게 부족해 수사의 발목까지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청이 의뢰하는 변사자 검시 건수는 연 4500건이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에서 수행하는 것은 3500건에 불과한 것.

나머지 1000여건의 경우 의대 법의학교실이나 개인병원에 의뢰하는데 문제는 1년 이상 검시결과통보가 지연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법의관이 40명 정도에 불과하고 1인당 부검건수도 연간 300건에 달해 법의학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 턱없이 부족한 법의관, 1년 내내 '시신과 함께'

권익위가 밝힌 2007년 검시현황을 보면 경찰청이 부검을 의뢰한 건은 4366건으로 국과수에서 시행한 것은 3576건이었으며 병원 및 의원, 법의학교실 등에서 수행한 건은 790건에 달했다.

또한 국과수는 시체부검의 경우에는 15일, 의료 및 교통사고 사망 부검은 30일, 병리조직검사는 10일 등 처리기한 규정이 정해져 있지만, 의과대학의 법의학교실 및 개인병원에 의뢰되는 검시는 관련 규정 등이 없어 검시결과 통보가 1∼2년이나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인력부족도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국과수에 근무하는 법의관은 2007년 현재 중앙과 지방을 합쳐 18명에 불과하며, 2007년 한 해 동안 1인당 부검한 건수는 298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부산에는 국과수 남부분소가 설치돼 있지만 법의관이 없어 검시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법의관의 부검건수가 과다해 법의학자의 인력수급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받고 있지만 전국의 41개 의과대학 중 법의학교실이 개설된 곳은 2002년 현재 10곳에 불과하며 전임교원 수도 12명에 불과한 실정.

경찰청 통계에서도 부검의는 전국에 30명에서 40명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부검 의뢰를 모두 소화하기 버거울 정도다.

◇ 고된 일에 보수는 적어

법의학 및 부검의 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고된 일과 낮은 보수'때문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국과수 법의관 채용은 2001년부터 그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 2001년은 1명만 채용했으며, 2002년에는 4년 모집에 3명이 지원했던 것. 이후에도 매년 공고를 내고 있지만 2003년과 2005년에는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2004년에 2명을 채용한 데 이어, 2006년에 두 차례의 모집공고 끝에 1명을 뽑을 수 있었을 정도로 법의학에 나서는 의사는 선뜻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국과수 법의관의 급여가 일반 의사로 일하는 것에 훨씬 못 미치는 현실에 지방순환근무 등까지 해야 돼 열악한 근무환경에 온종일 시신과 있어야 하는 수고를 감당하기는 어려운 것.

의과대학의 법의학 교실도 부검 건수가 과다할 뿐 아니라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다 보니 부검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등 절대적인 부검의 부족이 과학수사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다.

◇ 법의관 확보, '처우개선'이 해법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권익위가 주최한 '검시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법의관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법의학회 박종태 교수는 "정원 모집 시 의대졸업생을 상대로 법의관을 모집해 자체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의 및 개업의 등을 상대로는 법의관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행정관리담당관실 박형우 계장도 "근무환경, 보수 등에 문제가 있어 모집을 하더라도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현 실정"이라며 "(국과수 법의관)직급을 전문계약직으로 바꾸고 급여를 뒷받침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특히 국가 차원의 법의관 확보를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김수환 과장도 "대학에서 부검 건수에 따른 수당이 문제"라며 "현재 25만원인 수당을 50만원 정도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과수 법의학부 서중석 부장도 "현 실정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하며, "부처이기주의를 떠나 보수 등의 문제에서 법의관을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에 위탁하는 것도 전문 인력이 강의, 진료, 법정 출두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지체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독자적인 검시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메디컬투데이에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제휴사 / 메디컬투데이 조세훈 기자 (meerina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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