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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 80%가 우울증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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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8-10-16
자살자 80%가 우울증 환자
| 최진실씨 등 자살 부른 우울증 |
|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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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탤런트 등 연예인과 공직자의 자살이 잇따르며, 자살의 중요 원인인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살자 가운데 약 80%가량이 우울증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있을 만큼 누구나 평생 한번 이상 앓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인 중에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5%에 이른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우울증은 뇌신경계의 생물학적 이상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지만,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아 증세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흔하다. 우울증은 약물 치료와 정신 치료를 통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며 완치율도 높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못해 병이 만성화되면 자살에 이를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1. 의지가 약해 생긴 것이지 병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뇌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서 오는 병이다. 기분을 조절하는 대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우울증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이 밖에 유전적·심리적인 요인도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울증의 증상은 삶에 대해 점차 의욕과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슬픔과 절망의 늪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을 계속 방치할 경우 사회 생활을 원만히 할 수 없게 되며 대인 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삶에 대한 극단적 허무함과 절망감을 경험할 수 있어 극한 상황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은 나약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벗어나기는 어려우며,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2. 반드시 힘든 일이 있어야만 생긴다? 그렇지 않다. 우울증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주변 환경의 변화 등으로 생기지만, 그 외에 유전적 요인이나 취약한 체질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부모나 친척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보통 사람보다 3배 이상 높다는 보고도 있다. 우울증은 정신적 쇼크와 별 상관이 없다. 강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가까운 친지가 죽거나 실직, 고부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성 우울은 우울증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까지 발전하지 않는다. 실제로 우울증에는 체질적이고 유전적인 요인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쉽게 말해서 우울증은 별 이유 없이 주기적으로 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3. 걸리기 쉬운 성격이 따로 있다?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성격은 따로 있지 않다.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수 있는 것이지 특정한 성격이 우울증에 잘 걸린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의존적이거나 강박적이거나 히스테리컬한 성격은 반사회적이거나 편집증적인 성격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한다. 염세적이고 자존감이 부족하며 대인 관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성격과, 타인으로부터의 확신과 지지를 필요로 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우울증에 잘 걸린다는 보고도 있다. 4. 절대로 고치지 못한다? 그렇지 않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혼자 극복해보려고 전전긍긍하거나, 비의료적인 치료를 시도하다 시기를 놓치면 심한 경우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은 예방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이 생물학적(신체적), 심리적, 사회환경적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처럼 치료에 있어서도 생물학적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우울제가 필요하며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하고 환경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의 치료적 접근이 이뤄져야 치료가 잘되고 재발 확률이 줄어든다. 5. 호전되면 약물치료는 필요없다? 아니다. 우울증의 약물 반응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2주에서 3주다. 이후로도 우울증 증상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2~3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우울증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은 유지요법을 받아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곧바로 약을 끊는 것이 재발의 가장 큰 원인이다. 우울증 치료는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 의사와의 상담 없이 자의적으로 약을 끊거나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 상태가 좋아졌다면 담당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은 후 약 복용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항우울제는 치료 효과가 매우 높은 약물이지만 그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항우울제가 뇌에 작용해 교란된 뇌신경전달물질 체계를 교정하는 데는 그만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증상의 호전은 조금씩 이뤄지기 때문에 우울증의 증상이 모두 회복돼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항우울제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바로 약을 끊어버리면 우울증을 완전히 치유하지도 못할뿐더러,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6. 항우울제는 사람을 멍청하게 한다? 그렇지 않다. 정신과에서 쓰는 약은 무조건 습관성이나 중독성이 있으며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우울증 치료를 위한 약인 항우울제는 수면제나 신경안정제와 달리 습관성이 없다. 또한 다른 항정신병 약과 다르게 정신이 멍해지는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우울증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뇌신경전달물질 체계를 교란에 빠뜨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약을 먹는다는 사실을 우울증에 굴복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항우울제는 합성된 신경전달물질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몸에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춰 뇌 기능의 조화를 찾아주는 것이므로 안전하다.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히 조절하며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우울제는 습관성이나 중독성이 전혀 없으며 최근 개발된 항우울제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도 좋아 우울증 치료에 아주 효과적이다. 7. 우울증 환자에게 주위도움은 소용없다? 그렇지 않다. 증세가 상당히 심각한 우울증 환자를 조용한 절이나 기도원 같은 곳에 보내면 자기만의 왜곡된 생각에서 더욱 헤어나지 못하고 온갖 번민에 휩싸여 자살 충동이 심해질 수 있다. 만일 환자 스스로가 원해 그곳에서 지낸다 하더라도 약을 철저히 복용해야 치료의 효과가 있다. 우울증 환자를 혼자 고립되게 놔두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미 생활이라도 참여를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 병으로 인해 저절로 우울하고 부정적인 쪽으로만 생각이 가는 것은 환자 스스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같은 맥락에서 우울증 환자에게 오락이나 취미 생활을 강조하는 경우도 그럴듯해 보이나 실제로는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남들은 저렇게 재미있게 즐기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으니 더욱 실망이 커져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오락이나 취미 생활은 처음부터 강요하는 것보다 약으로 증세가 다소 나아져 환자 스스로 즐기고자 하는 의욕이 생길 때 권하는 것이 좋다. 8. 자살 실패 후 또 자살을 시도하기 쉽다? 그렇다. 우울증 환자는 견딜 수 없는 절망감 때문에 자살을 기도한다. 우울증에 대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이러한 절망감이 자살 기도 후에도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다시 자살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한번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이 다시 자살을 기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특히 자살 시도 후 3개월 동안 다시 자살을 기도할 확률이 높다. 자살한 우울증 환자의 40% 정도에서 이전에도 자살을 기도했던 적이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한번 자살 시도를 한 사람 열 명 중의 한 명은 10년 안에 결국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 9. 우울증 증상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 우울증 증상이 연령층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소아기에 겪는 상실에 따른 우울증에서는 이별 불안, 학교공포증, 애착 행동, 행동 과잉, 성적 저하 등을 보일 수 있다. 사춘기 때는 반사회적 행동, 가출, 무단 결석, 알콜 남용, 약물 남용, 성적 문란 등 현상이 나타난다. 성인에서는 약물 남용, 알코올 중독, 도박, 정신신체장애 등으로 나타나며 노인에게는 건강염려증, 가성치매 등의 양상으로 우울증이 표현되기도 한다. 특히 산모의 경우 산후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이것은 출산 후 4주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출산에 따른 호르몬의 균형 상태가 깨지는 것과 관련되며 어머니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심리적 갈등이 원인이 된다. 10.계절 따라 우울증 발생률이 다르다? 그렇다. 우울증 중 계절성이 뚜렷한 우울증은 전체 우울증의 약 3분의 1 정도로 추산된다. 보통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가을에는 대부분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흔히 가을이 되면 왠지 모르게 쓸쓸해지고 허무해지는 이유가 차가워지는 날씨와 낙엽이 떨어지는 스산한 풍경이 마음을 심란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같은 복합적 요인이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햇빛양의 감소다. 가을이 돼 햇빛이 줄어들게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면서 신체리듬이 깨져 우울증을 유발하게 된다. 멜라토닌은 뇌 속의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밤에 집중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 겨울철에 우울증이 시작되고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에 증상이 저절로 회복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 이 증상은 일조량 차이가 적은 적도 부근에선 드물며 위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아져 북구유럽에서 가장 많이 보고되고 있다. 또 우울증에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잘 걸린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은 성인의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 <도움말 =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민성길 교수>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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