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비 1180px 이상
너비 768px - 1179px
너비 767px 이하

고객참여

위기의 남자, 가을이 두렵다!

  • 담당부서 :
  • 전화번호 :
  • 등록일 :2008-09-25
국민일보

위기의 남자, 가을이 두렵다!

기사입력 2008-09-24 10:10 |최종수정2008-09-24 10:17 기사원문보기


 
 
사회적 스트레스 · 경제적 부담감이 남성 우울증 키워

[쿠키 건강]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왔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지만 원인 모를 쓸쓸함과 울적함에 빠지기 십상인 남자의 계절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가을을 탄다’고 느끼는 남성들이 많아진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렵다는 최근의 경제 상황 속에서 직장이나 가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30·40대 남성들에게는 이런 고독감과 우울함은 배가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나약하면 안 된다는 통념이 있어 30·40대 남성의 우울증은 은밀히 감춰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거나 실제로 자신의 증세를 인식하더라도 그냥 지나쳐버리는 것이 다반사다. 하지만 이런 증세가 2주간 지속되거나 수면이나 식사, 행동, 생각, 신체 등에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게 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우울감이 2주 지속된다면 우울증 의심을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는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다. 우울증은 뇌의 질병으로 뇌 속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거나 부조화를 이룰 때 발생한다. 더불어 계절변화에 따른 일조량과도 연관성이 깊은데 이것이 바로 가을에 우울증이 증가하는 이유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인체가 활동할 수 있는 낮 시간이 점차 줄어들게 되고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신경전달물질의 하나로 주로 밤에 분비되며 수면 등 신체 리듬과 관련 있음)’의 양이 많아진다. 이 호르몬 양의 증가로 생체 리듬이 깨지고 이로 인해 우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남성을 더욱 남성답게 해주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많이 분비되면서 가을에 남성들이 기분이 가라앉는 등 감정적인 변화를 겪고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전체 우울증 환자의 10∼20%를 차지하는 가을 우울증은 남성에게도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사회적인 부담감과 의무감 역시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의 우울증은 삶에 대한 회의나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생각, 혹은 외부 대상에게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를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압박감이나 승진· 명퇴에 대한 불안감 등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외에도 성생활에서 장애가 오거나 성욕이 떨어지면서 남성으로서의 자신감도 결여되는 갱년기가 겹치게 되면 더욱 우울증이 심각하게 나타난다.

◇남성 우울증, 여성보다 자살위험성 4배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를 괴롭히는 세계 3대 질환’의 하나로 우울증을 선정했는데 2020년이 되면 우울증이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질환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우울증은 심리적으로 나약해진 것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 좋아지기는 힘들고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낫는 것이 아니다. 특히 남성에 있어서는 단순히 감정이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흥분 증세를 보일 수도 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이 심화되면 소화불량, 두통, 요통, 근육통, 과호흡 등 다양한 질병이 오기도 하고 정상인에 비해 심근경색의 위험이 5배 이상 높으며 사망률도 정상인 보다 3배 이상 높다.

하지만 우울증 자체만으로도 위험성은 심각하다. 초조, 후회, 죄책감, 절망감, 우울한 망상은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 치료는 무엇보다 자살 예방을 위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실제로도 우울증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자살을 생각하고 그 중 10∼15%는 자살을 시도한다.

그중에서도 남성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무려 4배 높다. 자살 시도를 많이 하는 것은 여성 환자지만 실제 자살에 이르는 경우는 남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남성 우울증은 더욱 위험하다. 최근 유명 연예인이 경제적 부담감으로 자살하고 한국 남성 자살률이 OECD 29개 국가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점도 남성 우울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약물·정신치료 병행해야 극복 가능

우울증은 약물치료와 정신과 치료가 병행돼 이뤄져야 한다. 약물치료는 신속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일상적인 문제나 부담감(스트레스)에 대해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편견으로 선뜻 치료에 나선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 치료를 통해 문제해결 방법이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 대인 관계 유지 방법 등에 대해 도움을 얻음으로써 환자는 자신의 질병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혼자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적극적으로 생활하도록 한다. 스스로 취미활동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의 모임에 적극 참여하거나 규칙적인 생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산책, 여행 등 야외활동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우울증에 걸린 남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환자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비난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변인 모두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기자 chyjo@kmib.co.kr(도움말 :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가 적용되지 않는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